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 자료 2

빗나간 일자리 창출기회

주 35시간 노동, 무슨 소용이 있는가?(1)

<편집자 주> 이 글은 <르몽드 디쁠로마띠끄> 올 9월 호에 실린 프랑스의 ‘주

35시간 노동’에 관한 논문입니다. 유럽 내에서도 프랑스 노동자·민중은 신자유

주의에 반대하여 가장 광범위하게 투쟁하고 있고 가장 진취적인 요구를 제출하

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광범위한 실업자 투쟁을 통해 ‘최저 사회수

당 인상’을 쟁취했고, 또 “임금삭감 없는 주 35시간 노동”을 쟁취했습니다. 특

히 “임금삭감 없는 주 35시간 노동”은 프랑스 노동자들이 쟁취한 이후 전 세계

에서 신자유주의 공세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논문은

‘주 35시간 노동’이라는 화려한 구호 아래 프랑스 노동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

고 있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프랑스 고용주들이

‘주 35시간 노동’에 대한 반대급부로 변형근로시간제와 파트타임 노동제를 요구

하며 관철시켜 가고 있고, 그 결과 프랑스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오히려 악화

되고 있음을 생생하게 폭로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주노조운동도 IMF사태 이후 정리해고제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임금

삭감 없는 주 40시간 노동”을 주요 요구로 제출하고 노동시간 단축투쟁을 벌여

나가고 있습니다.

이 논문은 프랑스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창출’이라는 대안의 구체적인

실상과 한계를 풍부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우리 민주노조운동에도 소중한 참고가

될 것으로 판단되어 번역·전재합니다. 번역은 <르몽드 디쁠로마띠끄>의 영어본

을 텍스트로 했습니다.

제공 :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조운동연구소

2001년 실시될 예정이다. 또 그 1년 후부터는 모든 기업들에 의무화될 것이다. 1998년

5월에 의회에서 통과된 첫 번째 예비 법안은, 주 35시간 노동이 의무사항이 되

기 전에, 고용주들이 그것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보조금 지급 계획을

수립한 것이었다. 올 10월에 의회는 두 번째 법안을 심의할 예정인데, 이 법안

은 7월 말에 이미 각료회의에서 의결되었다. 이 두 번째 법안이 통과되면 고용

주들은 보조금을 지급받기 위해 더 이상 고용인력을 늘일 필요가 없게 된다. 한

편, [주 35시간 노동에 대한 반대급부로] 새롭게 도입되고 있는 작업시간의 유

연화는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다. 그래서 한때 수백만 사람들에게 희망을 불

러일으켰던 [주 35시간 노동] 프로젝트는 경제적, 사회적 영향력을 급속히 상실

해 가고 있다.

마르띤 뷜라르(Martine Bulard, 프랑스 언론인)

주 35시간 노동은 프랑스 좌파연합 정권을 상징하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이를

준비하기 위해 프랑스 의회가 통과시켰던 첫 번째 법안은 별로 환영받지 못했

다. 이상하게도, 첫 번째 법안에 대해 대다수 피고용인들은 만족스럽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우려를 표명했고, 실업자들은 대체로 무관심한 반응을 보였다.

주 35시간 노동은 결국 수많은 실패한 사회개혁들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것인

가, 아니면 1936년의 유급휴가제 도입과 같은 대도약으로 평가될 것인가? 이 이

슈는 당의 정략적인 논쟁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노동시간 단

축은, 성공하건 실패하건 간에, 노자관계와 사회 관습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오

게 될 것임이 틀림없다.

오늘날 프랑스에서는 노동연령 인구 다섯 명 가운데 한 명 이상 꼴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50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자신의 필요와

능력에 걸맞은 직장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근본적인 개혁

을 요구하고 있다. 다른 점은 차치하더라도, 주 35시간 노동 법안은 실업에 대

한 투쟁을 사회 전체 차원으로 끌어올린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법안은 모

든 관련 당사자들―노동조합, 기업 경영층 및 공공기관들―을 같은 방향으로 끌

어들이려는 시도이다.

고용주들이 [주 35시간 노동 법안에 대해] 선전포고로 대응한 것은 전혀 놀라

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는 의제만을 제기하는 데 익숙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 연합체들은 정치적 동맹관계와 전략들이 서로 다름

에도 불구하고, 취업자들에게는 보다 많은 여가시간을, 실업자들에게는 보다 많

은 일자리를 확보한다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서로 힘을 합치고 있다.

[그런데] 지난 1년 동안의 성과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고용연대부

(프랑스에서 우리나라의 노동부에 해당하는 부처이다 : 역주)가 올 6월 말에 발

표한 통계에 따르면, 171만 3천여 명의 피고용인들을 의 결과 정확히 7만 3백 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되었고, 1만 5천 개의 일자리

가 감축되지 않고 유지되었다.

이 수치들은, 논쟁의 여지가 크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4% 정도의 고용

창출률을 나타낸다. 이를 근거로 경제활동인구 전체에 대해 그대로 추정해 보면

54만 개의 추가 일자리가 창출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지난 수년 동안의 심각한 취업난을 생각하면, 이러한 성과들은 무시할 수 없

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성과들은 7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내각의 예상치에는 고용연대부 장관의 [주 35시간 노동에 관한 예비] 입법이 거의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하지 않았을 때인 1998년에 약 3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었다.*주)

*주)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방침 및 인센티브에 관한 법안”은 1998년 5월 19일 프랑스 의회

에서 통과되었는데, 이 법안은 고용주들이 주 35시간 노동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을 촉진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이었다.}}

어쨌든, 경제성장에 따라 창출된 일자리들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해 창출된

일자리들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물론]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고용창출이 고

용창출의 속도를 가속화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과연 어떤

종류의 일자리들이 창출되었는가? 지난해에 일자리를 신청해서 고용된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자신들의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파트타임 직장을 얻었을 뿐이

다.

[그래서] 주 35시간 노동의 진정한 목적이 불규칙한 작업 배치(우리나라의 변

형근로시간제와 같은 것이다 : 역주)와 비정규적인 작업시간(파트타임 노동을

말한다 : 역주)을 제도화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하고 있

다. 이러한 의혹은 후속 입법에서 일자리 창출에 관한 언급이 전무하다는 점 때

문에 더욱 커지고 있다.

첫 번째 법안에 따르면, 정부의 보조금 지급은 [기업이] 고용인력을 실제로

늘리거나 혹은 기존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조건부로 한 것이다. 그런데 [장차

통과될] 두 번째 법안에 따르면, [주 35시간 노동에 관한] 노사협약이 체결되기

만 하면 [설사 기업이 고용인력을 줄인 경우에도] 곧바로 공적자금이 지급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정부는 법안대로 충족하기만 하면 것이다.

[이처럼] 두 번째 입법이 고용 규모에 대해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면, 그렇다면 취업자들에게라도 보다 많은 자유시간을 가져다 줄 것인가? 논리

적으로는 당연히 그러해야 하겠지만, 현실은 훨씬 더 완고하다(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이다 : 역주). 고용주들은 변형근로시간제와 노동일(일일 노동시간)

의 연장을 반대급부로 주고 주 35시간 노동을 “구매”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관광 및 패션 산업의 경우 활동이 계절적 수요에 크게 의존하고, 따라서 모든

당사자들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유연성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

나 상식적으로 보아도, 텔레비젼이나 자동차 제조업자들이 일일 노동시간의 연

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와 유사한 제약에 호소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울 뿐이

다.

실제로 그러한 제약은 “유연생산” 방식의 도입에서 기인하고 있는데, 이 생산

방식은 예기치 않은 주문에 대처하기 어렵게 만든다. [유연생산 방식에 따라 적

기생산, 팀작업 등을 도입함에 따라] 재고 유지를 최소화하고 변형근로를 실시

하는 것은 주 35시간 노동 법안이 통과되기 훨씬 이전에 이미 규범화되어 있었

다. [그 결과 변형근로가 광범위하게 도입되고 있었기 때문에] 변형근로에 대한

최초의 규제가 1987년에 이루어졌고, 이것은 1993년에 확대되었다.

그래서 연평균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을 반대급부로 해서, 최대 10시간의 일

일 노동시간과 최대 48시간의 주 노동시간이 허용되었다. 이러한 변형근로시간

제 도입은 고용주들이 잔업수당 지급을 회피할 수 있게 했을 뿐 아니라, 변형근

로시간에 대한 보상이 항상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생산]시스템 전

체가 종종 달리 어찌할 방도가 없을 정도로 여유없이 짜여지게 만들었다.*주)

(생산시스템을 완전가동해도 일시적인 수요 증가에 대처할 수 없을 정도로 시스

템이 ‘유연’하게 짜여져 있기 때문에 변형근로를 더욱 확대시키도록 작용했다는

의미이다 : 역주)

*주) {{Michel Min , N gocier la r duction du temps de travail, pr face d’Antoine

Lyon-Caen, Editions de l’Atelier, Paris, 1998.}}

변형근로시간제의 도입은 실제로는 탈규제로 귀결되었던 것이다(노동자를 보

호하기 위해 변형근로를 규제하는 변형근로시간제의 도입이 오히려 보상없는 변

형근로를 합법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의미이다 : 역주).

오늘날, 전체 피고용인의 거의 절반이 정기적으로 혹은 부정기적으로 토요일

에 근무하고 있다. 일요일 근무를 요구받는 피고용인의 비율도 1990년의 20.7%

에서 1998년의 25.1%로―네 명 중에 한 명 꼴로―늘어났다.*주) 5백만에서 6백

만 가량의 피고용인들이 일상적으로 이틀 연휴를 받지 못하고 있다.**주) 마찬

가지로, 불규칙한 작업시간표―즉 고용주들의 변덕과 호의―에 따라야 하는 피

고용인들의 수도 1990년과 1998년 사이에 절반 가량 늘어났다.

*주) {{INSEE에 의한 고용조사, 프랑스 국립통계청, 1998년 3월.}}

**주) {{G rard Filoche, Travail jetable, non; les 35 heures, oui, Ramsay, Paris, 1999.를 보시

오.}}

사정이 이러했기 때문에, 새로운 주 35시간 노동 입법 하에서 체결된 일부 노

사협약들은 과거의 임의적인 [변형근로] 관행들에 대한 수용가능한 법적 틀을

확립하는 것을 가능케 하였고, 그 과정에서 때때로 노동조건이 개선되기도 하였

다.

비정규직 노동(파트타임 노동)은, 미리 적절하게 계획되고 교대시간이 정상적

인 사회생활에 해가 되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에게 유익할 수도 있다. 이것은 파

트타임 노동시간이 모든 노동자들에게 동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

니다. [예컨대] 혼자 사는 독신자들은 어린아이들을 둔 부모들과 필요가 똑같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작업시간이 매주 예측 불가능하게 변동하고

피고용인들이 불규칙한 작업량의 요구에 따라야 하는 경우와 같은 파트타임 노

동은 금방 견딜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런데, 파트타임 노동제가 일단 도입되게 되면, 고용주들은 일정한 작업시간

에 대해 25%나 50%의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의미하는 보다 규칙적인

작업시간 배치로 복귀하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정규직으로만 구성된] 그러한

시스템 하에서는 수용가능한 유일한 변수는 피고용인의 수이다(일시적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생산증가를 위해 잔업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려면 고용 노동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 역주).

※ 뒤에 이어지는 ‘자동차 노동자들, [주 35시간 노동] 제안을 거부하다’와

‘임금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지면 사정으로 인해 다음 주에 이어 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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