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권공대위는 16일 오후 종각 제일은행 본점 앞에서 ‘국가보안법 철폐와 양심수 전원 석방, 공안기구해체 3차 촉구대회’를 열고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국회가 국가보안법 철폐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아래는 공개서한의 전문이다. [편집자]

<국가보안법 철폐를 촉구하며 국회의원들께 드리는 공개서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한 헌법을 만든 지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우리는 위헌 악법인 국가보안법 철폐와 양심수 석방이 헌법을 지키는 민주개혁의 출발점이라고 믿으며, 제헌절을 맞아 민중의 기본권 보장과 양 심수 석방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민권공대위)의 견해를 여야 국회의원들 께 알리는 공개편지를 보냅니다.

민권공대위는 지난해 9월2일 범민련 남측본부 한총련 이적규정 철회와민간통일운동 보장, 국가보안법 철폐와 양심수 전원 석방 등을 목적사업으 로 발족한 이래 민족자주권과 민중기본권 실현을 위한 주권운동을 벌여온 재야민권운동단체입니다.

조국이 외세에 의해 분단되고 주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온갖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민족의 살길은 민족자주와 조국통일밖에 없습니다. 민족의 자주와 대단결은 민족사의 절박한 요구입니다. 남북은 이미 지난 72년 7·4공 동성명에서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을 조국통일 3대원칙으로 합의해 선포했고 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이를 재확인했습니다. 민족 공동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이 애국애족강령을 충실히 실천했다면 국가보안법은 일찍이 철폐되었을 것이며, 이 나라는 민주개혁과 조국통일을 완수했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개혁은 국가보안법 철폐와 양심수 석방으로부터 시작돼야합니다. 분단정권 안보를 위해 동족을 적으로 못박고 있는 반민족 반통일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양심수를 전원석방하지 않으면 개혁의 문턱을 넘을 수 없습니다. 국가보안법이 횡행하는 한 이 땅에서 참된 정치 경제 사회 언론 교육 예술을 기약할 수 없으며, 민족양심이 탄압 받는 상황에서는 참된 여론도 모아내기 어렵습니다.

국가보안법은 사상 양심 학문 언론 표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한 헌법을 유린하는 위헌 악법이며, 국제 인권 규약 등 국제법에 위배됨으로써 국내외로부터 철폐 요구에 직면해 있습니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국가보안법을 철폐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한 헌법과 국제인권규약을 지킬 것인지 헌법을 파괴하는 국가보안법을 유지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은 여야의 당리당략, 정책 차이를 떠나 헌법 수호 차원에서즉각 폐지돼야 합니다. 헌법이 제정된 지 50년이 넘도록 국민의 기본권을 짓밟는 국가보안법이 존속돼 국민들에게 커다란 희생과 고통을 안겨준 것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위헌 악법을 폐지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입법부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국민회의는 지난 15대총선의 국가보안법 폐지 공약을 이행해야 합니다. 자민련과 한나라당 국회의원들도 국가보안법 철폐에 소극적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조국통일 3대원칙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을 가로막는 제도적 장벽인 국가보안법이 존속하는 한 남북대화와 조국통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국가보안법은 일부 개정이나 대체입법을 상정하지 말고 전면 폐지해야 합니다. 또 국가보안법 남용과 서울대생 프락치공작 의혹사건, 조폐공사노조 파업유도 의혹 등으로 민중의 원성을 사고 있는 국정원과 공안대책협의회 등 공안기구를 폐지하고, 특검제를 도입해 국가보안법 피해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고문조작 등 권력남용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합니다.

국가보안법 관련자 등 시국사범 278명 전원을 석방해달라는 국민회의의 건의는 정당합니다. 우리는 특히 준법서약제를 폐지하고 양심수를 전원 석방할 것을 촉구합니다. 정부가 국가보안법의 위헌성을 인정해 개폐 방침을 밝힌 마당에 양심수에게 이 악법을 지킬 것을 요구하는 준법서약제는 모순이며,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인 양심수에 대한 또 하나의 고문행위로 중지돼야 합니다. 양심수는 국민회의가 건의한 대로 기결수는 물론 미결수도 대 사면의 취지에 따라 공소중지 등으로 전원 석방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국가보안법으로 고통받고 있는 정치수배자들의 수배해제가 따라야 하며 양심수들의 군문제도 합리적으로 해결돼야 할 것입니다.

분단독재정권의 낡은 유산을 청산하려면 정권교체의 주역인 범민련남측본부와 한총련 이적 규정을 철회하고 민간통일운동을 보장해야 합니다. 한총련 마녀사냥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순결한 민족 양심을 지닌 한총련 대의원들이 잇따라 연행 구속되고 있습니다. 이들 애국애족단체 이적 규정이 철회되지 않으면 양심수 양산의 악순환을 피할 수 없습니다. 남북해외 3자가 연대한 범민련과 한총련의 통일강령은 7·4공동성명의 조국통일 3대 원칙과 남북합의서에 일치합니다. 이들 활동은 평화통일 이념을 밝힌 헌법 정신에 충실한 것으로 정당합니다. 이들 탄압은 조국통일운동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며, 남북합의서 이행 공약에도 어긋납니다.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고 민족자주와 조국통일의 길을 가려면 범민련과 한총련의 민간통일운동을 보장하고 이를 개혁의 원동력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국회에 상정된 개혁법안도 국민의 여망에 따라 속히 처리해야 합니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특별법,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 80년해직기자명 예회복특별법 등 개혁법은 사회정의와 과거청산을 위해 시급히 마련돼야 합니다. 5·18 희생자들의 국가유공자 예우를 반대한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취소돼야 합니다. 내란반란에 항거해 민주주의를 지킨 5·18 희생자들의 예우가 당리당략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됩니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개혁 입법 등 제도개혁이야말로 민주 개혁과 발전의 확실한 이정표입니다.

우리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민족자주권을 실현해 사회정의와 민족정기를살려야 합니다. 정부가 불쑥 내놓은 한자병용 정책과 스크린쿼터 폐지 방침, 일본 대중문화 개방은 시대착오적이며 외세의존적 행태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한자병용정책은 민족문화 주권을 포기하는 반민족적인 것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정부 공문서 한자병기 등 한글전용법을 파괴한 한자병용정책에 따라 개당 500만원짜리 도로표지판 700개를 새로 설치하는 데 35억원이 들고 주민등록증 한자병기에도 30억원이 더 든다고 합니다. 온 겨레가 반대하는데도 시대착오적인 이 정책을 끝내 강행한다면 민족문화에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해악과 손실을 끼칠 것입니다. 정부는 우리 말글을 죽이는 한자병용정책을 중지하고 한글전용법을 지켜야 합니다.

비극적인 서해 남북 무력충돌사건은 우리 민족 공멸의 전쟁을 막고 조국의 항구적 평화를 보장하는 평화협정 체결이 더는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임을 말해줍니다. 미국은 조국강토에서 핵전쟁의 참화를 부를 수 있는 `5027-98 작전계획’을 즉각 폐기해야 합니다. 또 정전협정 당사자인 북-미는 평화협정을 맺어 사상 유례없는 `50년 전쟁’을 종식시키고, 주한미군은 핵무기와 함께 물러가야 합니다. 일본은 전범자로서 우리 민족 식민통치에 대해 사죄 배상 등 완전한 과거청산을 해야 하며, 한반도 재침 야욕을 드러낸 주변사태법 등 미-일 신방위협력지침을 폐기하고 군국주의적 군사행동을 중지해야 합니다. 남북은 상호 불가침을 약속한 남북합의서를 준수해야 합니다. 한반도 전쟁 위기를 격화시키는 한-미-일 삼각군사공조와 합동 군사훈련은 중지돼야 합니다. 민족 절멸의 재앙을 몰고올 핵전쟁을 막으려면 한반도 전쟁 위협과 경제 침탈을 자행하는 외세를 용납하지 말고 조국 통일 3대원칙에 따라 민족을 살리는 남북공조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국가보안법 철폐와 양심수 석방은 헌법 수호를 위한 민주주의의 기본 요구입니다. 정부는 국가보안법을 앞세운 공안통치와 양심수를 볼모로 명맥을 유지한 과거 독재정권의 전철을 더이상 밟지 말아야 합니다. 국회는 국가보안법 폐지와 개혁법안 제정으로 민주개혁과 민족화합의 계기를 마련하기 바랍니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범민련 한총련 통일애국인사 등 양심수를 전원 석방함으로써 분단공안통치를 청산하고 조국통일정치로 전진한다면 남북정치회담의 문을 열고 민족자주와 조국통일의 희망찬 21세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주권자로서 민족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 민족자주권과 민중기본권이 보장되는 진정한 민주개혁과 조국통일을 이루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국회의원님들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1999년 7월16일

민중의 기본권 보장과 양심수 석방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국가보안법철폐-양심수 전원석방 100만인서명운동추진본부

상임대표 변정수 임기란 정연오 진관 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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