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 29일 ∼ 1999년 12월 5일 : 제316호
레저용차량 구입시 최고급 사양 강요
소비자는 울며 겨자먹기식 패키지 구입 불가피
녹색소비자연대, 공정거래위에 제소키로
“트라제 옵션(선택사양)가격은 너무하더군요. LPG 9인승의 경우 가
족의 안전을 생각해서 에어백을 하나 추가하려 하면 다른 사양들까지
필수로 사야 돼 무려 4백만원을 더 내야 합니다.”
PC통신 하이텔에 올라온 한 소비자의 하소연이다. 이처럼 자동차를
살 때 소비자가 필요한 것만 추가로 선택할 수 있는 사양(옵션)이 묶
음(패키지)으로 나와서 별로 필요하지 않은 것까지 함께 사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공급이 달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RV(다
목적)차량의 경우 선택사양품목을 대부분 패키지로 묶어서 판매해 소
비자들은 원치 않아도 울며 겨자먹기로 사야 한다.
현대 트라제XG의 경우 LPG 9인승 GLS차종의 기본가격은 1천7백70
만원인데 31만원짜리 조수석 에어백을 달려면 에어백 뿐만 아니라 리
어스포일러 등을 포함하는 패키지I(27만원), 전동식 선루프(45만원),
ABS 브레이크(62만원), 오디오-비디오 시스템(AV와 VCD, 132만원),
음성경보장치 등을 포함한 패키지III(1백만원)까지 무려 3백97만원을
더 내야 해 최종 차값은 2천1백67만원에 달한다. 더구나 이런 패키지
는 순차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어 ABS를 달려면 그 전단계 사양인
패키지I과 전동식 선루프를 반드시 택해야 한다.
기아 스포티지 아멕스(4도어)도 사정은 비슷하다. 차값은 1천2백95만
원이지만 ABS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CD플레이어 등이 포함된 세이프
티패키지(2백50만원)를 구입해야 하는데 이 패키지만 단독으로 살 수
없고 보조제동등·알루미늄휠 등이 포함된 패키지I(56만원)과 안개
등·범퍼가드 등이 포함된 패키지II(76만원)까지 얹어 사야 한다. 패키
지 가격만 3백82만원이니 기본차값의 3분의 1에 달한다. 듀얼 에어백
(85만원)을 달려면 이 모든 것을 다 선택한 후에야 가능하므로 안전
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에어백을 달기 위해서는 4백67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현대 RV판촉팀 한성호 과장은 “선택사양을 달려면 조립라인이 각각
필요해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은 트라제의 경우 아직 라인이 부족해
선택사양의 종류가 한정돼 있다”며 “조수석 에어백 같은 경우 소비
자들의 구매 패턴상 우선순위가 밀려 그렇게 된 것”이라고 그러나 이는 소비자보다는 자동차회사측 사정을 우선했다는 것이 소
비자단체의 지적이다. 세이프티 패키지에 CD플레이어가 포함된 것도
이해하기 힘든 노릇이지만 이 모든 것을 순차적으로 구입해야 하는
것은 명백한 끼워팔기라는 것이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자동차제조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이런 부당거래관행
을 개선할 것을 요구하며 끼워팔기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키로 했
다. 이와 함께 자동차 선택품목 끼워팔기에 대한 개인 소비자의 상담
을 접수해 실제적인 피해사례들을 구제토록 할 계획이다.
<강상헌 기자 lafalafa@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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