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종교인협의회 회장 한상렬(48·사진) 목사(전주고백교회)는 1일 국가보안법 전면 철폐를 촉구하며 벌여온 53일 동안의 초인적인 단식농성을 마쳤다.
10월10일 전북지역 5개 종단의 성직자들이 전주고백교회에서 국보법 철폐를 주장하며 40일 동안의 `릴레이식’ 단식농성에 들어갈 때 함께 단식을 시작한 그는 “국회가 이번 회기중에 처리하라”며 내리 농성을 해왔다. 65㎏이던 몸무게는 49㎏으로 줄었고, 얼굴은 수척해져 광대뼈가 툭 튀어나왔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 악법으로 죽고 고문당하고 억울한 옥살이를 했습니까? 저도 감옥에서 장기수들의 사연을 들으면서 국보법이야말로 인권을 유린하고 파괴하는 천하의 악법임을 실감했습니다.”
그는 “국보법은 손질이 아니라 철폐의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그는 그 근거로 △정권이 바뀌면 개악할 가능성이 있고 △부분개정으로는 민주주의·인권·통일의 가치가 보장되지 않으며 △폐지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얼마 전 유엔인권이사회는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국보법의 단계적 폐지가 필요하다’고 한국정부에 공식 권고했습니다. 민족적 수치이고 국제적 망신입니다. 국보법이 없더라도 형법으로 국가안보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는 “남북관계에서 과감하게 상호주의를 넘어설 때만 통일민족의 새 지평이 열릴 것”이라며 “국회 앞에서 연일 국보법 철폐를 주장하고 있는 각계의 함성을 1999년 정기국회를 열고 있는 정치인들은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국보법이 전면 철폐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건강을 염려하는 주변의 간곡한 만류를 한사코 뿌리치지는 못했다”며 “이번에도 이 법을 없애지 못하면 다시는 기회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1일은 1948년 12월1일 국가보안법이 공포된 지 꼭 51년이 되는 날이다. 전주/임석규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