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는 ‘신당’ 소동으로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하루밤 사이에 당이 만들어지기로 결정되었다가 최소되기도 하고, 또 그것과 무관하게 따로 추진되는 것으로 결말이 나기도 했다.
이는 DJ와 JP의 내각제 합의 처리문제와 함께, 두 인물이 각자 가지고 있는 정치구상과 현 정국에 대한 수습책 등이 맞물려 빚어낸 요지경이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DJ의 정계개편 구도는 이른바 ‘2+α’로 표현되는데 이는 국민회의, 자민련의 통합과 한나라당 일부세력, 재야와 시민단체를 포함하는 거대 여당의 구성이다. 내각제와 교환하는 ‘2+α’에 대한 자민련 내부의 반발이 거세자 일단 ‘1+α’, 즉 국민회의만으로 ‘독자신당’의 재창당으로 가기로 방향을 틀었고, 한나라당은 자기 의원을 빼앗기기 보다는 차라리 역개편을 하겠다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두말할 것도 없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국정당으로 거듭나는 일은 국민회에게는 너무도 중요한 문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하튼 지역과 세대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세력과 인물이 절실한 것이다. 세간을 어지럽혔던 ‘젊은 피’ 소동과 몇몇 인사의 부화뇌동은 최근 정계개편 시도의 시험수였다고 하겠다.
이를 위해 국민회의는 특히 전문직 종사자, 신지식인, 벤처기업인 등 지금까지 정치에 참여하지 않았던 각계의 우수인재를 영입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면면을 보면 그 중심에 참신한 인물은 거의 없음이 분명해 보인다. 실제로 한나라당의 조 순 명예총재와 이한동 전 부총재가 첫 번째로 거론되는 인사들인 점만 봐도 그렇다. 그 다음으로는 지역당을 탈피하기 위하여 몇몇 영남권 인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대구 출신인 한완상 전 부총리와 같은 대구 출신 6.3 세대인 김중태씨가 입당을 약속했고 경북대·대구대 등의 교수 10여명도 입당제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해진다. TK의 본류로 분류되는 신현확 전 총리도 영입 대상자며, 이지역의 30-40대 신진 개혁세력 10여명은 신 전 총리 등 지역중진들이 나서준다면 내년총선에 여당 간판을 달고 출마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정 성공회대 총장, 김상근 목사 등 종교계 인사와 현재 제2건국위에 참여하고 있는 변형윤 서울대 교수, 이창복 민개련 공동대표 등이 그나마 꼽히는 재야인사들이다.
이러한 구상의 저의야 뻔한 것이지만 그 효과도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젊은 피를 수혈한다고 했지만 늙은 피는 나갈 줄을 모르고, 개혁세력을 영입한다고 하지만, 그 목적은 보수본당 자민련 및 5,6공 세력을 아우르는 연합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국민회의 내의 소위 개혁인사들의 위상을 생각하면 인물이 없어서 개혁을 못한다는 것은 지겨운 변명이다. 오히려 이번 정계개편에 많은 이들은 90년 3당 합당때 YS의 ‘구국의 결단’ 발언을 떠올린다. 명분도 내용도 없는 신당 창당은 불만에 찬 민중들의 타겟이 될 지도 모른다. 새로운 ‘독자신당’의 창당대회가 예정되어있는 9월 하순이, 민자당의 창당대회에 저항하며 수만명이 집결했던 90년 5월 9일의 재판(再版)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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