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이후 18일 민주노총 사무실에 첫 출근한 단병호 위원장을 만났다. 오전 9시를 넘기자마자 단 위원장이 87년 처음 노조활동을 시작했던 동아건설로부터 커다란 화환이 도착했고 뒤이어 김유배 청와대 복지노동수석 등으로부터 화분과 축전이 잇따랐다. 그래서인지 민주노총 사무실엔 새로운 주인이 들어선 느낌이 확 풍겼다.

– 80.92%라는 지지율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 예상보다 많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사실 70-75%정도로 예상했었다. 각자 운동에 대한 자기 주의나 주장, 방식이 있고 민주노총을 통해 펼치고자 하는 다양한 생각들이 있는 속에서 전폭적인 지지는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

단독후보로 되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조직을 더욱 공고하게 결집시켜나가야 하는 과정이 돼야 하지 않겠냐는 고민들이 컸고 이러한 고민들이 반영된 것 같다.

– 노사정위 참여문제를 당장 논의하긴 힘들 것 같은데, 앞으로 대정부 관계는?

= 현재로선 노사정위 참여문제를 거의 검토하고 있지 않다. 추후 노동운동 발전전략위를 구성해 방향을 설정하고, 중장기적 과제를 획득해내기 위한 전략과 전술의 측면에서 투쟁과 교섭을 어떻게 배치할 건지 총체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노사정위의 문제는 ‘당분간’ 안들어가는 이런 식으로 사고해선 안된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교섭의 문을 닫아놓진 않을 것이다. 정부도 문을 닫아선 안된다. 노사정위에 들어오면 대화할 수 있고 아니면 안된다는 식의 사고는 버려야 한다. 정부가 노사정위를 무조건 서두르는 것은 향후 노사관계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노정간의 틀은 다시 짜여져야 할 것이다.

– 앞으로 민주노총이 달라질 모습이 있다면?

= 그동안 IMF국면에서 열심히 투쟁했지만 투쟁한만큼 성과는 미흡했다. 앞으로는 위력적인 투쟁을 논의해 전개해나가게 될 것이다. 또 조직적으로 이완돼 있는 민주노총을 빠른 시일내에 통일성을 담보하는 강력한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대중노선에 충실한 사업을 벌이겠다.

– 하반기 투쟁은 어떻게 되나?

= 10월초 정도면 인선이 마무리될 예정이고, 이후 사무총국수련회, 지역본부-연맹위원장들 수련회 등을 통해 토론하고 준비해 11월초경 총력투쟁을 벌이게 될 것 같다. 요구는 전반적인 문제를 모두 내걸고 나열식으로 하기보다는 압축되는 중점과제를 선별해야 할 것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구조조정에대한 대응, 장기화되는 부당노동행위의 척결, 노동시간단축문제 3가지 정도일 것이다.

– 한국노총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 생각인가?

= 지금까지는 정책적 차이와 함께 서로간에 느끼는 정체성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독자적인 행동을 해온 것 아닌가? 민주노총은 앞으로 노선과 정책에 따라 연대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 사무총국에 대한 개편 계획은?

= 아직 고민을 충분히 못했다. 일단 사무총국 규정에 따르게 될텐데, 역량있는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최대한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반드시 현장에서 올라와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누구든지 그 일에 적합한 사람을 발굴해내야 하는 문제다.

단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강적’은 가족들이었다고 말했다.

6년 9개월여의 구속수배에 시달린 탓인지, 집안에서는 그의 출마에 대해 농담 반으로 ‘과반수가 안되게 반대운동을 펴겠다’는 협박(?)이 들어왔다고.

하지만 선거날 당선직후 대회장에 함께 서준 부인이 고맙기만 하다. 장사가 바빠 아내가 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다. 단 위원장은 “그동안 말없이 내 일을 이해해준 아내가 없었으면 오늘 이 자리에 있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다시 가족들에 공을 돌렸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