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초국적 금융자본, 국내 금융산업 지배력 강화

김대중 정부는 최근 IMF와의 정책협의에서 내년 6월까지 한국, 대한투신, 서

울은행의 민영화 계획을 마련하고 정부와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은행의

주식 처분 계획을 마련하여 매각하기로 합의함으로써 국내 금융기관의 초국적

자본에로의 매각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국내에 진출해 있는 초국적 금

융자본의 요구를 받아들여 은행, 보험, 증권의 겸업을 금지하고 있는 금융칸막

이 제도를 철폐하고 ‘자산운용감독법’을 제정하기로 함으로써 초국적 자본의 국

내 금융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IMF와 한국은행 보유주식 매각과 서울은행 등 민영화 합의

정부는 11월 29일 IMF와 ’99년 하반기 정책협의’를 갖고 ▲내년 6월 말까지

서울은행, 한국, 대한투신의 민영화 계획을 마련 ▲정부와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은행 주식 처분 계획을 내년 3월 말까지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매각

▲내년 4월부터 생명보험과 장기 손해보험의 보험료 규제 폐지 등에 합의했다.

한국, 대한투신에 대해서는 이미 정부가 3조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했

으며, 서울은행에 대해서는 4조 5천억 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었다. 따라서 이

들 세 금융기관에 대한 민영화 계획이란 공적자금을 투입하여 부실을 최소화한

이후에 헐값에 초국적 자본에게 팔아 넘기겠다는 것이다. 또 정부가 보유한 국

내 금융기관의 주식의 매각도 역시 초국적 금융자본에 넘어갈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초국적 자본의 지배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초국적 금융자본의 요구에 따라 은행, 보험, 증권 벽 허물어

정부는 11월 30일 “고객 돈을 받아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신탁이나 은행 금전

신탁 등이 업무 성격은 유사하지만 서로 다른 법을 적용받고 있어 업무 인가에

대한 형평성을 저해할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감독에도 문제가 있

다”는 이유를 들며, 기존의 증권투자신탁업법, 증권투자회사법, 신탁업법, 종금

법 등을 단일법으로 통합해 ‘자산운용감독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은

기존에 은행, 보험, 증권의 겸업이 금지되던 금융칸막이 제도가 철폐된다는 것

을 의미한다.

이처럼 은행, 보험, 증권의 벽을 허물어 달라는 것은 국내에 진출한 초국적

금융자본이 정부에 계속 강력하게 요구해 온 것을 정부가 수용한 것이다. 그리

고 초국적 금융자본들은 이미 금융칸막이 제도의 철폐를 예상하면서 준비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컨대, 네덜란드계 금융자본인 ING베어링스는 자회사인 ING라이프를 통해 금

융칸막이 제도가 철폐되는 대로 주택은행 점포 5백여 개에서 ING의 생명보험 상

품을 직접 판매하기로 했다. 국내 생보사의 경우 계약유지율이 70%대이지만 90%

대의 높은 계약유지율을 유지하는 ING가 주택은행에서 직접 생명보험 상품을 판

매할 경우에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국내 생명보험 시장은 큰 타격을 받을 것

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계인 시티은행은 중산층을 겨냥하여 지점 수를 늘려가

며 카드영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캐피탈은 기

존의 기업금융을 포기하면서 소비자금융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금융칸막이 제도가 철폐되고 초국적 금융자본의 공격적인 영업이 확대

될 경우 초국적 금융자본의 국내 금융시장 장악력이 급격히 높아지게 될 것이

다. 김대중 정부가 한편으로는 민영화란 명목으로 국내 금융기관을 초국적 자본

에 팔아 넘기고, 다른 한편으로는 ‘금융산업의 선진화’란 명분으로 초국적 자본

이 국내 금융시장에 진출하고 영업을 공격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함으

로써, 국내 금융산업은 급속도로 초국적 자본에 장악되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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