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5-6일 양일간에 걸쳐 진행된 한국전력노조 쟁의행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조합원들이 79.0%의 찬성표를 던져 한전노조 파업 돌입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한전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한전 역사상 처음있는 파업이며 그 파급력이 여타 공공사업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는 이유로 더욱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4일 전국 동시다발 전조합원 집회, 15일 이후 준법투쟁, 24일 참여연대/민교협 등과의 공동 공청회 개최 등을 계획하고 있는 전력산업구조개악저지 비대위는 이미 비대위 공동의장 3명을 비롯해, 사무처장, 기획처장 등 5명이 2일부터 시한부 단식에 들어갔다. 비대위는 “내적으로 투쟁을 위한 모든 조건이 완비되었다고 보고 이번 주부터 본결적인 여론 형성에 들어가고 총파업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며, “공사측과의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혀 적지않은 파급이 예상된다.

투표에 앞서 지난달 30일 한전중앙교육원에서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서 공사측 참가자들은 구조개편이 “정부의 일방시행”이며,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미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태도로 노조의 노사정 대화 요구를 일축하였다. 또한 인력 감축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2015년까지 고용이 늘어날 계획이라는 공사측의 설명에 노조는 “전체로 인원이 늘 수도 있으나 (구조조정에 따라) 현재 직원들의 고용이 보장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밝혀 양쪽의 의견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노조와 조합원은 길고 험난한 길을 택했다.

한편 보수언론은 벌써부터 한전 노동자들을 고립시키기 위한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어 지난 지하철 파업 당시 보여주었던 오래된 악습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한전노조가 ‘필수공익노조’이기 때문에 파업은 원천적으로 불법이며,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야만 할 것이라고 준엄히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남미의 경우 공기업 매각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던 공기업 노동자들을 한순간에 급진화시켰던 경험을 살펴 볼 때, 김대중 정부의 기본적인 신자유주의 노선은 결국 한전 노동자들뿐만이 아닌 모든 노동자들과의 대결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이번 한전이 제3기 노사정위 출범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지난번 지하철 파업과 같은 대응보다는 공기업의 파업권을 인정하고, 노동자들에게 정부가 진정 대화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확신시킬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한편, 사측은 이번 선거에서 투표하는 조합원을 일일이 체크하고 “투표율이 높은 사업소에 대해서는 내부 평가시 반영하겠다”는 협박을 가하고, 외부로 통하는 사내의 컴퓨터 통신망을 단절시키는 등 벌써부터 노조 탄압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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