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패 꽃다지가 자신들의 노래꽃을 피울 자양분을 구하고 있다. 새 음반을 제작할 후원금을 모금한다. 이를 위해 오는 28일엔 영등포역 근처 한 호프집에서 후원의 밤 행사도 마련한다. 이미 녹음을 마치고 제작을 앞둔 그들의 다섯번째 정규음반 제작비를 보태줄 후원자를 모집하는 것이다. 마치 두레처럼 또는 품앗이 하듯 서로의 작은 손길을 모으자는 뜻이다.

12년 전 노동가요 노래패 `노동자노래단’과 `예울림’이 만나 활동을 시작해 92년 정식으로 출범한 꽃다지는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노동자의 벗으로 사랑받아 왔다. 여덟장의 음반과 열세번의 정기콘서트를 했다. 결코 운동권이나 노동계만의 스타가 아닌 어엿한 가요계의 주인공으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바위처럼> <민들레처럼> <서울에서 평양까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와 같은 노래들을 히트시켰고, 그동안 팔린 음반 누계도 10만장을 넘겼을 정도로 대중성면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90년대 함께 민중가요판을 이끌던 노래를 찾는 사람(노찾사)들이 이젠 사실상 활동을 접었고, 가극단 금강도 올 봄 사라져버려 꽃다지는 이제 민중가요판의 유일한 상징으로 남게 됐다. 이번 후원금 모금도 이렇게 어려워진 외부환경과 아직도 열정에 더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내부역량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다. 1년에 200여차례나 공연할 만큼 많은 현장과 무대를 누비지만, 대부분 대가없이 시민단체들의 뜻을 알리는 자리들이어서 재정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천만원의 음반 제작비는 가요기획사들에겐 푼돈이겠지만 꽃다지에겐 버거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후원모금으로 꽃다지는 음반제작비의 30~40%를 충당할 계획이다. 1만원 이상이면 누구나 후원자로 받아들여 보다 많은 이들이 참여하도록 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이렇게 모은 자원으로 만들어질 새 음반은 일단 그동안 꽃다지가 해왔던 음악과는 다른 노래들을 보여줄 계획이다. 전체적으로는 모던록에 바탕을 두면서 단순하고 깔끔한 편곡으로 한층 세련된 노래를 지향한다. 작곡가 유인혁씨의 <진주>, 신예 작곡가 이희진씨가 도종환 시인의 시로 노래를 만든 <희망>, 꽃다지의 간판가수 박향미씨가 박노해 시인의 시를 노래로 만든 <아직과 이미 사이> 등이 새 음반에 수록된다. 노동가요 최대의 매력인 `같이 부르는 노래’의 미학을 이어가면서 모던록의 경쾌함으로 새로운 꽃다지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함께 담긴다. 후원문의 (02)845-3580. 구본준 기자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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