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 29일 ∼ 1999년 12월 5일 : 제316호

인터뷰 – 전통 장 만들기 30년 수진원농장 정 두 화 회장

“전통 장 복원은 국가가 나서야 합니다”

“우리 할머니·어머니들의 음식만들기는 정직합니다. 방부제 따윈 생

각도 하지 않고 정성과 사랑으로 가족의 먹을 거리를 만들었죠. 그 마

음을 잇고 싶었습니다.” 양평군 수진원농장 정두화 회장(82)이 전통

장류(된장·간장 등) 복원에 30여년 세월을 바친 이유다. 말표 구두약

으로 유명한 기업 태양사의 창업주이면서 전통장류 복원의 기수인 그

를 수진원 농장에서 만났다.

“전통 장류의 계승 발전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말표구두약으

론 성공했으나 전통장 만들기는 걸음마부터 시작해야 했다. 성남의 한

국전통식품연구소를 다니며 기술을 익히고, 궁중요리 전문가 황혜성

교수를 초빙해 자문을 받는가 하면, 전국 각 지역의 장에 대한 정보

수집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의 전통장 만들기에서 특징적인 것은 독창적인 장

독 뚜껑이다. 그의 장독 뚜껑은 위가 투명하고 옆에 구멍이 나 있다.

“늘 햇볕을 받을 수 있도록 위를 투명하게 하고 항상 공기가 통하도

록 옆에 구멍을 냈습니다. 옛날 우리 어머니 할머니들이 볕 좋은 날이

면 장독대를 늘 열어두는 데서 착안했죠. 장 맛을 만드는 것은 태양과

주변 미생물, 그리고 꽃가루입니다. 실제로 장만들기에서 사람의 기술

은 거의 필요없죠. 자연이 장맛의 기본이고 자연을 받아들이려는 정성

만이 사람의 일입니다.” 그의 설명이다.

벌써 3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의 전통장은 기업화하지 않았다. 손

으로 만들어야만 전통의 맛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유

럽에서도 전통식품은 손으로 만들어야지 기계로 만들면 인정을 안해

줍니다.”

전통의 복원에 고집스러웠던 보람은 있었다. 농림부 장관의 ‘한국전

통식품’ 인증을 된장·간장에서 받고,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셈이다.

이런 그에게 최근 김치·간장을 놓고 일본과 원조논쟁이 벌어지는 사

태는 매우 안타깝다. 일본이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는 데 열의를 보이

는 반면 우리나라는 우수한 전통을 스스로 버리고 있기 때문이란다.

“일본은 초등학교 때부터 된장·간장 만들기를 가르칩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어떻습니까? 이론으로만 알뿐이죠. 원조논쟁에서 우위

를 점하기 위해선 국가의 교육정책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강혜정 기자 kanghj@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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