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노사협조’관계에 머물러 있던 한국전력공사 노사관계가 변화의 기로에 섰다.
정부가 전력산업 구조조정을 위해 ‘분할 매각’, ‘단계적인 민영화’라는 카드를 꺼내면서 “분할매각 반대”를 주장하는 노조측과 “일단 정부 방침을 따르면서 대안을 찾자”는 회사측 사이에 갈등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1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열린 수도권 집회에서는 본사지부 조합원들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회사 관리자들이 이날 12시를 전후해 MV(경영 활성화를 위한 기업문화운동) 대화를 명목으로 각 부서별로 회사를 빠져나 갔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한 지부에서는 지부소속 조합원들이 집회에 많이 참석할 경우 지부 전체가 문책을 당할까봐 소속지부를 알 수 없도록 투쟁복을 뒤집어 입기까지 했다. 난데없이 회사내 잔디밭 부근에 ‘이 선을 넘지 마시오’ 줄이 둘러 쳐지기도 했다.
“사측이 우리를 투사로 만들고 있습니다.” 노조 간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최수병 사장이 서울부시장 시절에 서울지하철노조와 상대하던 솜씨를 한전에서 발휘하려고 하는 모양인데, 그러면 노조도 이제까지와는 태도를 달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노조의 한 간부는 경고했다.
처음으로 겪는 ‘대립적 노사관계’라는 새로운 조건하에서 노조 지도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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