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발기인대회는 의사규정을 마련하는 순간부터 고비를 맞았다. 발기인 성원이 과반수가 돼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올라오면서 1시간여동안 의사규정을 통과시키는데 토론을 벌여야 했기 때문. 발기인이 모두 6천명이 넘기 때문에 이날 성원 1,603명은 과반수에 못미치고 이에 따라 회의성립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제기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조직내 민주주의, 노동자중심성 등 다양한 쟁점들이 부각됐다.

◆당명 = 이날 가장 관심을 모았던 순서. 대회직전에 사전투표를 통해 사회당류, 진보당류, 노동당류의 9개 당명 중 다수를 득표한 민주진보당, 통일 민주진보당, 민주노동당, 그리고 사회민주당 등 4개가 대회장에 올라왔다.

마지막 4차 투표에서 결국 통일민주진보당이 611표, 민주노동당이 651표를 얻어 담판이 지어졌다. 사전투표에서는 민주노동당(283명)에 비해 민주진보당(364명)이 훨씬 높은 득표를 했다. 그러나 민주진보당이 2차투표에서 떨어지자 이 당명을 지지했던 쪽이 같은 진보당류인 통일민주진보당으로 가지 않고 민주노동당으로 몰아주면서 대세가 기울어진 것. 민주노동당이 확정되자 민주노총쪽에서는 환호가 쏟아지기도 했으나, 일부에서는 “일반 국민들 에게는 부담스러운 당명이 아닌가”라는 제기를 하기도 했다. 한편 여성공동대표로 내정이 됐었던 박순경 교수의 경우 당명이 ‘민주노동당’으로 바뀌면서 대표직을 맡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 규약 = 우선 규약 각 조문별로 당원과 발기인이 혼재돼 있다며 ‘당원’을 모두 ‘발기인’으로 고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창당준비위가 당은 아니고, 당원이 되기 위해서는 소정의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발기인이 모두 당원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는 것. 하지만 창당준비위가 당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30명 이상 당원이 있는 지구당이 26개가 먼저 마련돼야 하기 때문에 창당준비위가 운영되는 동안 당원과 발기인이 혼재될 수밖에 없다는 반론이 제기되면서 운영위원 수정안으로 규약 제6조가 ‘발기인과 당원은 … 소정의 절차를 거쳐 준비위원이 될 수 있다’로 바뀌었다.

또한 제4조(구성)에서 빈민, 농민 등 기층 부문별 요구와 이해를 담아내기 위한 현장준비위가 지역준비위와 별개로 구성돼야 한다는 주장과 상임대표를 아예 없애거나 상임대표의 역할은 공동대표들간 합의가 불가능할 경우 다수결로 처리할 권한만 부여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각 계급계층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부문위원회 설치규정이 명시돼 있고 상임대표가 조정결정권을 갖는데 큰 무리가 없다는 의견이 다수여서 수정안이 채택되지 못했다.

◆ 공동대표·사무총장 선출 = 공동대표로는 진보정당추진위 공동대표였던 권영길, 양연수, 이갑용, 김진균씨와 협동조합운동 부문 대표로 정병호씨가 추천됐으나 김진균, 정병호씨가 일신상 이유로 사퇴해 3명이 공동대표로, 권영길 대표가 상임대표 서리로 선출됐다. 사무총장으로는 창당추진위 천영 세 집행위원장과 정윤광 조직위원장(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이 추천됐으나 역 시 정 위원장이 사퇴의사를 밝혀 천 위원장이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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