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 자 료 ]

< 대우그룹 바로세우기에 함께하는 현장 노동자 네트워크(가칭) >

를 제안합니다.*

* 본 글은 지난 7월 28일 진보넷 민주노총 CUG ‘조합원의 소리’ 란에 올

려진 글입니다.

대우 노동형제 여러분!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그 동안 쉬쉬하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대우그룹의 부도위기가 현실로 닥

쳐온 것입니다.

지난 19일 정주호 구조조정본부장은 ‘대우그룹 구조조정 가속화 및 구체적 실

천방안’이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통해 △김우중 회장 개인의 주식과 부동산 1

조 3,005억 원, △계열사 주식 7조 4,762억 원, 계열사 부동산 1조 3,578억 원

등 총 10조 1,345억 원을 채권금융단에 담보로 제공하고, △6개월 이내에 대우

그룹을 정상화시키지 못한다면 김우중 회장은 퇴진하고, 2년 후 경영이 정상화

된 후에도 모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기자회견에 앞서 금융채권단은 ‘대우 채권단 회의’를 열고 6∼7조 원에 달

하는 단기 부채의 만기연장과 4조원 가량의 신규자금 지원을 결정하였습니다.

이 기자회견을 계기로 하여 대우그룹의 부도위기와 그 처리문제가 “코너 몰린

대우호 힘겨운 활로 찾기”, “경영권 담보로 급한 불끄기 안간힘”, “‘대우쇼크

차단’ 곧 특단 조치”, “대우 구조조정 방안에 해외 금융시장 반응 냉담” 등의

제목으로 언론에 연일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언젠가 대우의 악성부채 문제가 터져 나올 것이다”는 풍문은 그 동안 현장에

서도 끊임없이 나돌았습니다. 그렇지만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되었는지, 또 왜

이렇게 갑자기 터져 나오게 되었는지 의아해 하는 조합원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

다. 모두들 “이제 그룹과 우리 회사는 어떻게 되나, 또 우리 노동자들은 어떻게

되나” 하고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노조간부와 활동가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 어

떻게 대응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냥 이대로 가다가는 대우재벌은 공중분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하면 대

우로 인하여 제2의 IMF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노동자들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예전 ‘기아 살리

기’처럼 ‘대우그룹 살리기’에 나서야 하겠습니까? 아니면 경제파탄과 노동자 생

존권 탄압의 주범 대우재벌 완전해체를 주장하고 나서야 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대우그룹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우리 노동자의 고용과 근로조건만 보장되면

되는 것입니까?… 과연 어떤 것이 올바른 것이겠습니까?

‘대우 살리기’도 ‘무조건 해체’도 아닌

‘기업 바로세우기’를 방향으로 해야합니다.

지금 김대중 정부는 한시적으로 김우중 총수체제를 유지시키면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주요 대기업들을 헐값에 외국 초국적 자본에 팔아 넘

겨 그룹을 공중분해하려 하고 있습니다(‘그룹 무조건 해체’). 반면 김우중 총수

및 그 인맥들은 그룹을 다소간 축소하더라도 총수체제와 재벌체제를 그대로 유

지하려 하고 있습니다(‘대우그룹 살리기’). 우리들은 ‘대우 살리기’도 ‘무조건

해체’도 아닌 ‘대우그룹 바로세우기’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노조

집행부 차원에서 방향을 세워서 대응해 나가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

다. 그래서 각 사업장의 현장조직이나 현장활동가들이 먼저 나서서 신속하게,

그러나 현장에서부터 조합원들과 함께, 그룹과 기업을 ‘바로세우기’ 위한 실천

에 나설 것을 제안합니다. 아울러 그룹 전체 차원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나가기 위해 <대우그룹 바로세우기에 함께하는 현장 노동자 네트워크(가

칭)>를 만들 것을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첫째, 김우중 회장은 사재출연 후 즉각 퇴진하고 총수체제는 해체되어야 합니

다.

김우중 회장 체제 하의 대우그룹은 김우중 회장을 정점으로 왕정에 가까운 독

재와 전횡을 일삼고 무모한 세계경영을 함으로써 대우그룹을 파국으로 몰아넣었

습니다. 그 결과 천문학적 규모의 부채를 지게 되었고, 이제 그 부담을 국민에

게 떠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경제를 또다시 제2의 위기로 내몰

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우중 회장을 총수자리에서 즉각 퇴진시

켜야 함은 물론이고 그룹 파산으로 국가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데 대한 책

임을 지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김우중 회장이 없으면 대우가 무너진다는 협박에

우리 노동자들이 또다시 주눅들어야 합니까? 독재자 박정희가 죽어서 우리나라

가 망했습니까? 김우중 회장은 모든 재산을 내놓고 경영에서 확실하게 손을 떼

게 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김우중 회장 밑에서 실권을 휘두르며 축재해 온

그 인맥들도 김우중 회장과 같이 재산을 내놓고 함께 물러나게 해야 합니다.

둘째, ‘대우그룹 무조건 해체’나 ‘대우그룹 살리기’는 바른 대안이 될 수 없

습니다.

그러면 김우중 회장만 물러나면 되겠습니까? 차제에 문어발식으로 확장하여

공룡처럼 비대해져 나라경제의 운명을 좌우하며 나아가 사회적·정치적으로도

나라를 좌우하고 있는 재벌들을 해체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대우그룹의

위기를 대우재벌을 해체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요? 무조건 해체를 밀

어붙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우그룹 무조건 해체’를 진행시키면

그룹에 속하는 대기업들이 대부분 초국적 자본의 손에 넘어갑니다. 대우자동차

까지도 그렇게 됩니다. 그러면 재벌이 나라경제를 좌우하는 대신 초국적 자본이

나라경제와 노동자·민중의 운명을 좌우하게 됩니다. 초국적 자본의 세상이 되

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초국적 자본이 부도난 재벌이 가지고 있는 대기업들을

헐값에 먹어치우려 하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어떤 방법이 됐든 재벌을 무조건 해

체시키기만 하면 그만인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초국적 자본이 바라는 바입니

다.

그러면 이렇게 주요 대기업들이 초국적 자본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대우그룹을 살리자”는 방향을 취해야 하겠습니까? 그것은 경영파탄의 책임을

져야 할 김우중 총수체제가 그대로 유지되게 하는 길이 됨과 동시에, 설사 김우

중 회장이 퇴진한다 하더라도 경영파탄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에게 떠넘

기면서 (그룹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대우그룹 노동자 또한 커다란 희생을 일방

적으로 강요당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기아 살리기’가 바로 그런 것이 아니었

습니까? 이 길은 김우중 회장 및 그 인맥들이 바라는 바입니다. 이처럼 ‘대우

살리기’가 노동자가 취할

셋째, ‘대우그룹 바로세우기’를 대안적 방향으로 제출합니다.

그러면 어떤 대안이 있습니까? 그 대안으로서 우리는 ‘대우그룹 바로세우기’

를 제안합니다. 즉 대우그룹이 오늘의 사실상 파산상태의 위기에 처하게 된 원

인을 찾아 과감히 척결함으로써 기업경영이 건전하게 바로서게 하면서, 재벌이

공룡화되어 국민에게 온갖 폐해를 끼치는 것을 원천적으로 제거하자는 것입니

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근본적으로 뜯어고치자는 것입니다.

아울러 그렇게 함으로써 계열사들이 초국적 자본에 헐값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

자는 것입니다.

우선적으로 온갖 천민적 행태와 부정축재, 차입경영을 일삼아 온 김우중 회장

을 중심으로 그 인맥들의 재산을 추적하여 부정하게 축적하고 빼돌린 재산을 철

저하게 조사하고 환수하는 것을 비롯하여, 그 동안의 온갖 잘못된 경영행태와

관행 및 비리들을 단호히 척결해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계열기업들이 상호출자

로 한 덩어리가 되어 있는 현재의 체제를 독립적인 개별기업들의 네트워크 정도

로 개편해야 합니다. 그래야 각 기업에 책임경영의 원칙이 자리잡게 됩니다. 이

처럼 대우그룹 및 각 기업 차원에서 공히 ‘기업 바로세우기’를 전면적으로 수행

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예컨대 그룹 차원과 계열기업 차원에서 각각 노동자가 참가하

는 ‘기업 바로세우기 공동위원회’ 구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공동위원

회에서 기업을 바로세우는 작업을 김우중 회장과 그 인맥들을 제외한 양심적인

경영자층과 노동자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기구가 정부와 협

의하여 재벌을 올바르게 개혁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양심적인 경영진이든 정부든 노동자의 올바

른 의견을 무시할 때에는 이에 맞서 파업투쟁을 비롯하여 각계각층과 연대하여

투쟁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예컨대 대우 바로세우기 범국민투쟁본부 같은 연대

투쟁기구를 구성하여).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여되고 여차하면 나라의 주요 기업

들이 줄줄이 초국적 자본에 넘어가게 되고 있는데, 이는 대우그룹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이렇게 노동자·민중의 투쟁이 뒷받침되어야만

‘기업 바로세우기’가 경영층이나 정부에 의해 엉뚱하게 왜곡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이 비상한 시기에 기업을 위해 땀흘려 일해 온 노동자는 철저히 배제한

채 대우재벌과 김대중 정부는 8월부터 계열사들을 분리시키고 대우 계열사의 매

각을 속전속결로 해치우려 하고 있습니다. 이미 매각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매각이 결정된 다음에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투쟁에 나서면 너무 늦습니다. 또

비상하게 진행되는 지금의 상황을 앉아서 구경만 하면서 어떠한 책임 있는 대안

을 제시하지 않고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 대우그룹 노동자들이 나중에 국민

들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넷째, 대우그룹 계열사에 있는 현장조직들이 공동 대처할 것을 제안합니다.

저희들은 대우그룹 산하 계열사에 속하는 노동자의 현장조직들이 ‘대우그룹을

바로세우자’는 이런 큰 방향을 가지고 모두 함께 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를 위

해 예컨대 <‘대우그룹 바로세우기’에 함께하는 현장 노동자 네트워크(가칭)>를

구성하자는 것입니다. 이런 틀을 통하여 구체적인 사항들을 함께 논의·결정하

고 함께 실천해 나가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틀을 가지고 노동자의 생존권

이 위협받고 있는 현장에서부터 이 비상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자는 것

입니다. 노동자의 진정한 힘은 언제나 현장에서부터 나오지 않습니까?

1999년 7월 28일

<대우그룹 바로세우기에 함께하는 현장 노동자 네트워크(가칭)>

제안 대표 : 이해석(대우중공업)<연락처 011-309-3911, 진보넷)민족대우>

제안에 참여한 현장조직 :

대우중공업 – 열린모임 실천하는 노동자 연대 / 대우자동차 정비 – 정비 민

주화 현장활동연합

쌍용자동차 – 전태일을 따르는 현장실천 노동자회 / 대우자동차판매 – 대주

자동차판매 현장 모임

별첨 : 참고 자료 1 – 대우그룹 부도위기 그 현황과 전망

참고 자료 2 – 대우그룹 관련 신문기사 모음

(참고 자료 2는 지면 사정상 싣지 않습니다.)

< 참고 자료 1 – 대우그룹 부도위기 그 현황과 전망 >

1. 지금은 비상상황입니다!

1) 대우그룹은 사실상 파산상태입니다.

그 동안 제대로 알려지지조차 않았던 대우그룹의 천문학적 규모의 부채가 이

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폭로되면서 대우그룹의 부도위기 상황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ㄱ) 100조여 원에 달하는 대우그룹의 총 부채

98년 말을 기준으로 대우의 부채는 59조 8728억 원이며, 이는 97년 말부터 1

년 사이에 무려 17조 원이나 늘어난 것입니다. 또 해외현지법인에서 대우가 지

급보증을 서고 차입한 부채가 30조 원에 달해 98년 말 부채는 총 90조여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23일 증시가 폭락하고 금리가 폭등조짐을 보이는 등 금융시장

이 동요하자 금융감독위원회는 24일 대우의 외화차입금 규모가 총 99억 달러(12

조 원)라고 서둘러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그 정확한 규모는 여전히 불투명합니

다.) 여 원이 늘어났기 때문에 6월 말 현재 총 부채는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

됩니다.

그러나 총 부채가 정말 얼마가 되는지 아는 사람은 김우중 회장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그 규모가 아직도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대우의 해외법

인의 수가 98년 말에 396개인데, 이 가운데 금융감독위원회에서 파악하고 있는,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할 해외법인은 248개입니다. 결국 148개 해외법인의

부채현황은 금융감독위원회의 통계에서 누락된 것인지 아닌지, 정확하게 파악되

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위원회의 이헌재 위원장은 대우의 해외부채는 해외

현지법인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대우가 지급보증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성이 없는 주장일 뿐입니다.

이 100조여 원은 4,500만 국민들이 1인당 220여만 원의 빚을 부담해야 하는

천문학적 규모입니다. 97년 나라경제를 무너져 내리게 했던 한보철강이나 기아

자동차와는 비교가 안 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한보철강의 부채는 7조 3,660억

원, 기아자동차는 9조 56억 원이었는데, 대우의 총부채 규모 100조여 원은 이에

비해 10배가 넘는 것입니다.

ㄴ) 초단기 부채로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는, 사실상 파산상태에 빠진 대우그

룹

대우의 이러한 부실을 알고 있는 외국의 초국적 대형은행들은 대우 해외 현지

법인의 만기연장을 이미 중지하고 있고, 작년 4/4분기 이후 대우그룹은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을 상환하기 힘들 정도로 자금난이 심화되었습니다. 그래서

국내 금융기관의 협조로 간신히 기업어음 만기 연장조치를 받아왔습니다. 98년

8월부터 정부가 재벌의 자금독식을 막기 위해 금융기관의 회사채와 기업어음

(CP) 보유한도를 제한하자, 기업어음과 회사채 발행을 통해 늘어나는 부채를 감

당해 오던 대우는 비상이 걸렸던 것입니다. 이렇게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부채를

감당하기 위해 대우는 최근에 1-3일 짜리 콜자금(초단기 대출자금)에 의존해 왔

으며, 7월에만 갚아야 할 부채가 7조 7,000억 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결국 대우

그룹은 김우중 회장의 퇴진과 10조 원의 자산을 담보로 하여 대우를 정상화시키

겠다는 고강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내몰리게 된 것입니다.

정부는 대우그룹의 위기상황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금융연구원은 이미

지난 4월 중순 ‘대우 워크아웃의 경제적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대우의 부

실화를 방치하면 금융권도 부실화하게 된다고 분석하고 대우자동차만 워크아웃

을 시행하려해도 공적자금 10조 원을 쏟아 부어야 한다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또 대우그룹이 부도가 나면 협력업체를 포함하여 15만여 명이 일자리를 잃어버

리는 대량실업사태가 발생한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2) 김우중 총수체제의 세계경영이 대우그룹의 파산을 불러왔습니다.

ㄱ) 김우중 식 세계경영이 파탄났습니다.

과도한 차입경영으로 나라경제를 파탄내서 IMF 신탁통치를 불러온 이후에도

김우중 회장은 ‘부채도 자산’이라고 강변하며, 여전히 무모한 확장경영 노선을

고집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직면한 위기는 총체적 경제위기가 아닌 외환 금융

위기일 뿐인데도 마치 대기업들의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빚어진 것처럼 잘못 비

춰지고 있다. 대기업 체제가 유지되지 못할 경우 21세기 우리나라 자본주의 체

제는 위험에 빠져들 것”이라고 적반하장격으로 큰소리를 치면서 오히려 “500억

달러 수출”로 위기를 돌파하자며 조직을 확대하고 해외투자를 늘렸습니다. 그는

작년에 밀어내기식 덤핑 수출을 마구잡이로 밀어붙여 결국 수출대금 40억 달러

(5조여 원)조차 회수하지 못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채가 급격히 증가했습니

다.

김우중 회장은 93년부터 대우를 21세기에 매출액 2천억 달러의 세계 최대기업

군으로 만들겠다며 동유럽과 개발도상국들에 무모하게 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언론들은 이러한 김우중을 ’21세기의 징기스칸’이니 ‘킴즈칸’이니 하며 추

켜세워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실제 내용은 김우중이 국내에서 해온 수법

대로 해외의 부실기업을 특혜대출로 인수한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대우는 국내

와 전 세계에 걸쳐 세계경영의 허울 속에 덩치는 키웠지만, 그만큼 막대한 부채

를 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93년에 해외네트워크가 150개에 불과했으나, 98

년 말 해외법인 396개를 포함하여 600여 개의 네트워크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세계경영은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예컨대 해외법인들 가운데 폴란드

대우-FSO 공장 정도만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고, 우크라이나 공장의 경우 “공장

이 가동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노동자의 임금은 정상으로 지급한다”는 계약에 따

라 공장이 몇 달째 놀고 있어도 임금이 지급되는 등 적자와 부채가 누적되고 있

습니다. 또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히는 인도 씨에로 엔진 공장은 초기에만 몇

천 대를 팔았을 뿐입니다.

결국 무모한 세계경영이 대우그룹의 재무구조를 지금처럼 악화시킨 것입니다.

김우중 식 세계경영은 파탄났으며, 그 결과 대우그룹은 사실상 파산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ㄴ) 부도덕하고 전횡을 일삼은 김우중 총수체제가 파산을 불러왔습니다.

대우그룹은 60년대부터 정경유착을 통해 부실기업을 특혜대출로 인수하는 것

을 주무기로 하여 5대 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대우그룹은 과거 독재정

권에 정치자금·뇌물을 헌납하는 등 부정비리의 한 가운데 항상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우중 회장은 거짓말을 밥먹듯 했습니다. 지난 4월 19일 대우그

룹이 대우조선 매각 등 ‘대우 구조혁신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김우중 회장은

“이번 구조조정 혁신을 일생의 마지막 사명감으로 여기고 추호의 사심도 없이

무욕의 자세로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이번에는 “대우의

경영을 정상화한 이후인 2년 뒤에는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각서를 김대중 정

부에게 제출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대우나 김우중 회장의

과거의 행태를 보면 이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김우중 회장은

80년대 초부터 대우가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숱하게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해 왔

지만 항상 공수표에 그쳐 왔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재계조차 김우중 회장을 양

치기 소년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30년 전부터 팔겠다던 서울역 앞 대우 본사

빌딩은 아직도 우뚝 서 있지 않은가?”라면서 말입니다.

대우는 이렇게 부도덕할 뿐 아니라 부채 규모를 김우중 회장만이 알고 있는

데서 드러나듯이 김우중 회장만이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경기고 인맥들이 중심

이 되어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해 왔습니다. 김우중 회장의 한 마디에 수십 명

의 계열사 사장들이 아무런 절차도 거치지 않고 하루만에 일괄사표를 제출하는

등 5대 재벌 가운데서도 총수의 전횡이 가장 심합니다. 이러한 총수 독재체제가

과거에는 한때 효율성을 갖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으나, 결국 부실경영을 초래

한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음이, 그래서 효율성에도 반하는 체제임이 백일하에 드

러난 것입니다.

2. 대우그룹 위기를 둘러싼 움직임 – 대우재벌과 김대중 정부, 초국적 자본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1) 대우그룹

– 대우그룹은 자동차와 무역을 중심으로 소그룹 형태로라도 김우중 체제를 유

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우중 식 세계경영과 김우중 총수 독재체제가 대우그룹을 사실상 파산상태로

몰아넣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우중 체제의 대우그룹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노동자에 대해 사죄하거나 한마디의 반성도 표명하지 않고, 김우중 회장의 개인

지분 제공이 사재출연이 아니라 담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동차

(대우자동차, 대우자동차 판매, 통합부품회사, 대우할부금융), 무역(주식회사

대우, 경남기업), 자동차 무역 지원(대우증권, 대우중공업)으로 그룹을 재편한

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이들 기업만 남기고 다른 계열사들은 모두 매각하여

2년 후에 그룹을 정상화시킨 후 담보를 회수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계열사 매각

을 위한 전 단계로 계열사별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대우전자를

필두로 하여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대우의 희망대로 자동차와 무역만 남긴 상태에서 경영이 정상화되고 김

우중 회장의 담보가 회수된다면 대우그룹은 유일한 우량기업인 대우증권을 팔지

않고 보유할 계획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후 대우그룹이 설사 해체되더라

도 지주회사를 설립하여 대우증권을 통해서 자동차와 무역만이라도 경영권을 사

수해 보겠다는 김우중 회장의 얄팍한 노림 수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사재출

연·총수퇴진이라는 정부와 대우간의 협상이 진행되던 18일, 대우증권의 최대주

주가 영국의 허미츠펀드로 부상하자 대우그룹이 대우중공업 등을 통하여 긴급하

게 추가로 지분을 확보하였던 것은 이를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재계에서도

김우중 회장의 퇴진 여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위기모

면용의 제스처 이상으로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2) 김대중 정부

– 정부는 대우의 부도위기가 제2의 국가위기로 발전하는 것을 차단하면서 대

우 계열사 대부분을 초국적 자본에게 팔아 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대우의 막대한 국내외 부채로 인한 부도위기가 제2의 국가위기를 초래

할 수 있다고 보고 일차적으로 그러한 사태의 차단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래

서 사실상 특혜에 해당하는 단기 채무에 대한 만기연장과 신규 자금을 대우에

지원하는 한편, 71포인트(7.34%)라는 사상 최대의 주가폭락과 금리폭등 조짐 등

금융시장 경색을 완화시키기 위해 투신사들에 대한 무제한의 유동성 공급, 저금

리 기조 유지 등 ‘특단의 조치’들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는 이번 대우의 부도위기를 계기로 대우그룹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청와대에서는 ‘대우 등 기업구조조정

관련 대책회의’가 긴급하게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대우그룹이 유동성을

확보하려면 실효성 있는 방향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결

정하고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이 김우중 회장을 직접 만나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강제하였습니다.

또 정부는 대우그룹이 약속한 구조조정을 연내에 이행하도록 분기별 점검을

통해 철저하게 관리하고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담보제공자산의 매각 등 제재 조

치를 취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6개월 동안은 김우중 회장이 경영을 계속하

지만 사실상 채권단 감시 하의 위탁경영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23일 주가가 사상 최대로 폭락하고 신용경색 조짐이 보이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초국적 자본이 국내

외 금융시장에서 대우 구조조정을 압박해 들어오자 정부는 대우 구조조정 전 과

정에 대해 앤더슨 그룹 등 외국 전문평가기관의 점검을 받고, 대우 계열사에 대

해 감자를 실시하며, 부채를 출자전환하여 계열사들을 연내에 매각하겠다고 서

둘러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애초의 정부 방침을 변경하여 대우에게 6개월간 여

유를 주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채권단의 주도로 대우 계열사들을 조기에 매각시

키겠다는 것입니다.

8월부터는 채권단의 주도로 대우그룹의 계열분리작업을 추진하고 무역과 자동

차를 제외한 계열사에 대한 매각도 채권단 주도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대우그룹의 2년 후의 모습이 앞으로 재벌개혁의 모델이 될 것이라

고 하며 선단식 대우그룹은 사실상 해체되고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소그룹화가

재벌개혁의 내용이라고 강조하고 있기도 합니다.

3) 초국적 자본

– 초국적 자본들은 헐값으로 대우 기업들을 먹어치우려 하고 있습니다.

초국적 자본들은 대우 계열사들을 헐값으로 인수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선 대우그룹을 더욱 위기로 용평가기관인 피치IBCA는 대우그룹의 주력사로 그룹전체의 신용등급을 반영해

오던 (주)대우의 선순위 무담보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단기채에

대한 등급은 B에서 C로 하향조정했습니다. CCC등급이란 디폴트(채무불이행)가능

성이 대단히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대우그룹의 신용을 악화시키고 있

습니다. 또한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대우는 그 동안 97년 IMF 구제금융 이후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던 해외공장을 정리하는 데 소극적인 등 구조조정 노력이

부진했다”고 비판하는 등 초국적 자본의 대변지들은 한결같이 이번에도 대우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될 것 같지 않다고 평가절하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 초국적 자본은 선물시장에서 매도세를 주도하는 등 주가폭락을 주

도하여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불안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 금융시장

에서도 한국물의 가격이 폭락하고 한국채권에 대한 가산금리를 크게 높임으로써

한국경제 전체를 신용경색으로 몰고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대우자동차가 미국의 GM에 파격적인 조건으로 팔리든지 외국업체의

하청공장화 되는 길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는가 하면, 대우가 매물로

내놓은 기업들의 가격이 너무 높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존스 주한 미 상

의 회장은 대우 계열사들의 부실채권에 대해 채권단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우

계열사들에 대한 부채탕감과 출자전환을 공공연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속셈은 너무나 뻔합니다. 초국적 자본이 대우 계열사들을 헐값에 사들일 수 있

는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금융시장을 압박하는 등 술수를 부리고 있는 것

입니다.

김대중 정부는 이러한 초국적 자본의 압박에 굴복하여 ‘대외신인도’를 높인다

는 명분 하에 외국전문평가그룹이 대우그룹의 구조조정 전 과정에 참여하여 점

검하도록 하고, 대우 계열사의 해외매각을 촉진하기 위해 부채를 출자전환하라

는 초국적 자본의 요구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3. 대우그룹은 어떻게 될 것인가?

– 노동자는 배제된 채 대우의 다수의 계열사들뿐만 아니라 대우자동차도 초국

적 자본에게 넘어갈 것입니다.

현재까지 대우그룹의 발표와 정부의 움직임을 보았을 때 대우그룹은 해체되는

수순으로 간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계획대로 될 경우 자동차와 무역을 제외

한 계열사들은 헐값에 초국적 자본에 먹힐 것입니다.

대우전자는 86개의 해외법인을 비롯하여 120개의 전자통신사업부문이 패키지

로 미국계 자본에 매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우중공업 조선부문은 일본의 미쓰

이와, 대우자동차 대형엔진과 트럭 버스사업은 유럽계 초국적 자본과, 경주힐튼

호텔은 GMH와, 경남금속은 독일 후고벤스와, 대우모터는 미 에머슨 일렉트릭 등

과 매각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 대우기전과 대우정밀의 자동차부품부문은

이미 미국의 델파이사에 3억9천600만 달러에 매각되었습니다. 이처럼 대우의 계

열사 대부분은 초국적 자본에게 헐값으로 팔아 넘겨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다른 계열사들을 매각하면 대우자동차는 지켜질 수 있겠습니

까?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대우는 미국의 GM과 대우자동차 외자유

치 협상을 진행해 왔으며 최근에도 협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프랑스의

르노가 일본의 닛산과 제휴함에 따라 미국계 업체가 아시아지역에 제휴선을 확

보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며 대우자동차의 경영권은 초기 합작 형태의 지분매각

을 통해 미국 GM으로 넘어가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

서 국내 자동차산업 차원에서 보면 국내업체인 현대와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는

외국업체가 경쟁하는 것이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면서 대우자동차를 미국의

초국적 자본에게 넘기겠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대우자동차

마저도 초국적 자본에 넘겨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노동자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초국적 자본들이 국내 기업

을 인수하면서 일차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노동시장과 임금의 유연화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습니다. 결국 10만여 명에 달하는 대우 노동자들의 경우 초

국적 자본에게 매각, 인수·합병될 때 고용이 보장될 리 만무합니다. 대대적인

고용 및 임금 구조조정이 실시될 것이고 대량실업사태가 불 보듯 뻔합니다.

또 인수 가격을 후려칠 것이 분명한 초국적 자본들이 기업을 인수할 때 부채

를 떠 안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세계은행과 IMF, 미 재무부는 대우그룹

을 회생시키기 위하여 김우중 회장의 진퇴문제, 채권단의 책임분담, 공적자금의

추가투입 등 구체적인 검토작업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우그룹의 막대

한 부채의 상당 부분은 은행을 매개로 해서 정부의 공적자금으로 감당하게 될

것이고, 결국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게 될 것입니다.

요컨대, 이후 상황은 정부와 채권단이 주도하여 주요 계열사들이 줄줄이 초국

적 자본에게 매각되고 대우자동차마저도 넘어가는 상황으로 갈 것입니다. 김우

중을 퇴진시키고 대우그룹을 해체시킨다는 것이 노동자와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기업들을 초국적 자본에게 헐값에 팔아 넘기는 상황으로 간다는 것입니

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리 대우 노동자들은 심각한 고용불안과 생존권 후퇴

를 또 한 차례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반면 김우중은 이런 사태를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자동차-무

역 그룹으로 살아남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전개되고 있는 양상으로

볼 때 여의치 않을 듯이 보입니다. 그는 여러 기업들을 팔아 넘겨서 자동차만이

라도 건져 보려 하고 있지만, 천문학적 빚을 지고 있는 상태에서 자동차조차도

김우중이 소유·경영하는 기업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별로 높아 보이지 않습

니다. 자동차가 GM으로 넘어간다는 소문이 무성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김우중

의 대우그룹은 살아남더라도 크게 축소된 가운데 껍데기만 남을 가능성이 큽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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