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들에 대한 무차별 극형언도는 불공정”

최근 조선족 사회에서는 페스카마호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전재

천 씨 등 조선족 선원 6명에 대한 전 사회적인 구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윤수범(길림성 의회 사법위원장)

김병환(장춘 시민위) 리금화(변호사) 씨 등 중국 장춘시의 조선족 저명

인사 16명도 좌담회를 갖고 사형을 선고한 한국법원의 판결에 유감을

표시하며, 공정한 재판을 촉구했다.

지난 4월 5일자 길림신문 1면을 통해 보도된 좌담회의 내용을 소개한

다<편집자주>.

■ 사건의 성격규명과 형벌 적용문제

작년 12월 24일 한국 부산지방법원에서는 해상강도살인죄와 사체유기

죄로 6명 피고인을 전부 극형에 언도했다. 1심판결에서의 범죄성격규

제는 착오적이며 6명 피고인에 대한 무차별 극형언도는 극히 불공정하

다.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고 보면 이른바 해상강도살인죄란 성립되지

않는다. 강도죄란 타인의 재산에 대한 불법점유를 목적으로 실시하는

범죄행위로서 범죄형식은 타인의 재산을 강탈하는 것이다. 강도죄는

객관상 재물의 보관자나 소유자에게 폭력, 협박 등 방법을 사용하여

상대방이 재물을 내놓게 핍박하거나 직접 재물을 빼앗아 자기의 것으

로 만드는 것으로 표현된다. 일반살인죄와 해상강도살인죄는 모두 객

관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기는 하나 두가지 죄의 범죄동기와 범죄

목적이 판이하다. 일반살인죄는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해상강도살인죄라면 타인의 재산에 대한 점유를 목적으로 실행

된다. 때문에 범죄 성격은 판이한 것이다.

범죄동기와 범죄목적으로부터 볼 때 6명 피고인은 <페>호를 강탈하

거나 점유하려는 데 있은 것이 아니라 한국 선상관리자들로부터 장기

간 참기 어려운 구타, 수모와 학대를 받아오다가 절망적인 상황에서

돌발적으로 일으킨 반항행위이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해상강도살인

죄>의 최저형벌을 무기형이고 일반살인죄의 최저형벌은 유기형 5년이

다. 사건성격이 다름에 따라 형벌도 크나큰 차이가 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이 사건 피고인의 범죄행위는 살인이라는 결과를 빚어냈지만,

재판기관은 법률규정을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증거가 부족한 정황에

서도 법률조례를 임의로 인용하여 죄를 정하고 판결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한국의 법률기관에서 실제사실에 근거하여 공정한 판결을 내릴

것을 희망한다.

상기의 의견은 6명 피고인의 죄를 외면하려는데 있지 않다. 6명 피고

인들은 극도의 절망속에서 의지를 완전히 상실한 채 무고한 노무자들

을 망라, 11명 선상일군들을 살해하는 엄중한 범행을 저질렀다. 이러한

죄행을 6명 피고인은 전적으로 시인하고 있으며, 피고자 가족들도 피

해자 가족에 침통한 사죄를 표시, 피해보상금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

가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일부 피해자와 일부 가해자가 모

두 규탄을 받아야 하는 한편 동정도 받아야 하는 특수하고도 복잡한

사건이다.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한 처리도 상응한 복잡성과 특수성을

띠고 있다.

■ 사건의 사회배경과 직접적 도화선

이번 사건의 발생은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니다. 여기엔 심각한 사회배

경이 있다. 일찍 여론을 통해 한국 사회와 중국 조선족 사회를 놀래웠

던 일부 한국인들의 초청사기, 유학사기, 결혼사기 사건은 중국의 수십

만 조선족들에게 극통을 안겨주었으며, 극히 위험한 반한정서를 야기

시켰다. 하여 한국인이라면 무분별 미워하는 심리가 생겨났다.

중국인에 대한 인권침해가 모순을 격화시켰다. 중국인(그 중 다수는

조선족)을 고용해 쓴 후의 임금체불, 고용일꾼 대한 구타, 수모에 대해

그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이를 부득부득 가는 실정이다. 고용자에게

맞아 죽은 사람, 종신불구가 된 사람도 한두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그

가해자들은 지금까지 아무런 법적제재도 받지 않고 법밖에서 제멋대로

활개치고 있다. 한국정부의 이런 태도는 외국인에 대한 기탄없는 인권

침해를 조장하고 있으며, 중국 조선족 사회의 강렬한 불만을 야기시키

고 있다.

선상폭행은 선상살인사건의 직접적 도화선이다. 노무사업환경이 열악

하고 노무자의 건강 심지어 생명안전도 보장받지 못하는 현상태를 개

변해야 한다. 정상적인 인간으로서 고용주로부터 수모받고 폭행을 견

뎌내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래 노무자는 맞아서 종신불구자가

되거나 죽을 때까지 찍소리 못하고 고스란히 기다려야 한단 말인가?

한국은 세계적으로 인권문제상 선진국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데 노무자

들의 현실을 볼 때 너무나도 한심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 사건처리와 향후에 미칠 영향

<페>사건의 발생은 다년래 한국 산업계의 일부 사람들이 외국노무일

꾼들에 대해 비인간적 학대와 인권침해를 감행한 필연적 결과로서 결

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물론 중한수교후 주류로 되고 있는 양국간 친선관계의 발전전망에 대

해 비관할 필요는 전혀 없다. <페>사건은 지류에 불과하며 국부적인

것이다. 그러나 그 영향에 대해서는 절대로 홀시할 수 없다. 이 사건에

대한 처리여하는 향후 양국간, 양국국민간, 한국인과 중국의 조선족간

의 정상적인 교류에 필시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페>사건은 실질적 면에서 일반형사사건의 의미를 훨씬 벗어난 중대

한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이 사건의 처리를 시점으로 우리는 이와 같

은 비극을 영원히 종말지어야 한다. 비극의 재연을 방지하는 근본 고

리는 <페>사건에 대한 정확한 성격규명과 공정한 판결이라고 우리는

인정한다. 법률 집행의 공정성이 확보될 경우 비극의 암운은 가셔지고

중한양국과 양국국민간의 정상적 교류와 건설적 관계발전이 그 어느때

보다도 밝은 양상을 보이게 될 것이다.

-길림신문 4월5일자 보도

1997년 4월16일 수요일 인권하루소식 제864호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