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 29일 ∼ 1999년 12월 5일 : 제316호

“빈민수 줄인다고 정부 체면 서나”

정부 추정으로도 8백80만명…정확한 파악 및 대책 시급

‘정부가 정확히 집계를 한 적이 있나.’ 빈민계층이 1천만명을 넘느

냐를 놓고 정부와 참여연대가 공방을 벌이자 대부분 시민단체들은 이

런 반응을 보였다.

정부가 그동안 빈민층을 어림잡아온 근거는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결

과. 연구원은 우리나라 빈곤율이 97년 4분기 3.0%에서 98년 7.8%(3백

65만명)로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그렇다고 정부가 이들을

‘빈민’으로 보는 것도 아니다. 이중 53%인 1백92만명만을 생활보호

대상자로 선정, 지원하고 있을 뿐이다. 나머지 1백70여만명은 여러 가

지 이유로 빈민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는 민간 전문가들이나 세계적 연구결과와 큰 차이를 보인다. 세계은

행은 IMF위기로 인한 실질임금·소비지출 감소로 한국 빈곤율이 97

년 8.6%에서 98년 19.2%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해

1/4분기 월평균 가계지출이 최정생계비(1인당 23만4천원) 이하인 ‘빈

곤가구’가 전체 1천4백26만가구의 18.8%인 2백70만가구로 추정하고

있다.

이 계산대로라면 1가구당 수를 3명만 잡아도 빈민은 8백만명을 훌쩍

넘는다. 참여연대도 이를 근거로 1가구 평균 가족수를 3.84명으로 잡

아 국내 빈민층을 1천36만명으로 추정한 것이다.

복지부가 문제삼은 건 1가구당 평균 가족수가 3.84명이 아니라 3.28명

이라는 점. 통계청 가구원수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 수치를 세계은

행 자료에 대입해도 빈민층은 8백85만명이란 계산이 나온다. 보건사회

연구원의 통계(3백65만명)보다 두배이상 많은 수치다.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은 정부가 유일한 빈민층 산출 근거로 삼고 있는

생활보호대상자 선정이 엉성하기 때문이다. 도시가계조사자료를 통해

소득(1인당 23만원)·재산(가구당 4천4백만원 미만)기준을 충족시키는

인구는 6백35만명. 하지만 복지부는 아무리 가난해도 부양의무자가 있

으면 대상자로 선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 가운데 4백40여만명이 요보

호대상이면서도 생활보호에서 탈락하는 기현상이 벌이지고 있는 것이

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빈곤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와 기준이 없기 때문에 국제 통계를 활용해 추정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마치 절대적 판단기준이라도 있는 것처럼

민간 연구를 잘못됐다고 몰아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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