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 자료

빗나간 일자리 창출기회

주 35시간 노동, 무슨 소용이 있는가?(2)

마르띤 뷜라르(Martine Bulard, 프랑스 언론인)

제공 :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조운동연구소

※ 지난 주에 이어집니다.

자동차 노동자들, [주 35시간 노동] 제안을 거부하다

일반적으로 보면, 주 35시간 노동 협약은 비정규적 노동(변형근로 혹은 파트

타임)이 이미 굳게 확립되어 있는 기업들에서는 유익한 쪽으로 기여해 왔다. 이

러한 기업들에서는 노동자들이 그들의 과거 경험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러

나 변형근로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기업들에서는 고용주들이 이 협약에 대해 종

종 상당한 대가를 요구하였다.

르노 사의 다용도차량 공장 경영진은 10일에서 14일간의 특별휴가를 실시함으

로써 주 35시간 노동을 달성하자고 제안하였다. 경영진은 그 대신에, 매일 20분

의 휴식을 폐지하고, 모든 피고용인들이 1년에 4개월 동안 의무적으로 토요일

근무를 하며, 교육훈련 기간을 연차휴가에서 일부 공제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

공장의 피고용인들은 이전에는 토요일 근무 여부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토요일 근무를 할 경우 시간외 수당을 받거나 혹은 그 대신 자신이 편한 날짜에

휴가를 얻을 수 있었다.

만약 노동자들이 그 협약에 서명했다면, 그들은 이제 선택할 권리를 상실하게

되고 시간외 수당도 받을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더구나 경영진은 6천 명의 신

규 인력을 채용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는 예정된 일자리 감축 규모보다

더 적은 것이었다.

피고용인들은 경영진의 제안을 거부했다.

뿌조 사에서도 르노 사와 유사한 거래가 제안되었다. 작업 휴식시간과 보상적

인 휴가 조정이 폐지될 경우 경영진이 천명한 주 35시간 노동은 실제로는 36시

간 40분에 이르게 될 것이었다. 다른 기업들에서도 역시 고용주들이 가장 생산

적인 시간에 대해서만 보수를 지급하려고 함에 따라 작업시간을 계산하는 방법

을 둘러싸고 협상들이 결렬되었다. 일부 협상의 경우 심지어 외부 작업장으로

이동하는 시간은 작업시간에서 제외시켜 버리려 하고 있다.

경영진이 집착하는 또 다른 문제는 조업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조업시간을 늘

리는 것이 경제적인지는 누구도 입증할 수 없다. 그런데 일일 조업량은 일반적

으로 지시되고 있고, 어떤 경우에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늘려지고 있다.

프랑스 전력공사(EDF)와 프랑스 가스공사(GDF)의 경우, 가스 누출이나 혹은

고압선 보수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게, 표면적으로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라고 하면서, 휴일을 더 많이 가지는 대신 변형근로시간제를 수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미 24시간 상시대기 상태로 근무하고 있다. 그

래서 이들의 이용가능 시간을 지금보다 더 늘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변형

근로시간제가 도입되면 이들은 출장수리에 호출될 때 시간외 수당을 지급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범주에 속하는 모든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현장 관리자는 자신의 상관에 의해 단위 전력(kw/hour)당 비용을 감

축하는 능력에 따라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비용감축은 총 매출액을 높이는 것

보다 노동비용을 감축함으로써 보다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설비 가동시간이나 서비스 이용가능 시간을 늘리는 것이 반드시 기업 실적을

개선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종종 노동조건의 악화를 의미한다. “노동시

간이 단축되고 있는 반면에 변형근로시간제의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노사관계

고문 르네 벵상 씨는 설명한다. “그 결과 사람들은 시차제로 일하게 되어 함께

일하는 시간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이것은 때로는 숙련기술을 더욱 잘 확산

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이는 모두에게 유익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

차제 근무는 또한 과도한 직무분할과 작업교대 절차에 대한 과도한 규정을 조장

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 부문은 이전에는 테일러주의(직무세분, 동작연구, 시간

연구 등을 통해 노동이 통일적으로 가지고 있던 구상과 실행 기능을 분리함으로

써 노동자의 숙련을 해체하고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이다. 20세기 이후 모든

자본주의 노동과정의 기본특징을 이루고 있다 : 역주)를 경험하지 못했던 직업

들에서 테일러주의를 이제 경험하고 있다.”

효율성의 핵심요소가 제 사태에 대처하는 자율성과 능력이라는 점이 일반적으

로 인정되고 있는 지금 시기에, 새로운 소위 “컴퓨터의 지원을 받는” 테일러주

는 경제적 및 인적 자원의 상당한 낭비를 초래할 것이다.*주)(직무를 과도하게

세분함으로써 필요인력을 증대시키고, 직무에 대한 과도한 세부규정으로 예컨대

그 규정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므로 작업교대시간이 많이 걸리게 되는 등의 낭비

를 말한다 : 역주) 요컨대, 변형근로시간제는 예기치 못한 영역들에서 경직성을

낳고 있는 것이다.

*주){{Marc Bartoli et Fran ois Cochet, L’Automatisation dans les industries de

l’habillement(의류산업에서의 자동화), La Documentation fran aise, Paris, 1998. Lire galement

Dani le Linhart, Jacques Kergoat et Josianne Boutet, Le Monde du travai(노동의 세계)l, La

D couverte, Paris, 1998 ; 또 Philippe Zarifian, Travail et communication: essai sociologique

dans la grande entreprise industrielle(노동과 통신: 거대 산업체에서의 사회학적 시론), PUF,

Paris, 1996.}}

이와 같은 탈규제의 과정은 또한 비정규적 작업기간을 담당하기 위한 파트타

임 노동자층의 창출을 촉진시키고 있다. 해당 피고용인들은 대부분 정규직 일자

리를 원하고 있음에도, 노동시간이 [정규 노동시간 이하로] 단축되고 소득이 감

소되는 것을 감내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에 그들의 개인생활은 예측

할 수 없는 작업시간, 1주일에 6일간의 의무적인 근무, 의무적인 잔업근무 및

교대 전후에 소모되는 시간 등으로 인해 산산조각 나버리게 된다.

미국에서 “상시대기 노동자”로 알려진 이 노동자들은 필요한 때 호출될 것에

대비하여 항상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개인사정 때문에] 파트타임 노동

을 일부러 선택하는 경우도 물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보면, 파트타임 노동

은 여성과 젊은이들을 차별화하는 작업조직 형태로서 이들을 빈민화(게토화)시

키고 있다.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대한 현재의 규정들은 파트타임 노동력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정부는 이 규정들을 바꾸라는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데, 이는 정

말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이다.

상시대기 노동과 무한한 일일 노동시간이라는 이데올로기는 또한 관리직들에

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식적인 노동시간이 길 뿐만 아니라(공무원은 주

42.8시간이고 민간부문의 관리직과 영업직은 주 46.4시간이다), 작업시간과 개

인시간 사이의 경계 역시 극히 모호해져 가고 있다. [주 35시간 노동에 관한]

새로운 입법은 이러한 추세를 전혀 저지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팀제

로 일하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을 부당하게 구별함으로써 쟁점을 교묘하게

회피할 뿐이다.

임금을 공격하는 사람들

주 35시간 노동 법안은 [“임금감축 없는 주 35시간 노동”이라는 정부의 공식

적인 표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임금비용 감축의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 이러

한 철학이 거부되기 전에는 어떠한 실질적인 개선도 불가능한 것이다.

최저임금의 일률적인 상승을 피하기 위해 마르띤 오브리 고용연대부 장관이

만들어낸 왜곡을 보면 문제가 분명하게 드러난다(최저임금을 주 35시간 노동을

하는 정규직에만 적용하고 35시간 미만의 노동은 파트타임 노동으로 분류하여

최저임금 적용을 받지 않게 왜곡시킨 것을 말한다 : 역주). 그 결과, 최저임금

을 받고 주당 35시간 일하는 사람은 세금을 포함하여 6,881프랑(1,084달러)을

버는 반면에, 주당 34시간 일하는 사람은 파트타임으로 분류되고 5,990프랑(944

달러)만을 벌게 된다. 한 시간 일하지 않은 것에 대한 대가치고는 너무 비싼 것

이다.

또 다른 해악적인 요소는 저임금에 대한 새로운 면제조항이다. 이 면제조항에

따르면, 고용주들은 최저임금의 1.8배 이하의 소득을 버는 직원에 대해서는 [고

용주가 부담해야 하는] 사회보장(실업보험, 의료보험 등 : 역주) 기여금을 지불

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실제로 전체 피고용인의 약 2/3가 이에 해당될 것이

기 때문에, 이 면제조항은 [고용주들에게] 임금 억제에 대한 강력한 유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자신이 고용하고 있는 노동인력 모두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고용주의 경우, 일년동안 그가 지불하는 임금비용 총액 가

운데 두 달치 액수만큼을 [사회보장 기여금으로 내지 않고] 착복하게 된다는 것

이다. 그는 [당연히] 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직원을 채용하거나 혹은 임금을

인상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 면제 계획은 고용 유인책으로 거짓 선전되어 왔다. 프랑스의 임금비용이

선진국들 내에서 최저수준에 속하는 지금 시기에, 이 계획은 실제로는 [고용창

출을 위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보너스이고, 저임금을 장려하는

보조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생산성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 노동자는

미국 노동자보다 더 많은 부를 창출하고 거의 일본 노동자 수준에 육박하고 있

다. 그러나 일정량의 부를 생산하기 위해 하고, 일본에서는 77단위의 자본을 필요로 하는 데 비해, 프랑스에서는 132단위

의 자본을 필요로 하고 있다. 따라서 산출률이 문제가 아니다. 진정한 과제는

자본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있는 것이다.(프랑스의 노동 생산성이 미

국보다 높고 일본 수준만큼 되는 데도 불구하고, 동일한 양의 부를 생산하는 데

미국과 일본보다 훨씬 더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하는 것은 프랑스에서 자본이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역주)

정부는 시장경제 법칙은 공격되거나 혹은 수정조차 될 수 없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혹은 적어도 목표를 보다 잘 설정한 재분배 체계

를 도입함으로써 시장경제 법칙을 좀더 인간적인 것으로, 좀더 사회적으로 수용

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주 35시간 노동에 관한]

새로운 입법은 유망한 협상의 장을 열자마자 곧바로 그 협상을 제약하고 있다.

새 입법의 약점은 바로 이러한 근본적인 양면성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다.

요약하면, 주 35시간 노동으로 이행하는데 드는 비용의 1/3 정도는 생산성 향

상에 의해 조달되고 있는데, 이 생산성 향상은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감소시킬 것

이다. 비용의 또 다른 1/3은 향후 수년에 걸쳐 임금총액 삭감에 의해 조달될 것

인데, 임금삭감은 경제회복을 가로막을 것이다. 그리고 비용의 나머지 1/3은 국

가지원에 의해 조달될 것인데, 이 국가지원은 그렇지 않으면 다른 일에 보다 좋

은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고용주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비

용을 지불하고 있다. 오로지 자본소득만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결

론적으로 말하면] 주 35시간 노동은 완전고용을 향한 전진을 가로막는 이데올로

기적 질곡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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