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 29일 ∼ 1999년 12월 5일 : 제316호
여성운동과 사람들 <11>
■ 인터뷰 – 구로일하는여성의집 유 옥 순 부관장
“풀뿌리 지역운동을 살찌워야죠”
“명망가 중심, 서울 중심의 여성운동을 극복해야 합니다. 아래에서부
터 변화를 이끌어내는 풀뿌리 여성운동, 백화점식이 아닌 영역별로 세
분화된 지역운동을 활성화해야죠.”
10여년 동안 구로지역에서 여성노동운동을 펼치고 있는 구로일하는여
성의집 유옥순 부관장은 “여성운동의 지역화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유 부관장은 70년대 여성사업장이었던 콘트롤데이터노동조합에서 부
위원장을 맡으면서 여성노동운동을 시작했다. 그 뒤 88년 서울 구로에
위치한 서울여성노동자회에 몸담으면서 부설기관인 여성복지회관 관
장, 서울여성노동자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지난 3월 개관한 구로일
하는여성의집의 부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성노동운동이 있어야 우리사회 가부장성을 철폐할 수 있고, 노동
해방이 진정한 여성해방, 인간해방이 될 수 있습니다.” 유 부관장이
지금껏 변함없이 지역 여성노동운동에 매진하는 이유다.
“구로지역은 환경오염이 심하고 경제적으로도 낙후됐다는 사회적 인
식이 강해서 살고 있는 주민들조차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어하죠. 그
래서 무엇보다 주민들 스스로 구로지역을 건강하고 살기좋게 가꿔나
가야 겠다는 인식을 갖도록 노력했어요.”
그는 10여년 동안 구로지역 여성들과 함께 생활속 작은 정치를 실현
하기 위한 다양한 운동을 펼쳐왔다. 우선 배움의 기회를 놓친 여성들
을 위해 한글 교육, 컴퓨터, 수지침, 인테리어 등 갖가지 교육프로그램
을 마련했다. 그리고 열심히 참여하는 여성들과 함께 소모임을 결성,
점차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실천을 이끌어냈다.
초등학교 급식 영, 안양천 살리기, 환경인형극 공연, 의회방청, 보건소 감사 방청, 지
역봉사활동 등이 그것이다.
“여성의 권리향상이 많이 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여
성운동이 사회운동의 중심에 서야 하고 무엇보다 지역에서 많은 여성
정치인이 나와야 합니다.” “구로지역에 여성의원은 시·구·국회를
통털어 단 한명뿐”이라며 안타까워하는 유 부관장은 “여성들이 여
성후보를 지지하는 각종 활동과 자원봉사를 하면서 느끼는 변화와 보
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에서 유 부관장은 최근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취지로 내건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창립 준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남성들
의 썩은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거부감은 극에 달해있어요.
이제 정치가 바로 서려면 참신하고 능력있는 여성들이 대거 진출해야
죠. 앞으로 여성후보를 키우고 지원하는 일에도 열심히 나설 참입니
다.”
<서정은 기자 punda@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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