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6일 ∼ 1999년 12월 12일 : 제317호

상임위 통과 방송법·통합의보법 ‘반쪽짜리 개혁’

노동시간단축특별법·인권위원회법 뜨거운 이슈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내 제·개정을 요구한 개혁입법들은 사실 새로운

건 아니다.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해 왔지만, 기득권 상실을 두려워한

정치권이 성의있게 검토하지 않은 것들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요구한

8대 개혁과제의 주요 내용을 알아본다.

△교육관계법 개정=지난 8월 개정된 사립학교법·초중등교육법·고등

교육법은 교사·학생을 외면하고 학교쪽 이익만을 대변, 사립학교의

비리를 더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교육관계법 재개

정을 위한 교육·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등 관련단체들은 사립학

교법에 △공익대표자 이사 선임 △사학재단 수익사업 신고제 △임시

이사 임기제한 철회 등 조항을 삽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단체들은 또 학교 운영위원회·교수협의회를 공식 의결기구로 법제화

(중·고등교육법 개정)하고, ‘해직교사와 임용제외교사에 대한 명예

회복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전교조 관련), ‘농어촌교육특별법’

(농촌 작은학교 살리기)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

△부패방지법(반부패기본법) 제정=국민회의가 지난 1일 그간 논의를

바탕으로 ‘반부패기본법’을 국회에 냈으나 공직자윤리규정 강화, 돈

세탁 금지, 부패행위 처벌 등 핵심적인 내용들이 빠지거나 별도입법으

로 제정토록 해 김이 샜다는 평. 4년동안 부패방지법 제정운동을 벌여

온 참여연대는 △상설적 특별검사제 도입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설

치 △돈세탁 금지 등이 법안에 들어가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지적

했다.

△노동시간단축특별법 제정=지난해말 우리나라 노동자의 연간 노동시

간은 2천3백90시간(주 45.9시간)으로, 세계 8위를 기록했다. 노동시간

이 긴 만큼 산재발생률은 세계 최고.

민주노총은 우선 현재 주 44시간인 법정노동시간을 40시간으로 단축

할 것을 뼈대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 운동을 벌이고 있다. 법정노동

시간 외에도 장시간 초과근로가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 실제 노

동시간 단축을 유도할 ‘노동시간단축특별법’ 제정도 촉구.

특별법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전 사회적인 노동시간

단축계획 수립, 최저 생활기준 명시 등 내용을 담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지난 1일로 제정 51주년을 맞은 국가보안법은 시

민단체들이 폐지대상 1호로 꼽는 법률. 국민회의가 찬양·고무 조항

(제7조)을 손질하는 것으로 개정 논의를 마무리지으려 하고 있지만,

관련 단체들은 완전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국보법 폐지를 위한 천주교연대는 지난달 30일 “새 세기엔 억울한

희생자가 없도록 이 시점에 국보법을 완전 폐지해야 한다”며 국회앞

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의문사진상규명법 제정=법무부 통제를 받는 특

수법인이 아닌 완전한 독립기구로서 국가인권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는 게 시민단체들의 주장. 과거 민주화운동에 헌신했으나 보상·복권

받지 못한 이들을 위한 명예회복보상법, 군대와 사회에서 의문사 당한

이들의 실태 파악과 보상을 명시한 의문사진상규명법 제정도 올해 안

에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합방송법 제정=지난달 30일 통합방송법이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를

통과했지만 관련 단체들은 매우 낙담한 분위기. 통합방송법 논의의 핵

심이었던 ‘방송사 인허가권’이 여전히 문화관광부의 손에 남은 탓

이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방송정책행정권을 갖고 있는 통합방송위원

회 위원 9명중 7명에 대한 추천권을 사실상 정부 여당에게 주고 있다.

△통합의료보험법 즉각 시행=한국노총의 5백만명 서명조작 파문으로

시행 6개월 연기의 명분이 사라진만큼 예정대로 내년 1월에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의료보험통합 일원화를 위한 건강연대 등

관련단체들은 “실무적인 준비로 1월 시행이 정 어렵다면 석달정도

준비기간을 둘 수도 있다”며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의 6개월 연

기방침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를 뜻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탓이다.

<배영환 기자 hansae@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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