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건강 6

김은희/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처장

한국 여성노동자 ‘과보호’ 받는다?

얼마 전 TV에서 여성노동자의 모성보호조항 폐지에 대한 찬반 토론이 나왔다. 경총 토론자가 “현재의 모성보호조항은 사업주에게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여성 노동자의 취업기회를 막고 있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 “세계적으로도 법적 사례가 없는데 우리나라 여성들만 특이하게 보호되어야 할 신체적 특성이 있느냐”는 취지로 말하는 것을 봤다. 어이가 없었다. 마침 여성노조에서 참여한 토론자의 반론이 있었기에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여성노동자는 산업현장의 생산기능 이전에, 2세를 출산해 사회를 유지하는 모성기능을 갖고 있다. 그러기에 모성기능은 사회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당연한 공감대로 자리잡고 있다. 선천성 기형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물질을 다루는 작업이나, 생리주기에 영향을 끼치는 야간작업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며 분만, 육아휴가 등을 제도화해야 한다. 또한 장시간노동이 주를 이루는 나라에서는 생리휴가제도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여성노동자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회사에서는 낮은 임금에도 해고될까 두려운 형편이니, 유해작업이고 야간작업이고 법적 권한을 따질 여유가 없다. 집에 돌아오면 집안일, 아이보기 등 힘든 노동의 연속이다.

현재 우리나라 여성 노동자는 약 5백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다양한 고용형태까지 포함하면 8백만명이 된다고도 한다. 특히 IMF 이후 여성노동자의 70% 이상이 비정규직으로 전락해 버렸다. 이런 때 ‘생리휴가제 폐지’니, ‘야간근로금지 완화’니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날로 악화돼가는 우리 사회의 모성을 더욱 보호해야 한다. 유해작업에 종사한 여성노동자에 대해 결혼 후, 퇴직 후에 이르기까지 임신, 출산 등 모성과 관련된 영향을 조사해 그 사회적 대책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

여성노동자가 건강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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