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과 정권 동향]
투기장화 한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가들 몰락
주식시장이 초국적 자본, 국내 기관투자가 및 큰 손 등 국내외 금융자본에 의
해 투기장 화되면서 개미군단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설 땅을 잃어가고 있
다.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하는 추세 속에서 기관투자자와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주식은 가격이 치솟는 반면, 개인 소액투자자들이 보유한 기업들의 주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갈수록 대거 몰락해 갈 것으로 예상
된다.
9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1월 8일부터 샀던 20개 종목의 주가는 평균 12.8%가 하락했다. 20개 종목 중 오른 종목은 한
국통신, 에스원, SK증권 등 3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17개 종목은 모두 떨어졌다.
그런데 이 기간에 종합주가지수가 8.89% 상승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큰 손
실을 입은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상위 20개 종목의 주가 상승률
은 평균 18.4%였다. 기관들이 선호했던 20개 종목도 평균 19.3%나 상승했다. 기
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의 절반 이상이 모두 정보통신, 인터넷 관련 주
였다.
지난 10월 27일 최고, 최저가 경신 종목의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조사한 결과
최고가를 경신한 종목에 대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각각 1조 1천753억 원어
치와 5천83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그러나 개인은 1조 8천408억 원어치의 주
식을 내다 팔았다.
이에 비해 최저가를 경신한 종목에 대해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각각
805억 원어치와 1천125억 원어치를 매각한데 비해 개인은 2천395억 원어치의 주
식을 순매수했다. 결국 기관과 외국인은 새롭게 주가가 오른 종목을 주로 매수,
상당한 평가익을 얻은 반면 개인은 이들과 반대로 매매해 상당한 평가손을 기록
한 것이다.
이러한 주가양극화 현상은 왜 벌어지고 있는가? 이것은 초국적 자본이 국내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선호하는 정보통신 관련 주에 편승하지
않으면 수익률을 맞출 수 없는 기관투자가들이 따라 나서면서 정보통신 관련 주
등 초국적 자본 선호주의 주가만 급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순환매
가 형성되지 않아 오르는 종목만 오르고 나머지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주가 양극화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이
고 증시가 일반 자금의 산업자금화라는 자금배분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일부
정보통신 관련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은 수익성을 올리고도 주가는 하락하
는 양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증시는 국내외 금융자본에 의해 갈수
록 투기장화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는 증권사의 장난도 한몫을 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
권사와 투신사들은 이미 대량 매집한 종목을 투자자들에게 추천, 주가를 끌어올
린 뒤 재빨리 팔아치우는가 하면 고객돈으로 계열사를 편법 지원하는 행위도 서
슴지 않고 있다.
예컨대 종목 추천 뒤 적극 매도하는 수법을 보면, 동양증권은 11월 30일 코스
닥 등록기업인 동작방송을 투자정보지 등을 통해 매수 추천한 뒤 지난 1일부터
적극 매도하기 시작했다. 11월 30일 3만 4천9백 원이었던 동작방송의 주가는 1
일 3만 9천50원까지 올랐다가 2일부터 이 증권사의 집중매도로 빠지기 시작, 3
일 3만 1천4백 원으로 마감됐다. 하루사이에 증권사의 추천을 믿고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손실을 본 것이다.
또 증권사들은 고객 돈으로 계열사를 편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11월 LG투신
은 LG투자증권이 보유 중인 유가증권 4천28억 원을 신탁자산으로 취득하는 한편
운용중인 30개 펀드에서 LG전자 등 5개 종목의 LG계열사 주식을 취득한도보다
최고 8.93% 초과해서 투자지원한 사실이 금융감독원에 의해 적발됐다. 또 LG투
신은 총 11회에 걸쳐 4천9백34억 원의 신탁재산을 삼성증권을 경유해 계열사인
LG증권에 콜자금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우회 지원한 것이다.
이처럼 왜곡되고 투기장화한 증시는 상장사들에게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
다. 올해 주요 상장사들의 막대한 순익의 이면에는 이러한 주가 상승에 따른 평
가이익이 의 순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기업은행이 현재 보유 중인 포항제철과 담배인삼공
사 지분의 평가이익이 포항제철은 6400억 원, 담배인삼공사 5400억 원 등 모두
1조 1800억 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포항제철과 담배인삼공사 주식의 평
가이익이 1조 1800억 원임에도 불구하고 1000억 원의 수익밖에 못 올린다면 기
업은행은 사실상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행이 작년
1조 3536억 원 규모의 적자에서 흑자로 반전되었다는 이면에는 은폐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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