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이리 솟구치지 않느냐
우리가 이리도 시퍼렇게 살아있을 줄 미처 몰랐다
그래서 오늘로 끝나지 않는다
이것은 다만 시작일뿐이다
노동자·민중대회 이모저모
대회장 주변행사도 ‘풍성’
○…본대회가 열린 여의도공원 광장주변에는 많은 주변행사가 눈길을 끌었다.
원진녹색병원 관계자 10여명은 행사용 천막을 친 채 무료 직업병상담과 간단한 진료를 펴 많은 호응을 받았다. 장애인실업자연대(준)은 70%에 이르는 장애인 실업률에 대한 대책수립을 촉구하며 사진전을 열었다.
서명운동도 많았다. 민족정기수호국민연합이 대형확성기를 갖춘 채 ‘박정희기념관 건립반대-민족반역자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1천만 서명운동을 펼쳐 호응이 컸다. 이밖에 책갈피출판사의 홍교선씨 석방을 요구하는 서명운동, 호주제철폐를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벌어졌다.
각계 사회·시민단체로 구성된 ‘투자협정·WTO 뉴라운드 반대 민중행동’은 ‘NO! to WTO’라 적힌 대형현수막을 펼쳐놓고 참가자들의 서명을 받았다. 대회장 뒷켠에서는 여성활동가들이 운동사회내 성차별과 가부장성을 타파하자는 취지의 ‘컵깨기행사’를 가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오랜만의 대학전야제로 따뜻한 잠자리
○…올해 노동자전야제는 오랫만에 대학캠퍼스에서 치러져 평판이 좋았다.
최근 몇 해 동안 전야제가 한강둔치나 보라매공원 등 야외에서 열리는 바람에 잠자리문제가 큰 고민거리였다. 살을 애는 추위를 얇은 천막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
올해도 애초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치르려다 이 점을 감안해 중앙대 운동장을 알아보게 된 것인데 다행히도 대학쪽의 협조로 문제를 풀 수 있었던 것. 중앙대쪽은 게다가 참가들이 묵을 강의실에 난방까지 넣어주는 전에 없는 편의를 제공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중앙대노조와 총학생회가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캠퍼스 이용과 관련해 시설물훼손이나 뜻밖의 사고 등으로 학교쪽의 눈밖에 나면 앞으론 영원히 학교를 이용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으나 학교쪽이 이 점에 만족을 표한 것으로 알려져 담당자들이 가슴을 쓸어내기도 했다.
직접 뛰니 모금수입 ‘짭짤’
○…올 대회에서 대교, 원자력병원, 고려운수, 부영마을버스 등 4개 노조는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는 후문. 민주노총은 노동자대회에서 모금통을 딱 한번만 돌리기로 결정하고, 모금할 조직으로부터 신청을 받은 결과 8개노조가 모금을 신청했다. 그러나 당일 현장에 모금통 만들어서 나타나 직접 모금을 한 사업장은 이들 네 곳. 진행팀이 노래 열곡을 내리 틀어대며 모금을 ‘독려’하는 동안 모금통은 대회장을 돌아 6백만원 가량의 돈을 걷어온 것. 네 조직은 모금된 돈을 곧바로 똑같이 나누어 가져갔는데, 모두들 믿기지 않는다는 눈치.
전야제에 ‘수화통역’ 등장 눈길
○…노동자대회 전야제가 진행되는 동안 무대 한켠에서 이전에 볼 수 없던 장면이 눈에 띄었는데, 투쟁연설과 발언을 곧바로 수화로 통역한 것. 수화 장면은 액정을 통해 대형화면으로도 내보내 멀리서도 볼 수 있도록 했는데, 장애인을 포함한 행사 참여자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해 큰 호응을 받았다. 수화를 맡은 사람은 에바다농아학교에서 교사로 일한 적이 있는 신연실씨로 전교조 조합원이기도 하다고.
인천 호프집화재 유가족도 “함께 투쟁”
○…민중대회 식전행사에는 인천 인현동화재사건 유가족 대책위원회의 한장석 위원장이 나와 진상규명을 호소해 참여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한위원장은 “우리 어린 아이들을 억울한 죽음으로 몰아넣은 책임자를 기필코 밝혀내야 한다”며 “노동자, 민중들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호소해 대회장이 잠시 숙연한 분위기에 휩싸이기도. 참가자들은 곧바로 큰 박수와 함성과 함께 “투쟁”으로 응답했다.
‘노동자’가 ‘춘향’으로 변신?
○…민중대회 단상앞 광장에 ‘노동자춘향’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삼미특수강 해고자들이 목칼을 쓴 채 절박한 요구를 호소하고 나선 것. 이들이 쓴 목칼에는 ‘고법판결 이행하라’, ‘대통령 지시 이행하라’, ‘주40시간 노동쟁취’ 등이 적혀 있었다. 춘향이 결국 누명을 벗듯 억울한 부당해고를 박살내겠다는 삼미특수강 해고자들의 결연한 의지가 빛났다.
이번에도 불법강제연행 사태
○…1백여명의 경찰기동대가 민중대회에 뒤이어 평화행진을 벌이던 장애인과 학생 30여명을 불법강제연행해 참가자들의 분노를 샀다. 장애인실업자연대(준)에 따르면 경찰은 강제연행전 어떠한 협조요청이나 경고조치도 없이 이들을 마포경찰서로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 위성심씨(지체장애·45세)가 전경의 곤봉에 맞아 허리와 목에 부상을 입고 강동성심병원으로 후송됐다. 장애인 1백여명은 다음날 새벽 12시30분경까지 마포경찰서앞에서 책임자처벌, 서울시경찰청장 사과, 피해보상 등을 요구하며 항의농성을 벌였다. 마포경찰서장이 면담을 통해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장애인들은 법적 대응을 강구키로 하고 자진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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