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에 걸맞은 인권신장을 겨냥한 인권법, 의문사특별법, 민주화 운동보상법 등 인권3법이 졸속으로 추진되면서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내용 부실’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먼저 미래의 `인권 지킴이’ 구실을 할 인권법은 핵심 내용인 국가인권위 원회 위상을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한때 `독립적인 국가기구’라는 시 민단체의 요구를 들어주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으나 법무부가 강력하게 반대 하자 애초 당정안인 `법인’으로 회귀 하는 듯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자 이번에는 시민단체들이 이에 거세게 반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인 권법 처리 자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권법이 미래를 지향한다면 의문사 특별법과 민주화 운동 보상법은 어두웠던 인권의 과거를 밝히는 데 역점을 둔 법이다. 지난 시절의 인권유린 사례를 밝혀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함께 보상을 함으로써 재발을 방지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회의가 국회에 제출한 법안에 많은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예를 들어 위 두 법만 가지고는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법학회가 `사법 사상 암흑의 날’로 선포한 75년 4월9일의 인혁당 사건이나 삼청교육대 피해자, 김대중 납치사건 등은 조사가 불가능하다. 또 피해자 가족이 보상받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의문사 특별법이 조사대상을 `민주화 운동과 관련하여 의문의 죽음을 당한 사건’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민주 화 운동은 아니지 만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경우 △인혁당 사건 등 대표적인 정치적 사건이면서 도 민주화 운동으로 규정하기 모호한 인권유린 사건은 진상 규명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이 때 문에 의문사 특별법이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유가협)가 요구 한 42명의 의문사 대상자만 조사하기 위한 법안이라는 지 적도 나 오고 있다.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한 보상을 규정한 `민주화운 동 보상법’ 역시 민주화 운동으로 △죽거나 △다치거나 △질병을 앓은 사람 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다른 고초를 겪은 사람들은 보상대상에서 제외 되는 한계를 안고 있다. 특히 이 법안의 주요 뼈대인 `특별재심’ 조항은 법 적인 요건이 너무 허술 해 국회 법사위 심의를 통과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심 요건을 “민주화 운동을 `이유’로 한 유죄의 확정판결”이라 고 규 정하는 등 법률 용어의 엄격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당 시 유죄판결의 근거가 됐던 국가보안법과 집시법 등 실정법이 그 대로 존재하 고 있어 재심이 이뤄지더라도 무죄판결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
천주교 인권위원장인 김형태 변호사는 “법 체계 문제나 사회정의의 관점에서 볼 때 의문사 특별법과 민주화 운동 보상법을 과거의 인권침해 사건 전체를 조사하는 보편적인 법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진실·화해위원회법’을 참조해 법안을 대폭 고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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