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 22일 ∼ 1999년 11월 28일 : 제315호

반성없는 의보통합 반대론자들

‘2백만명 뻥튀기’ 확인하자 “1천만명 서명받겠다” 큰소리

‘섭섭하다.’ 의보통합 반대서명 조작의혹이 불거진 뒤 민주노총이

연일 강한 비난성명을 발표하자, 한국노총의 분위기는 ‘같은 노총끼

리 이럴 수가 있느냐’는 분위기다. 노동운동 진영이 가뜩이나 수세에

몰려있는 터라 힙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서명에 ‘약간의 하자’가

있다고 해서 맹공을 퍼붓는 민주노총이 못내 서운하단 얘기다.

한국노총 한 관계자는 “서명을 받다보면 중복 등으로 약간 부풀려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면서도 “어찌 됐든 여론이 의보통합을 반대한

다는 것은 확인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소 누그러든 것 같은 이 관계자의 반응과 달리 한국노총의 공식입

장은 강경 일변도다. 노총은 지난주 잇따라 발표한 성명에서 “의보통

합론이 여론의 호응을 받지 못하자 이를 만회하려는 외부 불순세력과

민주노총내 일부 조직은 ‘조사사기극’을 중단하라”며 “한국노총

을 음해해 조직확대라는 반사이익을 얻고자 하는 것이라면 파멸만을

초래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기가 막히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사실을 왜곡

해놓고 섭섭하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이냐”며 “한국노총이 ‘너

희 조직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떡할거냐’고 묻는데, 정상적인 노조

라면 문제를 일으킨 산하조직을 정리하고 지도부가 사퇴해야 할 엄청

난 사건”이라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양대 노총의 이같은 대립이 길어지면 본질은 가려

진 채 노동계의 분열만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정확한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공

동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김홍신·이성재 의원은 지난 16일 청원접수된 서명부를 조사한 결과

1백70만명의 서명이 부풀려져 서명자는 약 3백30여만명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시민단체들은 한국노총의 반발을 “어이없다”고 일축하고

“정부·여당은 판단착오를 인정하고, 통합 실무작업을 재개해야 할

것”이라며 촉구했다.

<배영환 기자 hansae@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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