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수사 이외의 목적으로 쓸 수 없는 개인의 전과조회 및 주민조회 자료를 무더기로 기업체에 넘겨준 것으로 드러났다.
새한그룹 계열사인 새한건설 노조는 1일 “회사가 직원 22명에 대한 전과조회와 주민조회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노조는 또 이 자료를 회사쪽에 넘겨준 서울 강남경찰서 경찰관을 개인정보 불법유출 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노조가 공개한 자료는 96년 당시 이 회사에서 근무하던 노동자 20명과 입사 예정이던 2명 등 모두 22명에 대한 전과조회 및 주민조회 자료다. 이 자료는 96년 12월30일 작성된 것으로 기록돼 있으며, 단말번호 `07J1’을 확인한 결과 서울 강남서에서 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과조회 자료는 자격정지 이상의 확정판결을 받거나 진행중인 사건의 내용이 실린 `범죄경력조회’와 형사입건됐거나 벌금 이하의 형을 받은 내용이 담긴 `수사자료조회’가 모두 포함돼 있다. 또 주민조회 자료에는 본적과 호주와 세대주 이름, 혈액형 등의 개인정보가 기록돼 있다.
자료에는 `수사상 목적 이외의 사용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실효된 형 악용말고 전과사실 누설말자’ 등의 문구가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으며, 조회 용도란에는 고무도장으로 `수사용’이라고 찍혀 있다.
노조는 “이 자료 뒷면에 96년초부터 회사를 자주 드나들던 강남서 경찰서 정보과 ㅈ아무개 형사의 이름이 적혀 있는 점으로 미뤄 이 형사가 이 자료를 회사쪽에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경찰관이 전과조회 등을 할 경우 반드시 수사과장의 승인을 거쳐 조회서류를 작성해 신청한 뒤 자료를 받아 보도록 규정돼 있어 강남서에서 경찰 간부들이 회사쪽의 부탁을 받고 이 자료를 회사쪽에 넘겨줬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새한그룹 관계자는 “회사를 그만둔 임원한테 자료를 넘겨받았기 때문에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 모른다”며 “이 자료를 인사관리 등에 활용하지 않고 단지 보관만 했다”고 말했다.
새한건설은 삼성그룹 고 이병철 회장의 둘째아들 창희씨 가족이 경영하는 새한그룹 계열사로, 지난해 3월 노조가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노사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는 경찰이 수사 이외의 목적으로 자료를 외부로 유출한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으며,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신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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