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끌어온 민중미술작가 신학철의 작품 “모내기”에 대하여 국가보안법상 유죄가 선고되어 ‘문화대통령’이자 ‘인권대통령’을 표방하는 현 정부의 허구성을 다시한번 드러냈다. 민중미술인협회(민미협)는 이를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신학철의 “모내기”는 80년대 민중미술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그 표현양식과 구성에서뿐만 아니라, 이 작품이 그동안 겪어온 정치적 고난때문에도 그러하다. 휴전선의 철망을 걷어내고 민족이 평화로이 하나되어 덩실덩실 춤을 추는 이 그림은 많은 사람에게 낯익은 것이다. 그러나 공안당국은 이를 이적표현물로 낙인찍었다. 백두산 앞의 초가집이 ‘김일성 생가’라는 것이었다.

이 어이없는 주장과 사법적 탄압에 대한 저항투쟁은 민중미술운동의 중요한 분수령이 되었고 대법원도 마침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 형사 3부는 작년 3월 13일, 무죄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이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북한 체재가 남한보다 우월하다는 주제를 담은 그림은 결과적으로 북한을 이롭게 하는 이적표현물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싸움은 다시 시작되었다. 이에 대해 민미협은 강력히 항의하며, 인사동의 이십일세기 화랑에서 “모내기 사건 풍자전-불온한 상상력 전”이라는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현철 사면이 발표된 바로 그 다음날인 13일, 서울지법 형사 항소3부(김건홍 부장판사)는 “대법원의 판시대로 신씨의 모내기 그림이 이적표현물에 해당된다”며 징역 10월에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민미협(민족미술인협회)은 이 판결로 대한민국이 ‘사상 표현의 자유가 없는 나라’라는 것이 대한민국의 법원에 의하여 만천하에 밝혀졌으며 현 정권에 대한 실낱같은 기대도 무참히 무너졌다고 평했다.

이어 민미협은 한 예술가의 영혼이 담긴 창작물을 비평가도 관람객도 아닌 ‘공안 검찰’과 ‘보수 재판부’가 난도질하는 야만적인 상황에 맞서 싸울 것임을 천명했다. 민미협은 다시한번 상고하는 이유는 대한민국 법원의 정의를 믿어서가 아니라, 이와 같은 판결을 선례로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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