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건강 7

늘어나는 과로사 어찌 할까

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처장 김 은 희

얼마전 정보통신회사에서 업무개발사업을 맡아 몇주 째 밤샘하던 청년이 뇌출혈로 쓰러져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상담이 들어왔다. 놀랍게도 그는 산재추방운동연합 부설기관인 과로사상담센터 실무자의 동생이었다. 과로사상담센터가 설립된 1993년만 해도 낮설었던 과로사가 이제는 우리 주위에 이처럼 가까이 와 있다.

산업안전공단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산재보상된 뇌·심혈관질환 사망자는 2백10명, 요양자는 4백18명이나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사망자는 26%, 요양자는 52%나 증가한 수치다. 경제위기 아래서 노동강도가 세지고, 고용불안 등 노동자들이 겪는 스트레스가 크게 늘면서 과로사가 모두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음을 말해 준다.

과로사는 의학 또는 법률적 용어는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산재보상보험법에서는 ‘업무로 인한 뇌혈관, 또는 심장질환’으로 표현한다. 과로사는 기술혁신과 산업합리화에 따른 업무상 스트레스 증가, 경쟁적인 사회구조, 목표달성을 위한 업무의 가중, 장시간노동 등으로 피로가 누적돼 일어난다.

현재 과로사로 인정받는 질환은 뇌출혈, 뇌경색, 심근경색, 심관상동맥경화증 등으로 제한돼 있다. 최근 들어 해리성 뇌동맥류도 보상 질병에 포함되었다. 이전에는 개인 질병이라 하여 업무상 질병으로 보상받기 힘들었으나, 과로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커지면서 점차 인정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과로사는 업종과 지위를 막론하고 모든 노동자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따라서 과로사로 쓰러진 동료들이 산재로 인정 받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나아가 과로사의 근본원인인 우리의 기업구조, 사회풍토를 바꾸어 나갈 때만이 과로사를 예방할 수 있다.

조직내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 업무의 자율성, 노동의 인간화 등이 궁극적으로 과로사 없는 사회를 이룰 것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