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 동향] / 투쟁 동향

방송노조, 통합방송법 제정 무산과 지도부 연행에 맞서 투쟁 결의

임시국회에서 통합방송법 제정이 무산되는 한편, 방송사 노조간부들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이 자행되고 있어, 방송사 노조들이 재파업 등 본격적인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2일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방송사 노조 파업 당시 뉴스 진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한국방송공사(KBS) 현상윤 노조위원장과 김수태 부위원장, 조합원

한명부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이외에도 KBS 노조 집행부 10명, MBC 노조 11명,

방송위원회 노조 5명 등 노조간부 26명에게 출두요구서를 보냈다. 또 종로경찰

서는 7월 12일 광화문 세종로 점거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문화방송(MBC) 박영춘

노조위원장과 전국방송노조연합 박진해 사무처장, 신상근 방송위원회 노조위원

장 등 22명에게 사전 영장을 발부하였다. 현재 박영춘 위원장과 신상근 위원장

은 14일 자진 출두하여, 박영춘 위원장은 구속되고, 신상근 위원장은 불구속 처

리된 상태이다.

이러한 사측과 공권력의 탄압에 대해 KBS 노조는 전영일 전 노조위원장을 비

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한 뒤, 13일 조합원 수백 명이 모인 가운데 본사 조합원

총회를 열고 향후 강력한 대응을 결의하였다. 또 철야농성을 전개하면서 박권상

사장의 사과 및 고소 취하, 사법처리 최소화, 파업 관련 조합 및 집행부에 대한

징계 방침 백지화를 요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재파업에 들어가며, 동

시에 사장퇴진운동도 벌일 방침이다. 노조는 17일 대의원대회에서 구체적인 대

응방향과 투쟁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MBC 노조는 철야농성을 전개하다 14일 박영춘 위원장이 구속되었으며, 방송위

원회 노조도 비대위를 구성하는 등 조직정비를 하고 있다.

특히 통합방송법 제정이 무산되면서 오랜 염원이었던 독립공사화가 또다시 좌

절된 EBS노조는 10일 파업찬반투표를 끝낸 상태이다.

지난 9일 이미 재파업을 결의한 바 있는 언론노련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10년 염원인 통합방송법이 무산된 데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특히 방송노조

간부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군사정권 이후 처음 있는 일로 비인도적 처사”라고

주장했다. 또 언론노련은 방송법 통과무산 및 노조간부들에 대한 사법처리에 항

의하기 위해 재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역시 13일 국회 논의과정을 지켜보면 정치권은 물론 일부 방송사도 이해관계 때문에 통합

방송법을 통과시키지 않으려는 속셈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이들의 책임을 끝까지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5년을 끌어온 통합방송법 제정이 끝내 무산된 것은 각 방송사

경영진과 공안 수구세력의 반발, 그리고 정당들의 무책임한 태도가 합쳐진 것으

로 보여진다.

지난 7월 방송노조들이 파업투쟁을 통해 노정합의를 이끌어내자 한국방송협회

는 7월 27일 발표한 성명에서 사용자가 빠진 노정 합의 거부와 파업 주도자에

대한 중징계의 뜻을 분명히 했다. 또 한국방송협회 대표이자 KBS 사장인 박권상

사장이 지난 4일 느닷없이 통합방송법과는 별도로 ‘방송위원회(방송위)로 정

책·행정권을 일원화한다’는 통합방송법의 뼈대를 사실상 뒤흔드는 한국방송공

사법 유지, 경영위원회 도입 등을 요구하였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정당들도

무책임한 행동으로 애초에 통합방송법을 통과시킬 의지도 없으면서 노정합의를

하며 노동자들을 기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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