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바꿀 건 바꿔야 한다 ① 회의시간 지키기

“철의규율·제도보완 같이가야”

민주노총 7차 중앙위 유회를 계기로 자성의 소리가 높다. 아울러 그동안 아닌 줄 알면서도 유야무야 지속돼온 오랜 관행도 이참에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노조활동에 스며든 잘못된 관행과 그 극복방안을 몇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예전에는 ‘코리언타임’이라는 말이 자주 쓰였다. 약속시간보다 몇 분 늦게 나타나야 권위가 있는 것처럼 여기고 실제 그렇게 하는 우리나라의 잘못된 시간관념을 비꼰 말이다. 그런데 최근 민주노총에서도 회의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아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면서 이를 깨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그 첫 진원지는 공공연맹. 공공연맹(위원장 김연환)은 지난 10월8일 중앙위원회 예정시간이 30분 지나도록 성원이 안되자 바로 유회조치했다. 당시 “이렇게라도 해서 잘못된 관행은 깨자”는 중앙위원도 있었고, 늦게 도착한 중앙위원들은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서 늦을 수도 있는데 너무한다”며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다음 중앙위원회는 11월4일부터 2박3일동안 열린 수련회 끝인 6일로 잡았고, 연맹은 사전에 ‘정시에 성원이 되지 않으면 유회한다’, ‘단, 성원은 됐지만 참가자들이 보다 많은 사람이 모인 가운데 토론하자는 의견이면 회의시간을 늦출 수 있다’고 공지했다. 물론 수련회에 이어 열렸다는 요인이 있었지만 이날 중앙위원회는 정시에 성원이 돼서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이승원 공공연맹 사무처장은 “물론 잘못된 관행이긴 하지만 불참자만 나무라기 보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회의날짜를 충분하게 공지하지 않거나, 다른 일정과 조정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그것도 임박해서 공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처장은 “연맹에서는 회의 시간과 요일을 못박아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뒤 “시간 지키기도 중요하지만 내용도 중요하다”며 “회의자료도 일주일 전 공지하도록 규정에 못박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금속산업연맹(위원장 문성현) 역시 최근 회의시간을 지키려 애쓰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난 11월8일 민주노총이 중앙위원회 시작 30분 후 유회조치한 것에 대해 대체적으로 동의한다. 전재환 금속산업연맹 사무처장은 “우리 조직은 특히 울산, 마창, 광주 등 먼 지역에서 올라오기 때문에 아쉬워하기도 했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런 조치도 필요하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단위노조에서는 상급조직의 이런 잘못된 관행을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노조 최인동 편집국장은 “단위노조에서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러나 사전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에서 참석인원과 도착시간을 미리 점검하고, 극단적인 경우 성원이 안될 것이 예상되면 차라리 회의를 취소하고 가능한 날짜를 다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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