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 22일 ∼ 1999년 11월 28일 : 제315호

7년여 운동결과 보전지구 지정

발 벗고 나서준 공무원에 감명

이인식 전국습지보전연대회의 집행위원장

지난 97년 6월 6일. 국내 최대의 자연늪 창녕 우포늪이 환경부에 의해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됐고, 98년 8월에는 ‘람사협약’에 의해

국제적으로 보전돼야 할 습지인 ‘람사사이트’로 지정됐다.

보전운동을 펴온 나를 비롯한 개인·단체들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결과를 지켜봤다. 이렇게 빨리 우포늪이 보전지구로 지정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한 때문이다.

실제로 98년 8월 람사습지지정에 따른 공청회 때까지도 재산권 행사

에 막대한 피해가 올 것이라는 이유로 격렬한 반대가 있었다.

그런데도 우리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7년에 걸친 지속적인

보전운동 덕택이다. 더구나 환경단체뿐 아니라 환경부 공무원들이 주

민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데 앞장서준 때문이다.

내가 우포늪과 친해진 것은 전교조 운동으로 교단을 떠나면서부터다.

교단을 떠났지만 지속적으로 교육활동을 하고 싶은 생각에 이곳을 야

외교육장으로 삼았던 것이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마을 주민들과 친

교를 쌓게 되었다. 처음엔 좋은 야외학습장 정도로 여겼으나 92년 리

우환경회의에 참석하면서 이곳을 자연보전지구로 만들어야겠다는 욕

심을 갖게 됐다.

자연늪이 보전되면 주민들에게는 어떤 문제가 생길 것인가를 생각하

면서 주민들과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눈 적도 많았다. 주민들이 이해하

고 동조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창녕군과 지역 국회의원 그리고 지역의원들은 공단이나 다른 용

도로 개발하겠다는 선거공약과 더불어 개발욕구가 많았다. 더구나 갯

벌과 자연늪 등이 가치없는 땅으로 인식되면서 나라 곳곳에서 매립·

개발사업이

하지만 우포늪은 운이 좋았다. 92년 리우 환경회의 이후 환경의 중요

성이 부각되더니, 96년 한국이 람사협약에 가입함으로써 국내에서 습

지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마산창원환경운동연합을

비롯 국내 단체들도 회의에 대거 참여했다. 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우리는 습지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틈을 타 우포늪을 보전지구로 지정

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방자치단체·환경부·주민들을 끊임없

이 만났다.

당시 환경부 자연생태과의 이지윤·김원미 씨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많은 공무원들과 만나봤지만 이들처럼 발벗고 우리와 함께해준 공무

원은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울에서 4차례나 현지에 와 주

민과 간담회를 갖고 법개정문제 등을 논의해주었다. 주민들의 끝없는

질문에도 귀찮은 기색없이 설명하고 논의하는 열린 모습을 보여주었

다.

98년 자연환경보전법이 개정됐고 주민들의 동의하에 우포늪이 첫 보

전지구로 지정됐다. 주민-환경단체-환경부 모두의 승리였다.

11월 중순. 우포늪에는 많은 겨울철새들이 주민들의 보호하에 평화롭

게 살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도로나 수로를 건설하려는 개발의 위협

은 계속되고 있다. 보전지구 지정에 성공한 만큼 정신 바짝 차리고 지

켜봐야 할 때다. 우포늪 지키기는 지금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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