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WTO어떻게 되나…미 발언권 커질 듯

세계 비정부기구(NGO)들의 대규모 시위는 물리적으로 세계무역기구(WTO) 각

료회의 개막 시간을 다소 늦췄지만, 노동-환경 문제에 대한 각국의 관심을 높이

고 미국의 발언력을 키우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회의는 이후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애틀이 있는 워싱턴주 정부는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시내 중심가 밖

으로 시위대를 몰아낸 뒤 1일 오전쯤 사태가 진정되면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원

할한 회의 진행을 위해 병력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회의 2일째

부터는 NGO가 물리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NGO들이 보여준 「뜨거운 관심」 때문에 각국 대표들이 이들의 주장을

어느 정도 수용해야만 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당장 미국의 클린턴 대

통령이 즉각 반응했다. 그는 『회의장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든 사람들

에게도 회의 과정이 공개돼야 한다』며 『무역협상에서 노동과 환경의 역할과

이해가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훈수했다.

특히 미국이 주장하고 개도국들이 반대해온 「노동기준」이 농업과 함께 새

로운 이슈로 부각됐다. 「당장 협상에 포함시키지는 않더라도 워킹그룹(실무작

업반)은 만들자」는 미국 주장이 힘을 얻게 된 것이다.

반면 환경론자와 농업 보호론자들도 이번 시위의 한 축을 이룬 만큼 한국과

같이 「농업-수산업을 단순히 공산품과 같이 다뤄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펴는

국가들에게도 다소 힘을 실어준 결과가 됐다.

한국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첫날 회의에 모인 각국 대표단들 사이에 이날

시위가 단연 화제였다』며 『각국이 자신들의 기본 입장을 당장 버리지는 않겠

지만 NGO들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결과를 낳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 시애틀=권대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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