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IMF 이후 빈곤층 1천만 명으로 두 배 확대
– 신자유주의적 ’20대 80 사회’로 양극화 –
IMF 신탁통치 2년째를 맞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의 빈곤층은 외환위기 이후
더욱 확대돼 왔으며 외환위기를 겪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증가세
를 보이고 있음이 밝혀졌다. 또 IMF의 신탁통치가 ‘빈곤 고착화’와 ‘빈곤 세습
화’를 촉진하고 있음이 제기되었다. ‘정리해고 → 비용절감 → 경제성장 → 빈
곤해결’로 될 것이라는 IMF와 김대중 정부의 대책이 오히려 빈곤문제를 악화시
킨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10일 UNDP와 참여연대
가 공동으로 주최한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빈곤 실태와 빈곤감시 시스템’에 대
한 포럼에서 제기되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신자유주의 정
책을 폐지·수정하기보다는 양극화 결과를 축소·은폐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참여연대를 통해 국내 연구진 5명에 맡겨 실시한 ‘외환
위기 후 한국의 빈곤실태와 빈곤감시 시스템’ 프로젝트 보고서에 따르면, IMF의
프로그램에 따른 외환위기 극복방식이 빈곤문제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실효가 없
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가 인용한 세계은행의 ‘빈곤경향’ 자료에 따르면 이른바 “자기방식대로
의” 구조조정을 실시한 태국, 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 중 빈곤층의 비율이 각각
97년 11.4%, 11.0%에서 98년 12.9%, 19.9%로 소폭 늘어난 반면, IMF 프로그램을
따른 한국은 8.6%에서 19.2%로 두 배 이상 급증, 5명 중 1명이 빈곤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보고서는 “세계은행이 한국의 빈곤선으로 규정한 1일 4달러 수입(월
14만 8천8백 원)은 정부가 현재 생활보호대상자에게 지급하고 있는 월 16만 2천
원보다 적어 한국의 물가여건 등을 감안한 실제 빈곤층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
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진이 통계청의 도시가계조사 원(原)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
면, 97년 이후 계속 증가한 한국 빈곤층의 비율은 99년 18.8%를 기록, 최저생계
비도 벌지 못하는 빈곤인구가 1천29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소
득층(상위 20%)의 소득은 96년을 100으로 가정할 경우 97년 120, 98년 127, 99
년 132로 외환위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상승한 반면, 저소득층(하위 20%)의 소
득이 99년 현재 고소득층의 17.4% 수준에 그치는 등 빈부격차가 심해진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비의 경우 전체적으로는 IMF 체제 이후에도 늘었지만 빈곤층은 98년의 교
육비 지출이 97년의 76.7%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자칫 교육기회의 감
소로 인해 빈곤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위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임시직, 일용직 노동자의 비율(각각 33.1%와 17.4%)이 처
음으로 상용직 근로자(49.5%)를 넘어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됨에 따라 불완전고
용이 확대될 위험성도 지적됐다.
노대명(인하대·정치학) 박사는 ‘빈곤의 세계적 구조와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빈곤’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도시가구의 소득규모별 소득변화를 살펴보면 98년
하위 60%의 가구에서 소득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반면 상위 20%의 소득은
외환위기 이후에도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20대 80의 사회’가 현실화
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국제금융기구들이 한국에 권유했던 신자유주의적 구조
조정이 오히려 빈곤을 심화시켰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민들, IMF 극복 멀었다고 생각해
삼성경제연구소가 10일 전국에서 1천 명을 대상으로 10월 25일부터 4일간 실
시한 ‘IMF 체제 2년 평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IMF 경제위기 완전극복을 100
점으로 했을 때 평균 45.1점이 나왔다. IMF 체제를 완전히 극복하는 시기는 향
후 3년 이상이라는 응답이 전체 조사대상자의 47.1%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이
어 향후 3년 내 27.8%, 2년 내 19.9%, 1년 내 4.7% 등의 순으로 나타났고 이미
극복했다는 응답은 0.4%에 불과했다.
또 문화일보가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을
통해 파악한 ‘IMF 관리체제에 따른 국민생활변화 의식조사’에서 나타난 사 결과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보다 더 비관적이다.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94.6%가 IMF 관리체제에 따른 경제위기를 아직 극복하지 못했다고 생각
하고 있으며, 54.7%는 김대중 정부 하에서 IMF 관리체제를 완전 극복하기 어렵
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IMF 관리체제 이전보다 생활이 좋아졌다는
응답은 5.0%에 불과한 반면, 매우 나빠졌거나 나빠졌다는 응답이 55.6%, 변함이
없다는 응답이 39.3%에 달해 국민의 절대다수가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정부
발표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실업통계의 허구성 잇따라 제기
최근 정부가 발표하고 있는 실업률 통계가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
다는 분석이 재벌연구소에서조차 잇따라 나오고 있다. 늘어나는 임시직, 공공근
로자 등은 실업자로 잡지 않는 통계의 허실 때문에 정부 발표 실업률은 크게 낮
아지고 있으나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실업률은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은 9월 중 실업자수는 1백6만 9천 명, 실업률은 4.8%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였던 지난 2월(1백78만 명, 8.6%)에 비하면 크게 호전되었다는 것
(통계청 발표)에 일시적 요인을 감안할 경우 실제 실업률은 5.2%로 높아진다”고 분석하고 ▲구직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비경제 활동인구로 분류돼 아예 취업자 대상에서 제외된
‘실망 실업자’를 포함하면 9월 실업률은 6.5%로 높아지고 ▲근로시간 18시간 미
만으로 추가취업을 희망하는 비자발적 단시간 근로자를 추가한 ‘체감 실업률’은
7.5%가 되며 ▲정부 예산으로 지원되는 공공근로 사업 취업자(9월 기준 30만 명
추산)를 감안할 경우 9월 실업률은 8.5%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산직의 취업률은 지난해에 비해 9.7% 늘어났으나 사무직은 오히려 5.3% 감소
했다고 지적하고, 임금 근로자 가운데 ▲일용직은 37.4% ▲임시직은 7%가 각각
늘었으나 ▲상용 근로자는 4.5%가 감소해 현재의 취업증가 추세가 안정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 3/4분기 내 실업기간이 1년 미만인 실업자는 작년동기(同
期)에 비해 28.8%나 감소했으며 신규실업자도 26.5%가 줄었으나 실업기간이 1년
이상인 장기실업자는 18만8천 명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무려 22.9%나 증가했다.
이같은 장기실업자의 문제는 생산기술 등의 변화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이는
미래의 가장 중요한 실업문제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제 본격적
인 IMF 신탁통치의 폐해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적인 ’20대80 사
회’로 전락하고 있음이 구체적인 수치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김대중 정부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강행함은 물론이고 자신들의 경제전망과
관련하여 수치상으로 조작하는 것도 서슴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예년과 달리 실업
률을 제외했다. 그 이유는 KDI는 내년 실업률이 5.2%로 추정됐는데, 이를 ‘외
부’에서 4.9% 아래로 낮추라고 요구하는 바람에 고민 끝에 아예 제외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수치를 가공한다고 해서 실상이 감추어지고 가려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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