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정책 강화하는 신임 대통령

「세계사회주의 웹사이트」11/2 빌 반

카를로스 메넴의 집권 10년이 지난 지금, 페론당은 10월 24일에 열린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패배했다.

야당인 ‘노동, 정의, 교육을 위한 동맹’의 입후보자 페르난도 데라루아는 투표에서 48.5%를 얻었다. 반면에 페론당의 입후보자 에두아르도 두할데는 38%를 얻었다. 메넴은 올해 초 헌법에 규정된 3선 출마 제약을 삭제하려 했으나 이는 실패했고, 메넴의 3선 출마는 헌법으로 제약을 받았다.

이번 투표는 메넴 시대의 특징이었던 인구 대다수의 빈곤화, 사회 양극화의 심화, 실업률의 폭등에 대한 광범위한 혐오 정서가 아르헨티나 대중 내에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데라루아는 자신이 부패하지 않은 후보임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정서를 이용했다. 그는 메넴의 당과 결별한 전 페론주의자, 노동조합 반대파, 인권운동가, 여타 좌파 민족주의 진영의 블록인 조국의 연대를 위한 전선(프레파소(FREPASO)당)의 연합 대표로 선출되었다. 이들의 역할은 대통령 선거에서 페론당과 연합하게 될 노동 계급에게마저도 가해질 새로운 공격이 가시화되고 있던 바로 그 때, 데라루아에게 좌파 색채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승리가 명백해진 이후, 데라루아는 “사회 정의와 일자리”를 위해 일하겠다고 맹세했다. 데라루아는 그의 정부가 공식적으로 15%(대부분의 분석가들은 20% 이상일 것이라고 믿는다)인 실업률을 줄이고 보건, 교육 영역을 개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늘어만가는 아르헨티나의 재정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재정을 긴축하겠다고 맹세한 데라루아가 위의 약속을 동시에 어떻게 지킬런지는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 데라루아가 선거에서 한 약속은 10년 전 메넴이 했던 맹세와 비슷하다. 특권적인 지역의 군사 독재자인 메넴은 “가난한 자들의 후보”로 출마했으며, 대중의 사회적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국영 기업을 민영화하여 돈을 모으겠다고 하였다.

두할데는 페론주의의 민중주의적 호소를 부활시키려 했다. 선거 막바지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긴축 정책 강화를 원하는 사람은 데라루아에게 투표해야 합니다. 생산하기를 원하는 사람,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은 내게 표를 던져야 합니다.” 그러나 페론당이 집권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대다수 유권자들은 여기에 속지 않았다.

IMF와 국제 금융기관들은 메넴 정부의 경제, 사회 정책(민영화, 공공 서비스의 축소, 외국 자본에 대한 아르헨티나 경제의 개방에 기반하고 있다)이 라틴아메리카 채무국의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칭찬했다. 동시에 메넴은 미국의 대외 정책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자였다. 메넴은 1991년 아르헨티나 군을 걸프전에 참여시켰으며, 결과적으로 아이티와 발칸 파병을 자원했다.

메넴이 권력을 잡았을 때, 아르헨티나는 심각한 고인플레이션 위기 상황에 처해 있었다. 1989년 인플레이션율은 3731%였다. 1991년에 인플레이션율은 84%로 내려갔고, 올해는 1.1%로 떨어졌다. 정부의 안정화 정책은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달러화의 직접 태환으로 대표된다. 그 영향으로 인해 메넴 정부는 어떠한 독립적인 통화 정책도 취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고인플레이션의 자리를 아르헨티나 노동 계급의 고실업, 빈곤 심화가 차지했을 따름이다. 오늘날 총인구 2700만 중 1300만의 국민이 정부 기준 빈곤층으로 분류된다.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1993년에서 1997년 사이에 아르헨티나 500대 기업의 이윤이 69% 증가했음에 비해, 노동자 10명 가운데 한 명은 직업을 잃었고, 노동시간은 늘어났지만 실질 임금은 정체 상태에 놓여 있다.

간단히 말해, 메넴 정부는 명백하게도, 페론주의의 오랜 정치적 허구성 전부를 포기한 것이다. 후안 페론 장군이 반세기 전 주창한 페론주의 운동은 아르헨티나를 위한 ‘사회 정의’, ‘민족주권’, ‘경제적 독립’을 약속했다. 페론과 그의 당은 전후(戰後) 연간 아르헨티나 자본주의의 잉여가치 일부를 활용해서 부패한 우익 노동 관료를 양성했으며 이들을 국가와 군부에 긴밀하게 종속시켰다. 1960년대와 70년대, 경제 위기와 계급 투쟁의 폭증으로 인해, 페론주의 관료제는 반공산주의 암살단에 인적 자원을 제공했고 이는 10년 간의 군사독재를 향한 길을 닦았다.

1990년대 초반 메넴이 이루었다고 칭송되는 ‘경제 기적’은 아르헨티나의 노동 계급과 광범위한 중간 계급이 축적한 부를 한 줌도 안 되는 상부 특권층(그들의 배후에는 월스트리트와 다른 국제적 금융 중심가가 있다)으로 이전한 것에 불과했다.

메넴은 IMF의 찬사를 받았다. IMF는 최근 보고서에서 페론의 “민영화 정책은 전 기업에 걸쳐 있으며, 기록적인 시간 안에 이루어냈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특기할만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1997년 아시아 시장의 붕괴로부터 시작된 경제 위기로 인해, 아르헨티나와 라틴아메리카 경제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IMF의 평가에 따르면, 작년 외국 자본의 유입이 55% 줄었다. 산업 생산은 14.5% 감축되었다. 1999년 아르헨티나 연방의 적자는 65억 달러를 초과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 상태로 나간다면 내년에는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다.

IMF는 국가 채무를 정산하고 외국 투자가들이 이익을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00억 달러의 신규 대출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 막대한 원조는 신임 대통령이 철저한 긴축 정책을 수행함을 의미한다. IMF는 긴축 정책이 사회안전망 ‘개혁’, 노동법 개정(노동자의 약식 해고 허용), 정부 지출의 광범위한 축소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시직 노동에 대한 규제 완화, 실업 급여의 제한, 주식 형태의 연금 지급 같은 의제들은 이미 논의중이다.

급진당 출신으로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장을 지낸 후 정부청사(Casa rosada)에 입성한 데라루아는 승리한 후 이렇게 말했다. “긴축 대통령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제가 그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데라루아는 현재의 달러-페소 태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의 태환 정책을 고수하면서 국고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은,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통화를 더 찍어내는 것이 불가능하며 따라서 대규모 재정 삭감이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내년 재정 적자는 45억 달러를 넘지 않는다. 현재 국가재정 55억 달러를 삭감할 예정이다. 이 대부분은 아르헨티나의 지방 정부를 겨냥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방 정부들은 사회적 폭발(코리엔테스주와 투쿠만주에서 최근 시작된 격렬한 공공부문 투쟁, 주주이주 실업자들의 봉기 등등)을 저지하기 위해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

현재 태환 정책을 포기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달러에 대한 통화 고정을 거부했던 브라질은 적립 준비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평가 절하를 시행할수밖에 없었다. 국제 통화 시장은, 국가 정책으로든 아니든 간에, 삶의 질과 노동 계급의 일자리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것을 강요하면서 라틴 아메리카 정부들의 통화 정책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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