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사설] 미국의 철강보조금 이중잣대

미국의 철강보조금 이중잣대

미국이 한국과 일본 유럽 철강업체한테는 덤핑 규제를 강화하면 서 정작 자

기 나라 업계에는 거액의 보조금을 지원해온 것으로 드 러났다. 이는 한국 철

강업체 등에 대한 덤핑 규제 명분이 정부 보 조금 지원이라는 점에서 미국이

모순된 행동을 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미국이 무역 관련 잣대를 편리하게 적

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철강수입자협회 자료를 보면, 미국 정부는 지난 20년간 적 어도 200억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자기나라 은 긴급 대출, 세액 공제, 저금리 대출, 철강시설 투자 및 근로자 교육보조

프로그램 등의 형태로 지원됐 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은 외국의 보조금을 문제

삼으면서도 자기 나라 보조금에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클린턴 대통령이 최근

발표 한 `신철강 대책안’에서 “외국의 주요 철강업체들이 각종 보조금 을 지

원받아 미국 철강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 정부의 보조

금 지원 문제에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게 단적인 사례다. 우리는 여기서 미국

이 주창하는 자유무역이나 공정무역 이라는 원칙이 국익이라는 현실 앞에서는

말잔치에 그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미국은 90년대 들어 철강 수출국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덤핑 규제 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업체들이 잇따라 덤핑 혐의로 제소되고 있으며,

실제 덤핑 판정을 받은 사례도 여러 건에 이른 다. 이 가운데는 무리한 판정이

적지 않다. 국산 스테인리스 후판 과 냉연강판에 대해 높은 반덤핑 관세를 매

긴 것과 관련해 우리나 라가 미국을 제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등은 철강

문제 등을 둘러싸고 미국과 심한 무역마찰을 빚고 있기도 하다.

정부는 보조금에 대한 미국의 이중적 태도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 기해야 한

다. 자기 나라는 보조금을 줘도 되고 다른 나라는 보조 금을 주면 안된다는 미

국의 `놀부식’ 행동을 더이상 용납해서는 안된다. 특히 미국 시애틀에서 개막

한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에서 이를 쟁점화할 필요가 있다. 반덤핑협정 개정

문제가 뉴라운드 협상의 의제로 채택되도록 해야 한다. 반덤핑 조처를 남발하

는 미 국이 반대하고 있으나 이번 보조금 자료로 미국의 입지가 좁아들 수밖

에 반덤핑 협정 개정 문제가 의제가 되지 말란 법 이 없다. 우리가 능동적으로 대

응하지 않으면 미국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미국은 얼마전 상원 재정

위원회에서 정부보조금 을 받거나 생산비 이하의 낮은 가격으로 수출하는 등

외국 업체들 이 불공정행위를 할 경우 해당 국가의 미국 시장 참여를 원천봉쇄

할 수 있는 법안까지 통과시켰다.

◐ 99년12월01일21시38분 한겨레 http://www.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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