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로 예정된 제30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지선(53) 전 백양사 주지와 정대(62) 전 중앙종회 의장, 장주(50) 법보신문 사장 등 3명이 출마해 막판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장주스님은 지지기반이 적어 이번 선거는 지선, 정대스님의 양자 대결구도로 좁혀진 상태다. 지선 스님은 80년대 민주화 투쟁에 참여하며, 실천불교승가회를 이끌어온 불교계의 대표적 진보파다. 정대 스님은 서의현 총무원장 재직 때 종회의장을 지낸 대표적 사판승(행정승)으로 꼽힌다. 일단 두사람은 불교계에서 진보와 보수로 구분된다.

이번 선거는 경선을 바라지 않은 고산 전 총무원장이 최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싱겁게 끝나듯 했으나, 지선 스님에 대한 반대 그룹이 정대 스님을 후보로 추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선거 초반 지선 스님 사무실에 들러 그를 격려하기도 한 정대 스님이 갑자기 출마를 결정한데는 94년 이후 개혁 종단을 이끈 월주 스님과 청림회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월주 스님은 총무원장 시절 본사 주지 임명 등을 통해 쌓아온 기반을 활용해 정대 스님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월주 스님은 지난 94년 실천불교승가회의의 지지를 업고 개혁 종단을 구축했으나 지난해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지선 스님이 “월주 스님의 총무원장 3선 도전은 연임만을 가능케한 종헌에 위배된다”고 지적해 출마하지 못하게 한 게 지선 스님을 반대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와 달리 지선 스님은 실천불교승가회 스님 중심의 일여회는 물론 중앙종회의 최대 계파이면서 보수색깔을 지닌 육화회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양 진영 모두 선거 승리를 위해 제휴를 한 셈이다.

선우도량 스님 위주로 구성된 청림회가 지선 스님쪽과 결별한 것에 대해 불교계의 개혁을 희망해온 인사들은 정치권의 상도동-동교동계의 결별과 유사한 것이라며 아쉬워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림회쪽은 “이번 선거가 종단의 자주성을 무시한 법원 판결로 인한 것인데도 지선 스님이 합의를 깨고 고산 스님 재추대를 거부한 채 경선에 나섰다”며 지선 스님 반대 이유를 밝히고 있다. 반면 일여회쪽은 “청림회가 불교 혁신이라는 대의를 저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선 스님쪽은 종단 분규로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고, 94년 종단 개혁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선 불교를 거듭나게 할 인물이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종책도 종단 운영의 투명성 확보와 종단 예산 축소 및 분담금 정책 현실화 등 대중적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정대 스님쪽은 승가 종합복지대책 수립과 사찰 운영의 자율성 확대 등 대중보다는 중앙종회의원과 교구본사 추천인 등 선거인단(318명)을 겨냥한 종책을 주로 내세우고 있다. 21세기 불교계를 이끌 첫 총무원장 선거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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