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6일 ∼ 1999년 12월 12일 : 제317호
“유럽 댐 1만여개 해체해 강 생태계 복원할 겁니다”
로베르토 에플 유럽 강 네트워크 사무총장
“현실의 댐을 해체하기 전에 사람들 머리 속의 댐 개념을 먼저 해체
해야 합니다.”
로베르토 에플(53) 유럽 강 네트워크 사무총장은 “사람들이 ‘콘크리
트 구조물인 댐은 영구적인 것이 아님’을 깨닫는 것이 댐해체운동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30년 가까운 댐반대·해체운동의 노하우를 공유
하기 위해 ‘국제환경NGO 댐심포지엄’에 참가한 에플씨를 만났다.
-30여년을 댐반대·해체운동에 바쳐왔다고 들었다.
△대학을 졸업하던 71년부터였으니 29년째다. 당시 나는 25살이었는데
스위스서 라인강 댐반대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후 30여년을 댐반대운
동에 매진했다.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다. 댐반대에 대한 인식이 공유
되지 않아 운동을 해도 번번히 실패하곤 했다. 15년전 그러니까 80년
대 중반부터 사람들의 댐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운동도 힘을 얻어
갔다.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글쎄…. 82년부터 86년까지 펼친 다뉴브 강 댐반대운동이다. 2개의
대형댐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4년동안 운동을 펼쳐 댐 예정지
를 국립공원으로 만들었다. 르와르 강 유역의 4개의 대형댐을 저지한
것도 인상에 남는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98년에 르
와르 강 유역의 댐 3개를 해체한 것이다.
-한국은 신규댐반대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으며, 댐해체운동은 경험
해보지 않았다. 댐해체운동에 대해 설명해달라.
△현재 유럽내에는 허가기간이 다해가는 댐들이 많다. 20∼40년대에
만들어진 것들로 향후 10년내에 1만개 댐이 허가갱신을 해야 할 것이
다. 이들 댐을 해체해 강물을 흐르게 하고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운
동이다. 댐 수명연장 허가를 받으려면 환경법률의 까다로운 기준을 맞
춰야하는 데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차라리 해체가 경제적일
것이다. 물론 신규댐 건설반대운동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댐은 수자원과 전력수요를 충당해왔다. 댐해체의 대안은 무엇인가.
△대안은 지역마다 다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물·전력 등을 지역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 일부지역에
선 댐을 새로 짓고 보수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농민들에게 주어
생산방식의 변화를 꾀하도록 하고 있다. 적은 용수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다. 때로 긴 시간의 고민과 실험이 필요하
다. 댐의 유용성은 물저장 능력에 있는데 조사결과에 따르면 습지는
댐의 10배 이상의 저장능력을 가진다고 한다. 댐건설이 아니라 습지보
전에 돈을 쓰는 것도 하나의 대안일 것이다.
-해체된 댐지역의 생태계 복원 정도는.
△빠른 속도로 복원되고 있다. 올 7월 가르땅프강과 비엔느구역의 샤
또 퐁삭에서 건강한 연어들이 발견됐다. 메종 루즈댐이 건설된 20년대
이래 이 지점에서 연어가 발견된 적이 없었다. 댐해체가 회유성 어류
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강혜정 기자 kanghj@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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