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서울대교구장 직에서 은퇴한 김수환(金壽煥.77)추기경의 ‘사이버 접속’이 신선한 감동을 주고 있다.

김추기경이 은퇴 이후 국내외 강연과 회고록 집필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컴퓨터를 직접 배워 젊은이들과 이메일 대화를 하고 있는 것.

지난해 11월 개설한 가톨릭인터넷 굿뉴스(www.catholic.or.kr/goodnews/default.htm)사이트 ‘추기경님에게 드리는 사랑의 편지’코너에 답지한 이메일은 지금까지 8백여통. 하루평균 2∼3명과 사이버대화를 한셈이다.

“교회 안에서 남녀 불평등이 심한 것 같아요.” “인천라이브 호프집 화재사건이 안타까워요.” “추기경님은 몇시에 주무세요” 등 개인 의견에서부터 신상문제 문의에 이르기까지 거침이 없다.

이메일이 도착한 뒤 김추기경이 쓴 답장은 ‘사랑하는 친구들에게’란 제목으로 게시판에 고스란히 공개된다.

“여성이 사제가 되지 못할 이유는 없어요. 이를 고치도록 노력해야겠죠.” “화재사고는 우리나라가 안전불감증에 걸려 있는 탓이에요. 슬픈 일입니다.” “별것에 다 관심있네. 보통 밤11시에 자요.” 특히 김추기경의 답장 말미에는 항상 ‘혜화동에서 할아버지가’로 끝을 맺어 친근감을 더해주고 있다.

컴퓨터 문외한이었던 김추기경이 이처럼 사이버공간에서 대화를 나누기까지에는 지난 1년간 각고의 노력이 필요했다. ‘컴맹’임을 토로하며 3∼4줄의 문장을 쓰는 데만도 30분 이상 걸리는 고행이었다고 김추기경 자신이 고백했을 정도다.

이에 대해 젊은 네티즌들은 “고령임에도 젊은이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추기경의 열성에 놀라울 뿐”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호경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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