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삼성의 자동차사업 쟁점과 교훈
“삼성은 삼성자동차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합니다.
또 채권단과 협력업체 등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삼성관계사의 경제적 손
실및 그에 따른 법적 부담을 주지않기 위해 이건희 회장이 2조8천억원 상당
의 사재인 삼성생명 주식 4백만주를 삼성자동차에 출연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6월30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3층 국제회의실. 삼성측 요청으로 마
련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대원 삼성자동차 부회장은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삼성이 숙원사업으로 추진했던 자동차 사업이 4년여만에 막을 내리는 순
간이었다.
삼성 창립 61년사상 최초로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이란 불명예를 안은채.
삼성의 자동차사업은 많은 쟁점과 교훈을 남겼다.
삼성자동차가 법정관리에 이르게 된 요인은 복합적이다.
우선은 과다한 자동차사업 진입비용이다.
많은 논란끝에 자동차 사업을 시작한 삼성은 부산 신호공단내 55만평 규
모의 공장 부지를 마련하는데 다른 자동차회사보다 4배가량 많은 6천억원을
써야했다.
땅을 비싼 가격(평당 60만원대)에 산데다 지반 침하를 막기위해 철강 파
일을 박는등 평당 50만원이 추가로 들었기 때문이다.
또 기술도입선인 일 닛산에 자동차 한대당 출고가의 1.6 1.9%에 달하는
로열티를 지불해야 했다.
후발주자로서 감내해야 할 비용치고는 너무 비쌌다.
보다 결정적 요인은 IMF 관리체제로 표현되는 경제위기였다.
자동차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할 무렵 터진 외환위기는 삼성의 자
동차 사업을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지경으로 몰아넣었다.
극심한 불황은 삼성 그룹 전체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빅딜(대규모 사업맞교환)을 들고나왔으며 삼성은
98년 12월 대우에 자동차 사업을 넘기는 협상을 본격화하게 된다.
그러나 대우와의 협상은 삼성차의 자산평가, 삼성의 추가 손실 부담 등을
둘러싸고 밀고당기기를 거듭한채 풀리지 않았다.
삼성은 결국 6월말 삼성자동차 법정관리를 전격 신청하기에 이른다.
법정관리 신청후에도 문제는 불거져 나왔다.
삼성차 채권단들은 채권대신 받게될 삼성생명의 주식가치에 관계없이 삼
성차 부채 2조4천억원을 삼성이 책임지고 해결해주도록 요구했다.
우여곡절끝에 삼성은 이를 약속함으로써 문제를 일단락지었다.
삼성의 자동차사업은 몇가지 쟁점을 남겼다.
첫째는 “최고경영자(CEO) 경영책임의 범위”다.
실패한 투자도 CEO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가는 문제다.
시민단체는 당연히 무한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재계는 그럴경우 누
가 리스크있는 투자를 하려할 것인가 반문했다.
투자에는 항상 실패할지도 모를 리스크가 따르며 이를 책임추궁하면 기업
가정신은 사그러질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재출연”도 거센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시민단체는 잘못된 주가 개인재산을 털어서라도 보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대해 재계는 자본주의의 근간인 주식회사제도는 출자지분만큼 책임지
는 유한책임이 원칙이라며 회사 빚 갚기에 사재를 사용하는 것은 사적재산
권 침해라고 맞섰다.
이밖에 삼성생명 상장을 둘러싸고 생보사 자산증가에서 계약자 기여분은
어디까지인가 등의 논쟁거리를 낳기도 했다.
삼성의 자동차사업은 이사회및 소액주주 권한을 강화하고 그룹 계열사라
도 함부로 자금을 지원하지 못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사재출연이라는 개운찮은 뒷맛을 남겼다.
[저 자] 강현철 기자
[출 처] 한국경제
[발 행 일] 1999.12.13
[발 행 처] 한국경제신문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