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온라인 진입장벽은 여성의 빈곤화와 맞물려 있다. 여성들이 자유롭게 활용하기엔 컴퓨터가 너무 비싸다. 또 여성들은 주로 단순보조 노동이나 붙박이 노동을 하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쓸 수 있는 권한이나 시간이 없다.”

여성들의 온라인 진입장벽을 점검하고 극복전략을 모색하는 워크숍이 지난 15일 숭실대 사회봉사관에서 열렸다. 제2회 서울국제노동미디어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서울여성노동조합(위원장 정양희)과 참세상 여성마당 여성활동가들이 주관한 ‘여성노동자의 온라인 진입장벽과 극복전략’ 워크숍에는 여성노동조합 관계자, 웹진·게시판 운영자, 여성운동가 등 5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워크숍의 부제이기도 한 ‘사이버 공간에 여성들이 없는 이유’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많은 여성들이 사이버 공간에 진입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컴퓨터가 없다) △교육 및 성장과정에서의 체계적 배제(컴퓨터가 어렵다) △사이버공간의 남성적 문화(온라인 성폭력 등)를 꼽았다.

구체적인 사례로, 여성들은 컴퓨터를 장만할 만큼 충분한 임금을 받지 못할 뿐더러 컴퓨터가 있어도 대부분 남편과 아이들의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여학생들은 수학이나 과학을 잘 못한다’는 사회적 평가를 받기 때문에 수학·과학의 응용으로 간주되는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여성들에게 ‘어려운 것’으로 다가간다는 것이다. 게다가 사이버 공간에 발을 내딛은 후에도 각종 ‘장벽’에 부딪힌다고 토로했다. 대화방·토론방에 여성을 비하하는 글 게시, 원치않는 쪽지나 음란물 등을 집요하게 보내는 사이버 스토킹, 여성관련 사이트 침입 등 온라인 성폭력은 다양한 형태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실정.

참세상 여성마당 운영자 전희경씨는 “여성들은 컴퓨터가 없거나 있어도 조작할 줄 모르고, 컴퓨터가 남성 영역에 속한다는 사회인식 때문에 끊임없이 컴퓨터에 대한 낯설음을 극복해야 하며, 사이버문화의 남성적 성격으로 인해 소수자의 지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온라인 진입을 꺼리게 되는 악순환을 겪는다”며 “이러한 진입장벽을 간과한 채 여성들에게 ‘필수적이다’ ‘하면 된다’를 강요하고 ‘사이버 시대’ 운운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하지만 정보통신기술의 도구로서의 인터넷의 효율성에 주목, 겹겹의 진입 장벽을 극복하고 사이버 공간에서의 여성공동체 형성을 이루자는 데 뜻을 모았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최근 들어 인터넷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여성단체들의 홈페이지나 여성관련 메일링 리스트 활용도 활발해지고 있다”며 “여성문제를 주제로 한 사이버토론회나 인터넷 방송 등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여성들의 방식으로 의사소통하는 공간에 대한 고민이야말로 이제 새로운 여성운동의 주제가 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워크숍을 마치면서 ‘여성들의 온라인 장벽 극복을 위한 3대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온라인상의 성비불균형이 계속되는 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거부하고 △온라인상의 성폭력 추방운동을 전개하며 △직장·지역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사용공간 설치 요구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해나가기로 결의했다.

<서정은 기자 punda@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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