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6일 ∼ 1999년 12월 12일 : 제317호
고백신앙 통해 한국교회 거듭나야
‘복음과상황’ 주최 포럼서
한국교회 문제점 지적
교회의 중요 직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독교인들이 대형비리사건에 연
루된 것과 관련하여 교회의 자성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던 고급 옷 로비사건, 만민중앙교회 MBC
TV 방송중단 사건, 사이버 이단의 부도덕성, 그릇된 종말론 추종신도
들의 집단가출 등엔 예외없이 기독교인들이 등장했기 때문.
이와 관련 지난 2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는 복음과상황 주최로 포럼이
열렸다. ‘대형비리와 한국교회의 책임’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
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원배 목사는 물신화에 치우친 한국교회의 양적
성장이 잘못된 신앙을 유포시킨 요인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한국교회
는 세계 50대 대형교회 가운데 22개를 차지(98. 8월 뉴욕타임지)하고
있으며, 이는 선교역사 1백년동안 9백만에서 1천만명의 신도로 급성장
했음을 말해준다.
그는 “한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리스도인들
의 윤리의식 결여”라고 지적하고, 익명성·결과론적 사고·기복신
앙·교파지상주의 등을 문제점으로 들었다. 대형교회를 선호하는 교인
들이 교회의 이름을 팔아 익명성을 즐기고 있으며, 결과만 중시하여
비윤리적 방법으로 돈을 벌어도 헌금만 많이 하면 신실한 교인으로
인정받는 교회 풍토 역시 사회 신뢰도가 추락하는 원인이라는 것. 아
울러 한국교회가 여러 교파로 갈리어 자기 지역교회의 재산을 늘리는
데만 눈이 어두워 전체교회가 지향해야할 바를 보지 못하는 점도 폐
해로 지적했다.
김 목사는 또 사회정의에 대해서 무관심한 기독교 신앙을 문제 삼았
다. 그는 지식사회학자 「사회학에의 초대」를 이 흑인 노예제도의 본산지임에도 불구하고 노예제도의 비인도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음을 예로 들어 신앙이 사회특권을 유지
하기 위한 이데올로기 역할 밖에 못한 점을 꼬집었다. 참된 신앙은 개
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측면을 포함한 총체적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보편적인 인류사랑을 가르친 그리스도 신앙은 개인적 차원에서 나아
가 사회정의 차원도 포함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고백신앙’을 제시했다. 고백신앙
은 그리스도인들이 살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복음의 올바른 선포와 구
원이 근본적인 위협에 직면할 때, 이를 복음으로 저지하기 위한 신학
적 대응을 말한다. 지난 82년 세계개혁교회연맹(WARC)에서 고백신앙
을 선언, 남아프리카의 인종분리정책을 합리화하는 신학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인종차별을 지지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네덜란드 개혁교회
의 회원권을 정지한 것이 그 예다.
이어 논찬으로 나온 손봉호 교수(서울대·기윤실대표)는 한국교회의
타락요인을 4가지로 정리했다. 그는 “기독교 신앙에는 무속신앙의 요
소가 많이 내포되어 있다”고 말하고 대표적인 것으로 현세주의와 기
복신앙, 이기주의를 들었다. 그 밖에 교회의 대(大)교회주의와 자본주
의적 물량주의, 신학교의 남발로 목회자의 자질이 낮아진 점, 자기비
판 결여를 지적했다.
이어 양낙흥 교수(고려신학대학원)의 사회로 열린 패널토의에서 토론
자로 나선 박철수 목사(분당 두레교회)는 “한국교회의 문제는 교육에
있다”고 강조했다. 종교적 성실성만 강조했을 뿐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한 가르침에 대해선 소홀했다는 것이다.
그 예로 주일을 지키고 십일조를 잘 내는 등의 교회안의 신앙만 강조
하면서, 사는 “교회 밖과 안이 분리되어 상대적으로 교회중심적 신앙만 강조
된 이원론적인 신앙에서 비롯됐다”고 덧붙였다.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는 “근본부터 잘못된 점을 반성한다”는
고백과 함께 “이를 계기로 자기를 객관화시켜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토론자들은 한결같이 한국교회가 ‘바른’ 말씀의 신앙
으로 돌아가, 신앙·믿음·행위가 일치되는 삶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균 기자 nana@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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