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사회단체, ‘사면 악용마라’ 한 목소리

김현철 씨에 대한 잔여 형기 집행을 면제하고 벌금과 추징금을 납부하

도록 하는 내용의 변칙사면과 한총련 관련 수배자에게까지 준법서약서를 쓰

게 하겠다는 방침이 알려지면서 인권사회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상임대표 임기란, 민가협) 소속 회원

등 양심수 가족은 광화문 서울은행 앞에서 “김현철 사면반대와 양심수 297

명 전원에 대한 조건 없는 사면”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권오현 회장은 사면은 잘못된 법 집행과 경직된

법치주의의 한계를 완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하는데 김 씨와 같은 권

력형 비리사범에 대해 변칙사면이 운운되는 현실을 개탄한다며 “법치주의를

흔드는 정치적 거래로 사면을 악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양심

수는 죄인이 아니다. 죄인에게 은전이나 은혜를 베풀 듯 준법서약서를 쓰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국가보안법과 집시법 등과 같은 정치적 이유로 감옥

에 갇힌 양심수와 권력을 이용한 범법행위가 분명하게 드러난 고위층 부패

사범인 김씨와 같은 경우는 분명히 다르다며 “사면권을 바로 세워야 한다”

는데 한 목소리를 모았다.

경실련 고계현(35) 시민입법국장은 김씨에 대한 특별사면이 사회단체

와 여론의 반대에 부딪치자 또 다시 변칙사면을 내세우고 있다며 김씨에 대

한 부분사면은 그 동안 시민사회단체에서 제기했던 문제점이 본질적으로 해

결된 것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또한 참여연대, 민가협 등 7개 인권사회단체는 부정부패 사면에 대한

면죄부적 성격으로 대통령의 사면권이 악용되고 국민의 법 감정을 악화시키

고 있다며 ‘8·15사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참여연대 2

층 대강당에서 오늘(12일) 오전 10시에 가질 예정이다

한편 11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법무부와 행정자치부에 각각

“특별사면의 실태와 전직대통령 예우의 구체적인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였다. 이 정보공개청구는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 실태와 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의 필요성 및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것이다.

1999년 8월 12일 목요일 제1432호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