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사회진보연대, 민예총 등 20개 단체로 구성된 ‘투자협정·밀레니엄라운드 반대 민중행동'(민중행동)은 13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중구 명동 한빛은행 앞에서
‘투자협정·밀레니엄라운드 반대를 위한 제1차 대중캠페인’을 벌인다.
‘민중행동’의 활동목표는 한미투자협정 등 각종 투자자유화협정과 세계무역기구의 밀레니엄라운드를 무산시키는 것이다. 민중행동의 이창근 사무국장은 “밀레니엄라운드가 추진할 완전한 자유시장은 각국 정부의 주권과 시민들의 민주적 권리를 결정적으로 침해할 것”이라며 “세계자유시장은 곧 민주주의의 죽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오는 11월30일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되는 세계무역기구의 밀레니엄라운드는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 강대국 주도로 3년 안에 ‘완전 자유시장’을 축으로 한 21세기 세계무역질서를 마련할 계획이다. ‘민중행동’ 등 세계 시민사회운동 진영이 특히 문제삼는 대목은 밀레니엄라운드의 ‘다자간투자규범'(MFI)이다. 미국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이 규범이 현실화하면, 단기자본의 투기적 활동도 합법적으로 보호받게 된다. 각국 정부를 이를 규제하면 ‘경쟁기회의 박탈’이라는 이유로 제소될 수 있다. 한국의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등 사회문화적 필요에 따른 제한이나, 중소기업 및 농민들에 대한 보조금 지원 행위도 ‘차별금지’ 조항에 걸려 역시 제소될 수 있다. 요컨대 세계시장은 완전히 하나로 통합되며, 각국 정부의 독자적 정책 수행은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밀레니엄라운드에서 추진될 ‘다자간투자규범’은 선진 29개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다자간투자협정'(MAI)의 확대 복사판이다. 다자간투자협정은 ‘세계무역기구 및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지구적 민중행동'(PGA) 등 세계 시민사회운동진영의 오랜 반대 활동과 지난해 10월 ‘문화적 예외’를 내세운 프랑스 정부의 철수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다른 게 있다면 ‘다자간투자협정’이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29개국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다자간투자규범’은 세계무역기구의 130여개국에 적용된다는 점이다.
밀레니엄라운드의 중심축인 투자자유화협정의 위력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97년 캐나다 의회는 미국 에틸사의 엔진과열 방지 가솔린 첨가물질인 ‘엠엠티’의 수입 및 캐나다 내 운송금지 조처를 내렸다. 에틸사는 이에 반발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투자자보호조항(한미투자협정 표준안의 조항과 유사하다)을 근거로 국제분쟁해결센터에 제소했고, 캐나다 정부는 결국 수입금지조처 철회와 함께 1300만달러의 손해배상금 등을 물어야 했다. 수입금지의 법적 근거가 됐던 캐나다 환경보호법은 아무런 효력도 없었던 셈이다.
밀레니엄라운드 농산물협정 부문도 논란의 대상이다. 미국은 이 부문에서 ‘생명특허권'(유전자 조작 원료에 대한 사용료지급) 도입과 함께, 유전자조작 농산물에 대한 각국 정부의 수입규제 철폐를 추진하고 있다.
‘민중행동’은 밀레니엄라운드에 맞춰 11월27~30일을 ‘밀레니엄라운드 반대 행동주간’으로 선포하고 대대적인 반대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밀레니엄라운드는 3년안에 논의를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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