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수 손성모, 신광수 씨가 여전히 감옥에 남게 되었다.
13일 오전 11시 법무부 발표로 사면대상자가 확인되자 20세기 마지막
광복절 대사면을 기대했던 양심수 가족과 인권사회단체들은 분노를 감
추지 못했다.
민가협이 집계한 255명의 양심수 중 석방자는 56명으로 전체의 22%
에 그쳤으며 석방자 중 상당수가 만기출소를 불과 두세 달 남겨놓고
있어 대사면은 옹졸한 사면으로 끝나버렸다.
특히 국제엠네스티 등 국내외 인권단체에서 줄기차게 석방을 요구해
온 손성모(19년 구금, 71 세), 신광수(15년 구금, 71세) 씨를 제외한 반면 형 집행조차 시작되지 않은 김현철 씨는 사면돼 대사면에
대한 실망은 극에 달했다. 정치수배자들의 수배해제 문제는 해결되지
않 았으며, 미결수에 대한 공소 및 구속취소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
다.
이에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상임대표 임기란)는 13일, 광화문 종
합청사와 김현철 씨 집 앞에서 항의집회를 갖고 “70세 고령의 장기수
를 석방하지 않고 김현철을 사면하는 것은 절대 ‘용서와 화해를 통한
새 출발이 될 수 없다'”며 “제 사회 단체와 연대해 기만적인 8·15사
면 조치 철회싸움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성명을 내고 “양심수를 199명이나 감옥에 묶
어 두는 것은 사면일 수 없다”며 정부와 법무부가 이 시대의 과제를
직시하고 새롭게 거듭나야한다고 질타했다.
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최영도)은 “정부의 김현철 사면
은 그 어떤 명목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양심수 사면
의 발목을 잡은 준법서약제도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위원장 이갑용) 역시 이번 사면에 노동자들이 제외된 것에
항의하며 14일과 16일 대규모 항의집회를 열 예정이다.
결국 이번 사면은 용서와 화해가 아니라 개혁지체에 대한 전 국민적
인 분노와 반발에 불을 붙인 꼴이 되었다.
△ 8·15 주요 석방자 명단
단병호, 문상기(노동), 안재구, 류락진(구국전위), 조덕원, 최호경(민애
전), 이화춘(일본간첩단사건), 민경우(범민련), 김철용, 김동석, 김은희,
김우현, 김광수, 김은정, 김종대, 김창학, 김병준, 김응호, 김승원, 김신
우, 김성일, 김성규, 나성진, 노윤조, 오영진, 윤영준, 오순완, 이정은,
임규섭, 이환영, 장윤영, 정우길, 정욱재, 최진선, 정대일, 정원섭, 서주
호, 전병은, 박 웅, 박학서, 장길상, 김세룡, 공종배(학생), 문명주, 박종호,
류민희, 이의철, 박효근(국제사회주의자)
♣ 인터뷰 법무부 사면담당자에게 묻는다 ♣
사면의 원칙이 무엇인가
법무부 사면담당자 검찰 3과의 임계장, 이계장 씨 등에게서 이번 사
면의 원칙에 대해 들어보았다.
◆손성모(71세, 19년 구금), 신광수(71세, 15년 구금) 씨가 석방되지
못한 이유는?
– 이들이 남파간첩인 데다가 무기인 형기에 비해 복역한 기간이 너
무 짧고 준법서약서를 거부했다.
◆2·25 사면에 비하면(일례로 강용주 씨는 38세에 18년 구금) 나이
와 형기가 모두 많은데
– 70세가 넘었다면 재고했겠지만 각각 68세, 69세이며 복역기간도 11
년과 10년에 불과하다.
◆앞으로 살아갈 날에 비하면 복역기간이 결코 짧지는 않은데
– 그건 법에 적용되지 않는다.
◆ 민가협 조사에 의하면 손 씨등은 모두 71세로, 구속전 치안본부
조사시 8년에서 4년간 불법구금됐는데
– 법무부는 이기간을 구금연수에서 제외했다.
◆정치수배자들이 이번 사면에서 제외된 이유는
– 수배자들의 경우 재판을 받지 않은 상태로 사면의 대상이 되지 않
는다. 따라서 자체적으로 논의해보지 않은 걸로 알고 있고, 상부로부터
논의하라고 (지시)받은 바도 없다.
◆88년도엔 수배자들의 수배해제가 사면에 함께 포함된 바 있는데
– 그때와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그건 그때 상황이다.
1999년 8월 14일 토요일 제14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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