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월급제가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있다. 지난 97년 법제화 된 `택시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월급제)가 택시회사 업주들의 소극적인 태도로 잘 시행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자민련 의원들이 아예 전액관리제를 폐지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민주택시노련은 지난주 연일 서울 마포 자민련당사 앞에서 전액관리제 폐지법안 제출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택시노련은 그동안 전액관리제가, 이를 시행하지 않는 업체에 대한 처벌 조항 미비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처벌조항 강화 등 제도적 보완을 요구해왔다. 전액관리제는 택시운전자가 그날 번 수입을 모두 회사에 입금시키는 대신 정액을 월급으로 받는 제도로, 지입제 등 불법운영 방지와 서비스 개선, 택시노동자 생활안정을 위한 월급제 도입을 위해 지난 97년 9월부터 법제화됐다 .

최근 정부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두 택시노련의 의견을 수렴해 법 규정을 4번 위반하면 사업자의 허가 차량을 줄이는 등의 처벌 조항을 마련했는데, 차수명 의원 등 자민련 의원 53명이 이와는 정반대 내용의 폐지 법안을 지난 10일 국회에 낸 것이다. 이에 따라 국회 건설교통위는 조만간 전액관리제 강화 법안과 폐지 법안을 한꺼번에 심의할 수밖에 없게 됐다.

노동계는 전액관리제가 택시업체의 탈세와 지입·도급제 등 불법 운영을 뿌리뽑고 운전자들의 난폭운전 등 서비스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민주택시노련은 서울시의 택시 운전자 1인당 하루 수입금 조사와 택시회사의 매출액 신고현황 등을 종합조사한 결과, 한해에 전체 수입금의 40% 정도인 5000억원 가량의 택시요금이 신고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또 택시 운전자 처우개선 자금 마련을 위해 정부가 감면해주고 있는 부가세 가운데 20% 정도만 실제 집행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급제·지입제 등 불법경영 문제도 심각하다는 것이 노동계의 주장이다. 민주택시노련이 지난해 말 서울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택시의 40% 정도만 정상적인 사납금제로 운영되고 있다. 나머지 가운데 40%는 회사가 개인에게 택시운행과 관리권을 전적으로 넘기고 일정액을 받는 도급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20%는 회사가 수천만원의 보증금을 받고 사실상 택시를 팔아넘기는 지입제로 운영되는 것으로 민주택시노련쪽은 추정했다.

그러나 건교부 국감자료에 따르면 택시회사가 불법경영 문제로 처벌된 건수는 지난 97년에 26개 회사 132대, 98년에 23개 회사 195대에 불과하다. 올해에는 상반기까지 15개 회사 338대가 운행 정지 등 처벌을 받았다.

전액관리제를 바라보는 택시회사 업주들의 시각은 크게 다르다.

택시사업조합 등은 전액관리제를 도입하면 영세한 업체들이 잇따라 부도를 낼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정한 사납금이 없어지면 택시운전자들이 과거처럼 열심히 일하지 않아 수입금이 급격하게 줄어들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아무튼 노동계는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전액관리제가 제대로 시행될 때까지 계속 투쟁한다는 방침이어서 건교위의 심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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