협동조합 개혁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의 회오리 바람이 불고 있다.
올 3월 농림부는 농·축·임·삼협의 통합을 골자로 한 협동조합개혁안을 확정하고, ‘농업인협동조합법(안)’으로 지난달 14일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
이 개혁안은 지난해 논의 초기부터 수많은 논란을 불러오다, 오는 13일 임시국회 폐회를 앞두고 집단적 반발로 격화되고 있다. 이는 지난 1일 축협 조합원 및 노조원 등 전국에서 5만여명의 인파가 서울 여의도로 상경해 통합 반대집회를 갖는 등 심각한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 뜨거운 감자, 협동조합 개혁
정부는 중앙조직의 비대화로 인한 비효율성, 중앙회의 고질적인 비리, 전문성·독립성·서비스 강화 등을 이번 개혁의 주요한 이유로 들고 있다.
이에 농림부는 △통합중앙회는 농업경제, 축산경제, 신용업무 등 3개 사 업부서를 나눠 독립법인체로 보장 △중앙회와 회원조합간 겹치는 사업은 일선조합에 이관해 중앙회의 조직과 기능을 슬림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안을 둘러싸고, 각 당사자들의 입장차이가 워낙 뚜렷 해 현재 협동조합 개혁은 순조롭지 못하다. 농협은 정부와 의견이 다르지 않지만, 축협의 경우 사실상 ‘농협에 흡수’되면서 전문성 및 독립성을 상실 하게 된다며 통합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19일 정부안에 반대하지 않았던 박순영 축협중앙회장의 해임으로까지 악화되는 등 법안통과 여부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 협동조합의 개혁방향에 제기되는 의문들
이같이 정부안은 농협을 제외하고는 축협, 협동조합 노조, 시민단체 등 모든 곳에서 사실상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애초 협동조합 개혁문제는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던 것이긴 하지만, 지금 정부안은 완전히 방향이 어긋나버 렸다는 것이 그 이유다.
우리나라 협동조합은 하향식으로 조직, 정부와 밀착해 다양한 정책사업을 대행해오면서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었다. 전농은 이에 대해 “농협은 신용사업 등 ‘돈장사’에만 눈이 어두웠다 “고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법안은 오히려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는 주장 이다. 법안의 독립법인화하는 문제는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독립 사업부제와 관계가 없는데다, 무엇보다도 당사자들의 의견수렴없이 ‘강제적 통합’을 강행하고 있다는데 있다. 오히려 중앙회는 더욱 몸집이 불어나고, 정부는 지금보다 더 확실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 특히 노조들은 무조건적인 통합으로 상당수의 고용조정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 협동조합 개혁, 어디로 가게 되나?
현재로서는 협동조합법안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향후 전망도 불투 명하다. 축협이 중앙회장을 교체하면서까지 대대적인 반대에 나섰고, 축협 노동조합들은 법 통과시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태.
이들은 개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이 잘못됐으니 근본적으로 재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진정한 농민, 축산민 등 조합원을 위한 협동 조합으로 거듭나기 위한 협동조합 개혁의 필요성은 대세이기 때문이다.
개혁주체들은 한결같이 새 협동조합법이 타협의 산물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같이 다종다양한 입장차이들 속에서 협동조합 개혁이 어디로 갈 지 관심이다.
[저 자] 연윤정 기자
[출 처] 매일노동뉴스
[발 행 일] 1999.07.03
[발 행 처] 한국노동정책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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