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 29일 ∼ 1999년 12월 5일 : 제316호
바람직한 영화제란 무엇인가
영화제 조율할 수 있는
협의기구 만들어야
작은영화제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절실
올해에 열린 영화제만도 20여건.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큰 영화제
를 비롯해 인권영화제, 노동영화제 등 작은 영화제에 이르기까지 그야
말로 올해는 영화제의 홍수를 이뤘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지난 22일 한국영상자료원 자료실에선 영화문화정책연구소
(소장 김수남) 주최로 ‘바람직한 영화제에 대한 논의’주제의 세미
나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
이날 주제 발제자로 나온 동국대 연극영화학과 정재형 교수는 ‘국제
영화제의 성격과 필요조건’이란 제목하에 국제영화제의 필요성과 기
능을 나름대로 정의했다. 영화정보 교류와 영화시장형성, 나아가 지역
사회 활성화가 바로 그것. 그는 “부산과 부천영화제의 성공으로 두
영화제를 답습하려는 움직임이 광주와 전주에서 일고 있다”며 “이
런 시점에서 영화제 성격, 재원확보, 운영조직 등 다양한 문제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람직한 영화제의 운영방향과 그 문제점’이란 주제로 발표
에 나선 김홍준 감독은 우리나라 국제 영화제의 태생적 한계를 짚었
다. 우리나라의 국제영화제인 부산·부천 영화제의 경우 개최방식이
개발독재형 사업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그 예로 조급성과 규모
에의 집착, 일회성, 하향식 의사구조를 들었다. 우선 사업을 크게 벌려
놓고 ‘하면 된다’는 만용으로 시작한 뒤, 사후대책이 부족하다는 지
적. 그는 또한 영화제 자체가 수익을 목표로 하는 행사가 아니라는 점
을 분명히 했다. 우선 영화제의 고유기능이 확실이 성립할 때 부수적
인 효과(관광객 유치, 고용증대, 수익사업)도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이
어 새로운 영화제를 위한 제언으로 지방자치 단체의 지원이 필수적인
만큼, 영화제 주최측에서 시민에 대한 문화서비스 측면이 반드시 고려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시민들에게 야외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 이유는 지역문화에 대한 지역시민의 지지가 가
장 중요하기 때문”이다는 게 그 이유다. 또한, 최근 들어 영화제가
많이 개최되는 만큼 타영화제와의 차별성은 물론 서로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닌 상호보완이 관계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질의자로 참석한 서울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이혜경씨는
“많은 영화제들이 생기고 있는 가운데 이를 조율할 협의기구가 필요
하다”며 “영화제를 경쟁적으로 몰아가는 풍토를 조절하고 상호보완
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영화제 협의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아울러 정재형 교수는 “자발적 욕망의 분출인 작은 영화제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 부천 영화제가 성공한
이유 역시 정부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작은 영화제들이 우
후죽순 생겨났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영화제가 있는지조차도 잘 모르
고 있다”며 “큰 영화제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작은 영화제에 대
한 관심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균 기자 nana@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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