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 22일 ∼ 1999년 11월 28일 : 제315호

낭비성 예산 국회심의 강화해야

시민연대, 7천여억원 효율성 의문 제기

국감결과 3조8천억원 불요불급 지적

정부기금·예비비도 시민감시 받아야

올해 국감에서 불요불급해 낭비가 심하다고 지적된 예산이 3조8천억

원이나 됐으며 내년에도 낭비성 예산(안)이 7천억원이 넘게 책정된 것

으로 추정돼 국회의 엄정한 심의가 요구된다.

아울러 1백15조원이 넘는 75개 정부관리기금과 1조원을 웃도는 일반

회계 예비비중 국정원몫은 국회에 사용내역만 보고되는 실정이어서

아예 낭비규모조차 알 수 없어 재정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투명한 심

의·집행 조처가 시급하다.

국회 예결산특별위 모니터 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가 국회에 계류중

인 내년도 부처별 예산안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예산 6천여억

원, 교통 1백50억원, 문화 1백12억원, 사회복지 2백20억원, 환경 6백59

억원, 노동 3백19억원 등 총 7천여억원이 낭비 요소로 꼽힌다.

국방예산 중에서는 △비리의혹이 해소 안된 백두금강사업과 장거리레

이더 등 구입에 2천3백13억원 △내년 4월에 종료되는 KFP사업상

KF-16기 및 러시아제 잠수함 구매비 3천2백64억원 △전년 GNP증가

율에 연동키로 했으면서도 무리하게 올린 주한미군 주둔비 증가액 2

백6억원 △일반회계에서 전입되는 특별회계상 국군홍보관리소 사업비

1백75억원 △6·25 50주년 사업비 36억원 등이 불요불급한 예산이라

는 지적이다.

교통에서는 인근 상인들의 주차장으로 전락해버린 수도권 환승주차장

건설비와 도심 대중교통과는 무관한 여객터미널 개보수비 등으로 책

정된 1백50억원이 효율을 의심받고 있다.

문화에서는 기독교식 서력에 따른 2000년 기념행사를 꼭 따라해야 할

지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은 채 책정한 ‘새천년사업비’ 1백억원,

총 12조원을 들여 벌이는 남해안 관광벨트 개발계획 구상을 우리 문

화·역사적 가치를 이해할 수 없는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맡긴 용

역비 12억원도 눈총을 받고 있다.

사회복지예산에서는 올해에도 4백여억원을 들였지만 30여억원의 추가

가입 효과밖에 얻지 못한 국민연금 홍보비(길라잡이) 2백20억원, 환경

예산에서는 3배나 많게 책정돼 낭비요소로 꼽힌 소각장 건설비 6백59

억원, 노동에서 ‘신노사문화창조’ 관제 행사비 50억원과 지방청사

매입비용 2백69억원 등이 꼽힌다.

아울러 정부관리기금 1백15조원과 예비비 중 관행상으로 국정원이 사

용하던 2조3천2백45억원은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국회 심의나

시민 감시를 위한 투명화 작업이 절실하다.

이밖에도 정부가 국고보조금의 용도를 한정해 자치단체는 이 돈을 쓰

려고 훨씬 큰 자체 재정을 마련해야 하는 악순환과 낭비도 줄여야 한

다. 게다가 기업예산회계법을 적용받는 철도·통신·양곡 특별회계의

매년 손실을 일반회계에서 메우는 것도 재고해봐야 할 일이다.

한편, 함께하는 시민행동(운영위원장 이필상)이 지난 국감 때 낭비 지

적을 받은 국가예산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낭비가 분명하다고 판단되

는 예산만 43건에 3조8천7백2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

서도 특히 신노사문화 사업, 한국자원재생공사 방만운영, 노동부의 지

방청사 매입 등은 지난 국감서 “낭비성 예산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는데 다시 예산이 책정돼 말썽이다.

이에 대해 기획예산처 김경석 예산총괄심의관은 “새 천년 첫해를 맞

아 정보화, 과학기술 발전, 문화경쟁력 강화, 환경보전 등 21세기 선진

국 도약을 위한 기본준비에 충실하고 지속적 경제성장과 구조조정에

적정한 재정을 반영했으며 한시적 재정은 가급적 줄이겠다는 방침에

따라 예산을 편성했다”며 “세출을 최대한 억제했으며 경기가 빠르

게 회복되고 있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방식 기자 bschoi@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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