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건강4

김은희/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처장

밤에는 근무 말고 ‘사랑’을

우리나라 제조업체에서 교대근무를 하는 노동자수는 약 25%에 이른다. 용광로나 석유화학업종 등 24시간 계속 작업해야 하는 곳도 있으나, 회전률을 높여 빨리 이윤을 내기 위해 일반금속, 전자, 섬유업 등에서도 주야간 교대작업을 하는 곳이 많다. 이밖에도 경비업무, 병원, 언론 등의 업종에도 교대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교대작업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물론 야간작업이다. 야간작업은 인간의 생리적 기능에 반할 뿐 아니라, 낮에는 빛과 소음으로 제대로 잠을 못 자 심각한 수면부족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야간작업시 밀려오는 피로와 졸음은 사고의 위험을 빨리 감지하지 못하게 해 산재사고를 당하기 쉽다. 야간작업 때는 보통 새벽1시께 야식을 하게 되는데, 이는 위장에 무리를 주게 된다. 또한 불규칙한 식사, 졸음을 쫓느라 마셔야 하는 커피나 피로회복제 등도 소화기에 장애를 준다. 여성은 월경주기에도 영향을 받는데, 교대작업에 따라 호르몬 조절능력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교대근무를 할 때에는 뒤바뀐 생체리듬을 회복할 수 있도록 휴식시간을 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4조3교대 등 교대팀 인원을 늘여 주당 근무시간을 줄여야 한다. 야간작업을 할 때는 1시간 이상의 수면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교대근무 주기를 빠르게하는 것은 생체리듬의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교대근무 특히 야간작업을 없애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60년대 이태리 노동자들은 야간작업을 없애기 위한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그때 슬로건은 ‘밤에 사랑을!’ 이라는 지극히 인간적인 것이었다. 노동자가 정상적으로 가족생활과 사회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사회, 그런 사회가 진정 살맛나는 사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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