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 29일 ∼ 1999년 12월 5일 : 제316호
“수돗물 정말 공들여 만드네요”
서울YMCA 25일 주부대상 물여행 가져
‘수돗물은 어디서 어떻게 우리집까지 올까’ ‘상수원 오염이 심각
하다는데…’ ‘지난 8월부터 물부담금이라는 걸 내고 있는데 도대체
어디에 쓰이는지’ ‘2000년대가 되면 한국이 물부족 국가가 된다는
데…’ 졸졸 흐르는 수돗물을 사용하며 누구나 한번쯤 해봤음직한 생
각들이다. 특히 가정경제를 책임지는 주부들은 더욱 그럴 것이다.
이런 의문점들을 풀기 위해 아줌마들이 물기행을 나섰다. 40여명의 주
부들이 서울YMCA가 지난 25일 마련한 ‘물여행, 팔당에서 집까지’
에 참여한 것이다.
서울YMCA가 “수질오염과 2000년대 물부족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물절약 정신이 긴급하다”는 인식하에 기획한 이번 행사는 팔당상수
원지→팔당상수원유기농운동본부→취수·정수장을 둘러보는 일정이었
다.
추운 날씨에도 정원을 꽉 채운 주부 물기행단은 팔당상수원지에서 상
수원보호구역 관리에 대한 얘기를 듣는 것으로 기행을 시작했다. 주부
들은 특히 지방자치제 이후로 위락시설들이 지속적으로 들어서는 것
에 대해 궁금증과 대책마련을
상수원보호구역 인근에서 유기농을 하는 비닐하우스 견학. 유기농법으
로 자란 아욱·쑥갓·상치 등을 본 주부들이 즉석에서 ‘사가겠다’
는 요구를 해 주최측이 당황하기도 했다.
구의동 취수·정수장에선 약품투입·침전·혼화·여과·염소투입 등
가정에 물이 도착하기까지 정수과정이 총 10여가지에 이르는 데 모두
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기행이 끝난 뒤 참가자들은 “수돗물이 이렇게 멀리서 여러 공정을
거쳐 우리집에 오다니 그 공을 생각해서라도 아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소중함을 모르는 젊은 주부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주최측이 복지관 녹색가게 등에서 돌릴 홍보지를 만들어줄 것
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홍순씨(40·서대문 녹색가게 회원)는 “정수과정을 침전과 염소소
독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은 공을 들인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물절약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운식씨(3
8·과천 녹색가게 회원)는 “물은 씻어 쓸 수 없다고 강조하시던 80
세 노모가 생각난다”며 “많은 이들이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한다”고 전했다. 서울YMCA는 이번엔 수질이 주제였지만 물과 관련
된 문화·역사 등 주제를 바꿔가며 물기행을 계속할 예정이다.
<강혜정 기자 kanghj@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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