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 29일 ∼ 1999년 12월 5일 : 제316호

국민제안 행정개혁운동 본격시동

행정 소비자 입장에서 생활속 불편부당을 제기하는 참여민주운동

행개련, 반상회 등 여론수렴 시스템 개혁과 행정개혁위 설치 주장

정부 스스로 못하는 행정개혁을 국민이 의견제안을 통해 이루려는 행

정소비자운동이 시작됐다. 이 운동은 국민참여를 통한 아래로부터의

개혁방식이어서 벽에 부딪힌 하향식 개혁의 한계와 만연한 행정 불신

및 정치 냉소주의를 극복할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끈다.

행정개혁시민연합(사무총장 신대균, 이하 행개련)은 미궁에 빠진 행정

개혁을 국민참여로 이룰 취지로 △반상회·공청회·간담회 등 국민의

견제안 기구의 실질적 운영 △주민 투표·발의·소환제 등 직접민주

제 활성화 △주민자치회 구성 △행정 자문·협조 위원회에 소외집단

대표를 참석시키는 옹호형위원회제 도입 △전산통신망을 통한 의견

수렴 △여론투입 통합전화(예 112) 설치 등을 제안하고 국민제안을 수

렴할 정부기구로 대통령 직속 행정개혁위원회 설치를 권고했다.

행개련은 이같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시민단체협의회와 공동으

로 정부(기획예산처)·언론의 도움을 얻어 다음달 10일경 ‘행정개혁

시민제안대회’를 열고 국민의견제안을 통한 행정소비자운동을 시작

할 방침이다.

행개련은 이 운동의 준비사업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시민·공무원·성

직자 등을 대상으로 한 ‘민주시민 행정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안

산에서 시민, 인천에서 자치단체의원, 부천에서 시 공무원, 춘천에서

기독교 성직자를 대상으로 행정아카데미를 지난 26일까지 마친 상태

다. 올해 안에 서울 두 곳, 지방 두 곳에서 이런 교육을 더 할 예정이

다.

이들은 행정아카데미를 통해 국민들이 행정에 대해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음과 함께 책임도 크다는 것을 일깨워 때로는 비판하고 때로는 지

지하는 참여를 통해 정부와 생산적 관계를 맺도록 하는 시민 참여의

식을 높이고 있다.

이들은 또 국민 의식을 바꾸고 실천력을 높이는 사업과 함께 전문가

그룹을 통한 지속적 정책연구·대안제안도 게을리 하지 않을 방침이

다. 이미 여러차례 행정개혁 정책을 제안한 바 있으며 실제 중앙인사

위에서 발표한 고위공무원 개방형 임용제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들은 아울러 지난 16일에는 워크숍을 열고 국민제안을 통한 행정개

혁을 성공시키려면 정부의 의견 수용시스템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대통령 직속의 ‘행정개혁위원회’ 설치와 과거 정권안보로 악용됐던

‘반상회’의 효율적 활용론을 제안했다.

행개련은 지난 시절 △인삼전매제 폐지로 6년근 홍삼 부가가치를 높

인 일 △경남 사천지방 고속도로 공사시 주민청원을 받아들여 8만평

농지를 보전한 일 △버스전용차선제를 도입한 것 △공항내 교통안전

시설을 설치한 사례 등 국민제안으로 행정을 개혁한 사례를 들며 매

년 수만건씩 쏟아지는 국민제안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은 사시사철 파헤쳐 누더기 상태를 못 면하는 도로굴착

문제나 외국인을 상대로 택시비를 터무니없이 불려받는 사기, 송전탑

의 지하매설 등 고질적 문제와 검·경찰 수사에 대한 호소나 세무관

련 불편에 대한 수많은 제안들을 잘 검토하면 실속있는 생활개혁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행개련 신대균 사무총장은 “미국에선 고어 부통령이 주도해 92년부

터 언론인과 민간 행정전문가가 참여하는 ‘국가성과평가’를 통해

끊임없이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고 행정을 개혁해 정부의 생산성을

높이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같은 시스템을 갖추

려면 정부·국민 모두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서울대 이승종 교수(행정학)는 “여론투입장치가 마련되더라도 시민

이 활용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며 “교실수업 보다는 환경·소비·자

조·봉사 등 지역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관찰 및 참여를 높이

는 교육과 정책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실질적 민주시민교육이 시급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시민단체야말로 여론을 행정과정에

매개할 중요한 행위자”라며 “시민단체가 도덕적·실제적으로 시민

을 대변하는 실질적 대표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

다.

<최방식 기자 bschoi@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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