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방송 3사 중 노조 불무지였던 SBS(서울방송)에 27일 노동조합이 건설
되었다. 지난 97년 노동법 개정투쟁 때 노동자들을 ‘반국가 세력’인양 왜곡·보
도하여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던 SBS에는 그 동안 어떤 일이 있었던가.
사측은 매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어 “구조조정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딱
잘라 말한 상태이다. 그리고 노조 설립과는 무관하게 구조조정을 강행키로 입장
을 밝혔다. 이에 노동자들은 “1천7백여 직원의 3분의 1이나 되는 540명이 관련
된 문제를 직원들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경영진의 독단으로 결정한 것은 올 들
어 (연봉기준으로) 40%의 임금삭감 고통까지 감내해 온 직원들에게 대한 배신
행위”라며 분노하고 있다.
서울방송노조 역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은” 노동자도 마찬가지라고 말한
다. “그 동안 너무 많은 것을 잃었고, 더 이상 잃어서도 안 된다는 절대절명의
각오”가 단단히 되어있다고 밝힌 가운데, “(비록) 칼자루는 쥐고 있지 않지만
불의의 칼날을 막는 방패를 이제 마련한다”고 하여 사측과의 피할 수 없는 대립
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일반 노동자들 사이에는 노조에 대한 전폭적인 호응과 함께 “구조조정
과 노조 설립이 모두 필요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아 서울방송노조의 순조롭지
않은 출발을 시사하였다. 반면 서울방송의 구조조정안 발표를 시발점으로 각 방
송사 역시 곧 대폭적인 인력감축과 함께 성과급제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방송 3
사의 연대투쟁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신세계노조에 이은 서울방송노조의 탄생은 노동운동의 위기라고 불리는 지금
시기에 대단한 활력소가 되고 있음은 틀림없다. 그만큼 노동자들은 자신의 힘을
믿고 있는 것이다. <노동네트워크 주간뉴스, 9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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